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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추적] 콘서트공화국 … 가수 몸값은 뛰고 기획사는 울고

대중가요 시장이 커지면서 대형 페스티벌도 늘고 있다. 하지만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라는 지적도 나온다. 일종의 출혈 경쟁마저 우려되고 있다. 사진은 지산밸리 록페스티벌을 즐기고 있는 관객들. [중앙포토]

올해 대중가요 콘서트 시장에 전운이 감돈다. 일단 지난해 이미 포화 상태를 넘어섰다는 지적이 나왔던 대형 페스티벌만 봐도 그렇다. 현재 일정이 확정된 것만 15개에 달한다.10년 만에 부활된 ‘메탈페스트’, 여성 뮤지션만 나오는 ‘뮤즈 인 시티’ 등 신규 페스티벌이 4개나 추가됐다. 5월 17, 18일에만 페스티벌 4개가 몰릴 정도다.

 또 6월 1일엔 서울 잠실에서만 조용필(체조경기장), 이문세(주경기장), 안전지대(올림픽홀) 등 대형 뮤지션들의 콘서트가 동시에 열린다.

 콘서트 활황은 통계로도 입증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최근 발간한 『2012 콘텐츠산업통계』에 따르면 여러 공연 장르 중에서도 대중음악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2010년 761억원 규모였던 콘서트 매출이 2011년 1826억원으로 140% 성장했다. 그러나 콘서트 호황이 ‘속빈 강정’일 뿐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왜 지금 콘서트인가

4000억 원 규모이던 음반시장이 절반 이하인 1800억 원으로 줄어든 게 2003년이었다. 온라인 불법 다운로드 등으로 산업 기반이 무너진 상황에서 유일한 돌파구로 제시된 건 공연이었다. 2006년 240억 원 규모였던 콘서트 시장은 5년 만에 7.6배(1826억 원)로 성장했다.

 특히 현대카드가 ‘슈퍼 콘서트’란 이름으로 2007년부터 비욘세·휘트니 휴스턴·어셔·마룬파이브·레이디 가가·에미넴 등 굵직한 스타를 데려오면서 가속이 붙었다. 2011년엔 ‘나는 가수다’ 등의 인기로 라이브 음악에 대한 관심이 커져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티켓예매 사이트 인터파크의 집계에 따르면 2009년 1215편이던 콘서트는 2012년 2117편으로 급증했다. 하루 평균 6건, 주말만 계산하면 매일 20건의 콘서트가 열린 셈이다.

 ◆나무가 크면 그늘이 넓다

하지만 성장의 그늘은 짙다. 한 공연기획사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원래 잘 되던 콘서트까지 고전을 면치 못했다. 콘서트가 너무 많으니 관객들도 피로감을 느끼는 듯하다. 올해가 최악이 될 것같다”고 말했다.

 경쟁이 심해지다 보니 콘서트로 수익을 내기는 더 어려워졌다. 너도 나도 공연 제작에 뛰어들면서 뮤지션 몸값이 뛰었기 때문이다. 업계의 소식통에 따르면 한국의 내한 공연 개런티가 세계 2위 음악 시장인 일본을 앞질렀다고 한다.

 가령 2011년 내한한 마룬 파이브는 1회 공연에 90만 달러(약 10억원), 이듬해 2회 공연에 130만 달러(약 14억4500만원) 개런티로 챙겼지만 일본에선 1회에 70만 달러(약 7억7800만원), 2회엔 100만 달러(약 11억원)를 받았다는 것이다.

 개런티가 높아진 데는 현대카드의 영향이 컸다는 게 중론이다. 현대카드가 스폰서를 한 슈퍼콘서트는 성공한다. 하지만 협찬 없이 공연을 만드는 제작사는 이미 올라간 몸값을 충당하느라 공연장 규모를 키우고 티켓 값을 높이는 무리수를 두게 된다.

 공연제작사들이 수용 인원에 한계가 없는 페스티벌로 관심을 돌리는 것도 그래서다. 지난해 8만여 관객을 모은 울트라뮤직페스티벌 코리아 관계자는 “티켓 판매 수익 외에도 부스 판매 수익, 스폰서십 등 수익 구조가 다양해 일반 단일 콘서트보다 페스티벌 기획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페, 페, 페스티벌 거품

인터파크 박정수 공연팀장은 “올해엔 페스티벌 등 대형 공연과 소규모 공연이 늘고 중급 규모 공연은 줄어드는 등 양극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숱한 페스티벌 중 수익을 내는 건 극히 드물다. 지난해 10만 관객이 몰리며 ‘록페’ 사상 처음으로 손익분기점을 넘겼다는 CJ E&M의 밸리 록 페스티벌도 흑자 규모는 기껏해야 1억~2억 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CJ E&M은 물론이요, 23만4000명이 관람한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도 유료 티켓 구매자 수는 공개하지 않았다.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 인재진 감독은 “민관이 협력해 만드는 축제로선 가장 모범적인 사례인 건 맞다. 재정 자립도를 70%까지 끌어올려 페스티벌 중 가장 건실한 재무 구조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CJ E&M측은 “페스티벌 업계 모두 티켓 판매만으론 수익을 충당하기 어려운 구조다. 대신 스폰서 기업의 마케팅 효과가 참여 브랜드 당 20억원, 총 5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음악평론가 송기철씨는 “한국의 음악 시장 규모로 봤을 때 페스티벌은 하나면 족하다. 과도한 경쟁 탓에 공연을 만드는 주최측도 힘들고, 주머니가 얇은 관람객도 선택에 어려움을 겪게 됐다”고 말했다.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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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