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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한번 붙어보자” vs 롯데 “라이벌은 무슨 …”

시범경기 때 마산구장에 몰려든 야구 팬들이 신생구단 NC를 열렬히 응원하고 있다(왼쪽). NC는 ‘야구 도시’ 부산을 연고로 하는 롯데와 라이벌 구도를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부산 사직구장의 롯데 응원 장면. 작은 사진은 롯데 치어리더와 NC 다이노스 치어리더(오른쪽). [중앙포토]
오는 30일 프로야구 개막을 앞두고 시범경기가 한창이다. 올 시즌엔 제9구단 NC 다이노스가 1군 리그에 합류하면서 새로운 변화가 불어닥칠 전망이다.

 시범경기 시작부터 시끌시끌했다. NC와 롯데 자이언츠의 ‘라이벌 논란’ 때문이다. 통합 창원시를 연고로 2011년 창단한 NC는 탄생 전부터 부산을 연고로 하는 롯데의 견제를 받았다. 이젠 NC의 반격이다. 올 시즌 1군에 진입하면서 롯데와 대등하게 맞붙게 된 NC는 라이벌 구도를 만들 여러 준비를 하고 있다. 반면 롯데는 “NC가 무슨 라이벌이냐”며 무대응 전략으로 일관하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총장을 지냈던 하일성(64) KBS N 해설위원은 “두고 봐라. NC는 처음부터 끝까지 롯데를 물고 늘어질 것이다. 그것이 막내 구단 NC가 관심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이라며 “롯데로서는 기분 나쁠 수 있다. 그러나 라이벌이 생긴다는 건 장기적으로 롯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혹은 인접한 연고지를 가진 구단이 한 리그에 속하면 다투고 질투하게 된다. 팬들에겐 그게 또 스토리다.

창원·부산으로 인접해 있어 팬 겹쳐
NC가 12일부터 15일까지 창원·포항을 거쳐 시범경기를 벌일 때 특이한 응원구호가 들렸다. 관중석에서 NC 팬들은 입을 모아 “쫌!”이라고 외치고 있었다. NC 관계자는 “‘쫌’은 부산·경남지역 사투리다. “‘쫌’ 뒤에는 ‘하지마’ 또는 ‘그만해’라는 말이 생략돼 있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NC의 ‘쫌’은 롯데의 ‘마’로부터 파생됐다. 부산 홈경기가 열릴 때마다 3만 명 안팎의 롯데 팬들은 사직구장에서 “마!”를 수백 번 외친다. 상대 투수가 롯데 주자에게 견제구를 던질 때 롯데 팬들이 야단을 치는 것이다. 이 문화에 생소한 외국인 선수들이 “부산에서 ‘마’ 소리를 들으면 현기증이 난다”고 토로할 정도로 위력이 세다. ‘마’는 ‘하지마’ 또는 ‘야, 임마’의 끝 글자를 딴 것이다.

 롯데는 2010년까지 마산구장을 제2의 홈구장으로 썼다. 곳곳에 롯데의 흔적이 아직 남아 있기 때문에 NC는 창원에 ‘NC색’을 열심히 덧칠하고 있다. 다음 달 2~4일 창원에서 열리는 NC-롯데의 대결에서 ‘쫌’과 ‘마’의 응원열전이 벌어질 예정이다.

 NC가 홈구장으로 쓰고 있는 창원구장 전광판에는 ‘Now, Change to the dinos(지금이 NC로 바꿔야 할 때)’라는 광고 문구가 뜬다. NC는 다른 구단 유니폼을 가져오면 NC의 옷으로 교환해주는 이벤트를 벌이고 있다. 물론 롯데팬 흡수를 노린 마케팅이다.

 심지어 치어리더 이적도 이슈가 됐다. 야구팬에게 인기가 많은 롯데 치어리더 김연정(23)씨가 올해부터 NC 응원을 하게 된 것이다. 치어리더는 마케팅 업체와의 계약이기 때문에 롯데에서 NC로 이적했다고 보기엔 어렵지만 팬들은 인터넷에서 뜨겁게 반응했다.

 NC는 창단 때부터 롯데 출신 인물들을 스카우트했다. 초대 단장으로 전 롯데 단장인 이상구 현 부사장을 영입했다. 한문연·전준호 등 롯데 출신 스타들을 코치로 영입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롯데 팬들로부터 많은 인기를 얻고 있고, 누구보다 롯데를 잘 아는 이들이다.

 롯데는 최근 5년 연속 홈 관중 100만 명을 돌파했고, 1982년부터 누적관중 2100만 명이 넘는 최고 인기 팀이다. 부산의 야구 열기가 워낙 뜨거워 “부산에 프로구단이 하나 더 생겨도 되겠다”는 말이 오래전부터 있었다. 부산은 아니지만 바로 옆에 자리 잡은 NC가 차근차근 롯데의 영역을 잠식하고 있다.

 라이벌전은 마케팅에 국한될 것 같지 않다. 김경문(55) NC 감독은 “롯데를 상대로 자신있게 붙어보겠다”고 선언했다. NC는 이제 막 2군에서 올라온 팀이지만 롯데전만큼은 쉽게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다. 반면 김시진(55) 롯데 감독은 “NC가 롯데를 라이벌로 여기는 것은 자기들 생각일 뿐”이라고 눙쳤다. 이는 롯데 구단의 뜻이고, 롯데 팬들의 마음이다. 5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롯데가 NC와 입씨름을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전력 차 있지만 총력전 펴면 해볼 만”
하 위원은 “NC 전력이 약한 건 사실이다. 그러나 외국인 투수 3명을 쓸 수 있는 NC가 롯데와의 3연전에 총력전을 편다면 대등한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NC가 전략적으로 롯데를 ‘저격’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래야 창원 팬들이 야구장을 찾고, 롯데 팬 일부를 흡수할 수 있다는 게 NC의 계산이다.

 1950년 창단한 일본의 고쿠테쓰 스왈로스(현 야쿠르트 스왈로스)의 상대는 단 하나, 일본 최고의 인기구단 요미우리 자이언츠였다. 요미우리에 이어 도쿄 제2의 구단인 고쿠데쓰는 15년 넘게 하위권에 머물면서도 ‘큰 집’ 요미우리만 공격했다. 하 위원은 “객관적으로는 실력 차가 컸지만 두 팀이 붙으면 비등비등했다. 같은 연고지의 두 팀이 5할 승부를 벌이자 센트럴리그 최고의 흥행카드가 됐다”고 설명했다.

 물론 이런 구도가 오래가진 못한다. 결국 힘 센 쪽이 주도권을 잡기 마련이다. 오 사다하루(왕정치)와 나가시마 시게오를 앞세운 요미우리가 1965년부터 1973년까지 9년 연속 일본 시리즈를 제패한 이후엔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실력과 인기를 자랑했다. 미국 야구도 마찬가지다. 뉴욕 양키스(아메리칸리그)가 뉴욕 메츠(내셔널리그)보다, 시카고 컵스(내셔널리그)가 시카고 화이트삭스(아메리칸리그)보다 연고지에서 압도적인 인기를 누린다.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 레드삭스 같은 라이벌 도시의 경쟁 구도가 훨씬 흥미롭다.

 그러나 여전히 신생구단이 생기고 단일리그로 운영되는 국내 야구는 도시 라이벌 구도가 얼마든지 생길 수 있다. 확연한 차이점 또는 공통점이 있고, 두 팀의 스토리가 있다면 충분히 가능하다. OB 베어스(현 두산 베어스)는 1982년 대전을 홈으로 쓰다가 3년 후 서울로 연고지를 이전했다. 처음부터 서울에 뿌리 내린 MBC 청룡(현 LG 트윈스)과 비교할 수 없었지만 이젠 연 관중 100만 명을 함께 돌파할 만큼 훌륭한 경쟁자가 됐다. 2000년대 초만 해도 LG는 “두산을 라이벌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나 두산이 2004년 이후 계속 LG보다 나은 성적을 거뒀고, LG 못지않은 인기를 얻자 할 말이 없어졌다.

 지난해 LG와 제8구단 넥센 히어로즈가 만날 때마다 명승부를 벌이자 ‘엘넥라시코’라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스페인 축구 레알 마드리드와 FC 바르셀로나의 라이벌전 ‘엘클라시코’에서 따온 것이다. 서울의 맹주 LG로서는 2008년 서울 목동에 입성한 넥센과 엮이는 게 탐탁할 리 없다. LG는 “넥센이 아니라 모두가 라이벌”이라는 모호한 말로 불편한 구도에서 빠져나가려 하고 있다.

 라이벌 매치는 어쩔 수 없이 한 편에는 불편한 구조다. 강자에게는 ‘이겨도 본전’인 승부다. 그러나 스포츠를 움직이고 성장하게 하는 가장 큰 동력은 라이벌이다. 하 위원은 “라이벌이 없는 팀이 불행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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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