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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대] 2% 부족해도 주인공이 될 수 있는 세상을 꿈꾸며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김연아는 영화 같다. 타고난 재능과 노력으로 세속적 성공을 거머쥐는 전형적인 성장 스토리의 영화. 지난 주말, 김연아가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을 딴 감동에 겨워 케이블TV에서 재방송한 과거 김연아의 토크쇼까지 내쳐 봤다. 그는 “점프를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에 “그냥 되니까 한다”고 했다. 그러곤 연습장 때문에 고생했던 일, 가족의 희생과 슬럼프 등을 얘기했다. 타고난 재능에다 노력, 많은 희생에도 대담할 수 있었던 튼튼한 신경…. 이런 것들이 모여 세계에서도 적수가 없는 오늘날 김연아의 성공 스토리를 만들었다. 그리고 이 영화는 아름다운 속편을 예고한다.

 김연아를 보며 가슴이 벅차오르는 건 영화가 아닌 현실에서 재능과 노력만으로도 성공할 수 있다는 실화를 보여주기 때문일 거다. 사람들은 말한다.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 하지만 현실에선 그런 일이 흔하게 일어나진 않는다. 노력과 열망은 120%인데 재능은 2% 부족하거나 재능은 있어도 노력할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경우가 오히려 흔하다. 일본에선 ‘피겨 신동’으로 통하는 아사다 마오도 김연아에 비하면 2% 부족하니 완벽한 재능이란 김연아에게만 해당하는 말인지도 모른다.

 그 부족한 2%를 어떻게 메울 수 있을까. 최근 우연히 ‘보이스 코리아’라는 오디션 프로그램을 보다가 김현지라는 지원자를 보게 됐다. 그를 처음 본 건 몇 년 전 ‘슈퍼스타K’에서였는데 중성적이고 무표정한 외모와 태도에서 ‘상품성’이 떨어졌고, 대략 그런 이유로 탈락했던 걸로 기억한다. 하나 그의 노래엔 설명할 수 없는 감동과 힐링이 있다. 아마 그래서 그가 계속 기억에 남아 있었나 보다. 채널을 고정하고 보았다.

 그는 노래가 인생의 전부이지만 무대가 없어서 괴로웠다고 투박하게 말했다. 재능과 열정과 노력은 충분했지만 요즘 대중음악 시장에서 통하는 대중성은 떨어져 보였다. 사실 나는 대중음악을 끊은 지 꽤 됐다. 가창력이 떨어지는 아름다운 가수들이 떼로 나와 부르는 비슷한 리듬에다 음미할 것 없는 가사의 노래가 인스턴트 라면처럼 대중화되면서부터다. 우리 노래시장엔 생필품 시장을 장악한 대기업 공산품처럼 얕고 말쑥한 노래들만 승승장구했다.

 김현지의 노래를 들으며, 나는 오랫동안 그의 노래를 듣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지금 같은 음악시장에 그의 무대가 있을까? 그는 김연아처럼 2%를 채우고 100%가 되기엔 한계가 있어 보인다. 상품성 경쟁에서 승리해야 기회가 주어지는 ‘승자 독식’ 사회에서 그 결핍은 곧 절벽이다. 결핍을 채우는 필살기. 어쩌면 그건 청중들의 몫인지도 모른다. 부족함을 품을 수 있는 가슴이 넉넉한 청중이 늘어나면 깊고 작은 노래에도 무대가 생기지 않을까.

글=양선희 논설위원
사진=김회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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