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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믿음] 교육과 종교 칸막이 없애자

흔히 교육과 종교는 구분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정한 종교가 세운 학교는 물론 예외다. 그러나 모든 공적인 교육에서 종교는 거부되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긴다. 어디서 이런 생각이 나왔을까. 왜 이런 생각이 우리한테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일까. 미국의 경우 1963년 케네디 대통령 시절부터 모든 공립학교에서 수업 시간에 성경 공부와 기도를 금했으며 모든 종교적 행사도 하지 못하게 했다. 물론 여기서 종교란 기독교를 말한다. 기독교 정신에서 시작된 나라였지만 헌법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이 같은 일들이 금지됐다. 우리나라도 오랫동안 이 관습을 따랐다.

하지만 모든 교육적 노력에는 종교적인 차원이 개입돼 있다. 그것은 교육의 궁극적 목적 때문이다. 교육은 지식의 습득이나 효과적 사용이 아니라 더 나은 인간 형성을 목적으로 한다. 이 과정의 중심에 초월적인 차원이 자리하고 있다. 그러기에 교육은 어떤 경우도 종교와 분리될 수 없다.

물론 이 말은 특정 종교를 두고 하는 말이 아니다. 인간의 이기적인 욕망, 파괴적인 성향, 거짓으로 향하는 본성 등 모든 종교는 인간이 갖고 있는 한계를 인정한다. 사람의 힘으로 그 한계를 극복할 수 없기에 초월자의 도움을 구한다. “지식을 가진다고 더 나은 인간이 만들어질 수 있느냐?” 이 질문에 대한 우리의 대답은 단호하게 “아니요!”다. 지식으로는 인간이 가진 악한 성향을 결코 극복하지 못한다. 이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교육은 심각한 문제를 가질 수밖에 없다.

교육 현장에서 끊임없이 나타나는 현상은 이기적인 목적을 위해 지식을 이용하는 것이다. 좋은 대학을 들어가기 위해, 좋은 직장을 얻기 위해, 좋은 환경을 만나기 위해 지식을 갖는다면 어떻게 될까. 이 경우 교육의 모든 노력은 도리어 지식의 본래적인 가치를 파괴하고 교육이 추구하는 공동체성도 무너지게 하며 지식을 통해 사람의 악한 본성을 더욱 자극할 뿐이다.

오늘날 지식을 추구하는 대표적인 동기는 호기심과 정복욕이다. 인간이 갖고 있는 본질적인 호기심을 만족시키기 위해 지식을 추구하기도 하고, 상대방을 정복하기 위해 지식을 추구하기도 한다. 다시 말해 내가 원하는 특정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지식을 획득하려고 한다. 이러한 교육에서 공동체 의식이나 더 나은 인간 형성을 기대할 수 있을까.

예를 들어 ‘국어 정복’ ‘영어 정복’ ‘수학 정복’, 그것도 모자라 ‘완전 정복’ 등 참고서와 강의 이름을 빌려 지금의 교육 현장에 수없이 등장하는 ‘정복’이라는 단어만 해도 그렇다. 나는 지식을 정복하는 자이며 지식은 나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정복 대상이라는 것을 은연중에 알려준다. 교육과 정복은 결코 함께할 수 없는 상반된 가치를 추구한다. 교육은 온 힘을 다해 정복을 반대해야 한다. 이러한 교육의 현상은 사회로 이어지게 된다. 교육이 인간 본성의 악한 모습을 극복하지 않는 한 사회는 지식을 가질수록 더 치열한 정복의 전쟁터가 되고 만다. 대부분의 종교는 이기주의를 금한다. 이기주의는 지식의 근본을 파괴할 뿐만 아니라 공동체를 무너지게 하기 때문이다.

오늘날 우리 교육이 봉착하고 있는 수많은 문제들은 겉으로 드러난 것만이 문제가 아니다. 도리어 배후에 있는 잘못된 종교적 성향이 진정한 문제다. 종교를 금하는 교육계의 관행을 지금처럼 방치한다면 교육은 더욱 파행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이라도 교육은 종교에 관심을 가지고 귀를 기울여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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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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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