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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크런’ 키프로스, 10만 유로 이상 고액 예금만 과세 추진

지중해 섬나라 키프로스에 대한 구제금융 후폭풍이 거세다. 강제로 돈을 떼이게 된 예금자들이 크게 반발하는 가운데 러시아는 자국민들이 큰 손해를 보게 됐다며 공식 항의했다. 키프로스 정부는 소액 예금자 구제 방안을 마련했다.

 블룸버그 등 외신은 유럽연합(EU) 관계자의 말을 빌려 “키프로스 정부가 10만 유로(약 1억4000만원) 이상의 예금에만 15.6%의 부담금을 물리기로 했다”고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키프로스는 지난 16일 유로존(유로화 사용권)과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100억 유로(약 14조5000억원)의 구제금융을 받기로 하면서 예금 10만 유로 이상에 9.9%, 그 미만엔 6.75%의 부담금을 징발한다고 발표했었다. 예금자들의 반발이 거세자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18일 밤 긴급 전화회의를 열어 소액 예금자는 구제하는 수정안을 논의했다. 유럽중앙은행(ECB) 외르크 아스무센 집행이사는 “예금 과세분인 58억 유로만 채운다면 키프로스 정부가 세율을 어떻게 하든 문제 삼지 않겠다”고 말했다. 피에르 모스코비시 프랑스 재무장관은 “더 이상 플랜B(양보)는 없다”고 못 박았다.

 불만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결국 소액 예금자의 짐을 덜어 고액 예금자들에게 얹은 셈이 됐기 때문이다. 특히 키프로스 은행에 약 200억 유로를 예치해 놓은 러시아는 강하게 반발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만일 키프로스 정부가 그런 결정을 내린다면 이는 불공정하고 위험한 것”이라고 경고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도 “양국 관계의 수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했다.

 뱅크런 위기를 맞은 키프로스는 21일까지를 ‘임시 은행휴무일’로 지정해 은행 문을 닫아버린 상태다. 키프로스 의회는 구제금융 비준안 표결을 19일 오후 6시(한국시간 20일 오전 1시)에 실시하기로 했다. 하지만 통과는 불확실하다. 키프로스 의회의 여당 의석이 전체 56석 중 20석에 불과한 가운데 야당 의원 상당수가 이 안에 반대하기 때문이다.

채승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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