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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최철한, 편한 길 대신 험로 선택

제7보(75~91)=봄이 왔습니다. 배꽃, 복사꽃 피는 봄이 오면 생각나는 시구가 있습니다.

 연연세세화상사(年年世世花常似) 세세연연인부동(世世年年人不同)이라는 구절인데요. 해마다 피는 꽃은 비슷한데 사람은 다르구나 하는 옛사람의 탄식에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바둑 동네의 봄도 그렇습니다. 올해 치러진 3개의 세계대회 우승자는 저우루이양(바이링배), 스웨(LG배), 판팅위(응씨배)로 모두 중국의 젊은 기사들이네요. 지난해까지만 해도 아직은 봄날의 새싹 같은 사람들이었지요. 중국의 강세는 이미 막을 수 없는 대세가 됐습니다. 저 멀리 있던 해일이 아주 가깝게 다가온 느낌입니다. 대책을 궁리해야 할 한국기원은 아직 조용하군요. 물론 호들갑을 떤다고 될 일은 아니겠지요.

 판팅위의 날카로운 이단젖힘(백△)에 흑은 ‘참고도1’처럼 응수하는 게 보통입니다. 그러나 최철한 9단은 백의 ‘선수 한 집’이 불만입니다. 그래서 75의 치중인데요, 이 수가 참 좋았습니다. 85까지 흑집은 꽤 부서졌습니다만 백 대마는 한 집도 없습니다. 판팅위는 별 수 없이 중앙으로 달아나기 시작합니다(86~88).

 이때가 전략의 기로였습니다. 가장 편한 길은 ‘참고도2’ 흑1의 따끈따끈한 모자 한 방입니다. 대마가 못 살았으니 상변은 저절로 흑집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최철한은 89, 91의 전면 공격을 선택했습니다. 위험한 도박이 시작됐습니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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