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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검찰·국세청, 퇴행적 기수문화 벗어던져야

검찰·국세청 같은 이른바 권력기관에는 아직도 ‘기수(期數) 문화’라는 것이 남아있다. 사법연수원·행정고시 기수를 기준으로 서열에 따라 승진하는 조직 문화를 말한다. 동기 또는 후배가 승진할 경우 동기·선배 기수가 줄줄이 사퇴하는 관행도 이런 분위기에서 비롯된 것이다.

 오랜 폐습으로 지적돼온 기수 문화가 박근혜 정부에서도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검찰의 경우 채동욱 검찰총장 후보자가 내정되면서 채 후보자와 사법연수원 동기(14기)인 김진태 대검 차장과 노환균 법무연수원장 등이 사퇴를 고려 중이라고 한다. 뒤이어 고검장·검사장급 후속 인사가 단행되면 승진 명단에서 빠진 검사들이 대거 옷을 벗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여야가 합의한 차관급 검사장 축소가 조기에 현실화될 때는 그 폭이 더 커질 수도 있다. 국세청 역시 새 국세청장에 이현동 현 국세청장(행시 24회)보다 세 기수 아래인 김덕중(27회) 중부지방국세청장이 내정됨에 따라 상당수 간부의 사퇴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과거 기수 문화에 따른 동반 퇴진에 대해 ‘물갈이 인사’ ‘용퇴(勇退)’라며 박수를 보내는 시각도 적지 않았다. 상명하복 시스템에서 검찰총장·국세청장의 지휘권에 힘을 실어주고 인사 숨통을 터줄 수 있다는 측면이 강조된 것이다. 그러나 이런 관행은 20년 넘게 쌓아온 경험과 연륜을 사장시킨다는 점에서 결코 바람직하다고 볼 수 없다. “쉽게 사표를 내는 것도 로펌 등에 가서 전관예우를 받을 수 있기 때문 아니냐”는 비판에도 일리가 없지 않다. 또 고령화가 심해지는 상황에서 50대 초·중반의 수뇌부는 너무 젊어 보이는 게 사실이다. 더욱이 검찰의 지나친 연소화(年少化)와 빠른 수뇌부 교체는 조직 전체가 정치권력에 휘둘리는 요인이 돼왔다.

 그간 기수 문화를 개선하려는 시도가 거듭됐지만 정권 교체기만 되면 기존 관행으로 돌아가곤 했다. 이번 정부만큼은 내부의 폐쇄적 논리에 구애받지 않고 국민을 위해 정년까지 일하는 여건이 정착돼야 한다. 이제는 무엇을 위한 ‘물갈이’인지 고민할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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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