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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한·미 FTA 1년, 방심은 이르다

김석한
미국 워싱턴 애킨검프
법률회사 시니어 파트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한 지 1년이 지났다. 2012년 3월 15일 발효한 뒤 그해 말까지 관세 인하 효과를 본 한국 상품의 대미 수출은 8% 이상 증가했다. FTA의 혜택을 본 미국 상품의 대한 수출도 2%쯤 늘었다. 양국의 서비스 수출 역시 대략 10%씩 서로 증가했다. 또 2012년 1~3분기 한국의 대미 투자는 48억 달러, 미국의 대한 투자는 19억 달러에 달했다. FTA 발효 첫 해 양국의 기업·투자자들 모두 의미 있고 균형잡힌 이익을 거뒀음을 잘 보여주는 수치다.

 하지만 양국 경제관계는 늘 순조로운 것만은 아니다. 새로운 논란거리들이 불거지고 있다. 미국 측 비판론자들은 한·미 FTA가 실패작임을 보여주려고 이런저런 통계치들을 들이밀고 있다. 미국의 대한 수출 총액(FTA 비수혜 품목 포함)을 따지면 2011년에 비해 지난해 약 10%(30억 달러) 감소했다는 주장이 그런 사례다. 그들은 또 쇠고기·돼지고기·닭고기 등 일부 품목을 특정해 대한 수출이 감소했다고도 한다.

 미국의 자동차업계 역시 불평을 쏟아내고 있다. FTA 발효 후 대한 수출이 2011년 4억 달러에서 2012년 6억 달러로 증가하는 동안 한국 차의 대미 수출은 86억 달러에서 106억 달러로 불어났다. 미국의 완성차 업계는 물론 부품업체들 역시 최근 한국 정부의 규제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그들의 눈에는 한국 정부가 한·미 FTA에서 약속된 시장 접근성을 제한하는 것으로 비친다. 이 문제는 한·미 FTA 발효 이후 처음으로 심각한 위기로 발전할 개연성이 있다.

 한·미 FTA엔 지금이 매우 민감한 시점이다. 초기의 성공에 방심해선 곤란하다. 긴장감을 계속 유지하며 한·미 FTA를 궁극적인 정착 궤도에 올려놔야 한다. 이와 관련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이 좋은 교훈을 준다. 1994년 발효 이후 NAFTA 지지층은 초기의 성공에 고무돼 있었다. 이에 반대파들은 똘똘 뭉쳐 NAFTA의 부정적인 효과를 부각시켰다. NAFTA 발효 후 멕시코에 대한 미국의 무역적자가 커졌다, 멕시코 외환위기로 미국 상품에 대한 수입 수요가 냉각됐다…. 이 때문에 ‘NAFTA=실패’라는 인식이 퍼져 오늘날까지도 자유무역을 옹호하는 대통령 후보들이 선거 때 수세에 몰리기도 한다. 장기적으로 NAFTA 덕에 상호 무역이 크게 늘었는데도 말이다.

 한국은 NAFTA의 사례처럼 한·미 FTA에 대한 왜곡된 여론이 확산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첫째, 한·미 FTA가 막대한 경제적 기회를 제공하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큰 틀에 불과하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그 틀을 잘 활용해 실질적인 혜택을 극대화하는 일은 기업에 달렸다. 대기업은 국제경험과 전문성이 있지만 문제는 중소기업이다. 양국은 중소기업들이 FTA로 활짝 열린 기회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도록 민관 동반자 관계 구축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둘째, 한·미 FTA의 성공사례를 널리 알리는 동시에 FTA에 대한 근거 없는 비판에 단호히 대응해야 한다. FTA 지지층이 여론을 계속 확실하게 잡아주지 않으면 반대파가 여론을 휘어잡을 수 있다.

 셋째, 양국 중소기업들이 FTA로 더 많이 성공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중소기업의 의견이 정치인들에게 잘 먹히는 데다 FTA의 실질적인 가치를 여론에 각인시키는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엔지니어·프로그래머 등 한국의 전문 기술인력이 미국에서 더 많이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현재 미국은 외국인 근로자 유입에 엄격한 제한을 가하고 있다. 한국은 한국인 기술인력에 대해 문호를 더 개방하라고 미국에 요구해야 한다. 그게 양국의 이익과 한·미 FTA의 성공적 정착을 위하는 길이다.

김 석 한 미국 워싱턴 애킨검프 법률회사 시니어 파트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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