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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신헌법·긴급조치 위헌 여부 내일 선고

1970년대 유신헌법과 긴급조치의 위헌 여부가 가려진다. 오는 21일 열리는 헌법재판소 선고에서다.

 헌재는 이날 유신헌법 53조와 긴급조치 1·2·9호에 대한 헌법소원 사건을 선고할 예정이라고 19일 밝혔다.

 유신헌법 53조는 72년 제정된 제4공화국 헌법에서 긴급조치 발동의 근거가 된 조항이다. 이 조항은 ‘대통령이 국가 위기 상황이라고 판단될 때 헌법에 규정된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잠정적으로 정지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이를 근거로 74년 법원의 영장 없이 인신구속을 가능하게 하는 긴급조치 1호와 긴급조치 위반자를 비상군법회의에 회부하는 긴급조치 2호를 발동했다. 75년에는 정치활동을 금지하고 유사시 군 병력 출동을 가능하게 하는 긴급조치 9호가 발동돼 박 전 대통령이 서거할 때까지 4년 넘게 지속됐다.

 헌재가 유신헌법과 긴급조치의 위헌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심리가 시작된 지 3년 만이다. 74년 정부 시책을 비판했다가 긴급조치 위반 혐의로 징역 3년이 확정돼 복역한 오종상(72)씨 등 긴급조치 피해자 6명이 2010년 헌법소원을 냈다.

 대법원은 같은 해 오씨의 재심 사건에서 무죄 확정판결을 내리면서 긴급조치 1호에 대해 직권으로 위헌 판단을 내려 헌재와 권한 갈등을 빚기도 했다. 당시 대법원은 “긴급조치는 법령이 아니라 명령·규칙에 해당해 대법원이 위헌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헌재가 긴급조치 헌법소원 사건에 대해 전격적으로 선고 일정을 잡은 것에 대해 법조계에서는 의외라는 반응이 나온다. 2개월 넘게 헌재소장 공백 사태가 계속된 데다 오는 22일에는 송두환 재판관(헌재소장 권한대행)도 임기가 만료되기 때문이다. 헌재는 송 재판관 퇴임 전 선고를 하기 위해 통상 매월 마지막 주 목요일에 이뤄지는 정기 선고를 1주일 앞당겼다. 하지만 헌재소장이 공석인 상태에서 민감한 사건을 선고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헌재 관계자는 “22일 이후 두 명의 재판관이 공석 사태여서 더 이상 (긴급조치 사건 선고를) 미룰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헌재 안팎에서는 위기 상황을 맞고 있는 헌재가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한 선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박근혜 정부 출범 직후 아버지 재임 시절 사건에 대한 선고를 내림으로써 헌재의 위상을 높이려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헌재는 재판관 1명이 공석 상태였던 2011년 말에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의 사전선거운동을 금지한 공직선거법 조항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이동현 기자

◆긴급조치=1972년 개헌된 유신헌법에서 대통령 권한으로 취할 수 있었던 특별조치. 74~75년 9차례 발동됐으며 국가 위기상황에서 대통령이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자유 를 정지할 수 있게 해 유신 반대와 민주화 요구를 억압하는 데 이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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