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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딸 둔 16억 재산가 "밤 되면 성적충동이…"

서울 마포구 등 서부권 일대에서 10여 년간 여성 9명을 성폭행한 ‘서부 발바리’가 붙잡혔다. 서울 서부경찰서는 2002년 10월부터 올 1월까지 마포구·서대문구·은평구 일대에서 혼자 사는 여성 9명을 성폭행한 뒤 5600만원 상당의 금품을 빼앗은 혐의(강도강간 등)로 박모(55·무직)씨를 구속했다고 1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는 2002년 10월 29일 오전 3시쯤 마포구 성산동의 한 다세대주택에 방범창을 뜯고 들어가 A(당시 33세)씨를 성폭행하고 현금 65만원을 훔쳐 달아났다. 10년도 더 된 장기미제 사건을 해결한 실마리는 폐쇄회로TV(CCTV)였다. 경찰은 지난달 27일 박씨가 은평구 녹번동 다세대주택의 가스배관을 타고 집 안에 침입하려다 실패한 모습을 확보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박씨의 유전자(DNA) 감정을 의뢰한 결과 8건의 미제 성폭행 사건 범인의 것과 동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9건의 성폭행 외에도 16차례의 절도 행위도 드러났다.

 경찰이 박씨를 잡는 데 애를 먹은 이유는 그가 세 번이나 교도소를 들락거리며 터득한 노하우 때문이었다. 박씨는 2003년 12월 2년6개월 동안 서부 일대 가정집에 240여 차례 침입해 5억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로 검거돼 4년여간 복역했다. 1993년 처음 수감 이후 2010년 2월 재출소하는 사이에 성폭행을 저질러 온 것이다. 2010년 7월 ‘DNA 신원 확인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이 개정되면서 절도 피의자도 DNA를 채취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박씨는 5개월 앞서 출소하면서 추가 범행을 계속할 수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그 전까지는 강력 범죄에 한해 피의자 동의하에 DNA 채취가 가능했기 때문에 절도로 입건됐어도 성범죄 전력이 드러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경기도 고양시에 거주하는 박씨는 예전에 건축업자로 일할 당시 빌라 공사를 맡았던 마포 일대를 주 범행 무대로 삼았다. 드라이버 하나로 창문을 열고 들어가 피해자들이 얼굴을 볼 수 없도록 이불을 뒤집어씌웠다. 박씨는 옷을 훔쳐 범행 시마다 갈아입고 CCTV를 피해 다니는 등의 방법으로 경찰의 감시를 피해 왔다. 하지만 비니를 쓰고 있었다는 피해자들의 증언은 경찰이 박씨를 특정하는 데 결정적 단서가 됐다.

 박씨는 낮에는 부인과 30대 초반의 딸 둘을 둔 평범한 가장이었다. 지금은 쉬고 있지만 한때 건축업을 해 16억원대 재산을 모은 부자였다. 그러나 그는 “밤만 되면 성적 충동이 일어 몽유병 환자처럼 오토바이를 타고 밖으로 나갔다”며 “무사히 남의 집에 들어가면 성취감을 느낀다”고 진술했다.

  민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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