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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부처 간 칸막이·떠넘기기 없애라”

"중앙선데이, 오피니언 리더의 신문"

16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첫 ‘장·차관 국정토론회’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참석자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허태열 청와대 비서실장, 박 대통령, 정홍원 국무총리, 서남수 교육부 장관, 류길재 통일부 장관, 이동필 농림부 장관. 시선 방향을 바꿔 허 실장 오른쪽부터 윤병세 외교부 장관, 황교안 법무부 장관,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윤성규 환경부 장관, 조윤선 여성부 장관, 김동연 국무총리실장. [청와대사진기자단]


박근혜 대통령은 16일 “어떤 경우에도 부처 이기주의 때문에 국정 과제 추진이 지연되는 일이 있어선 안 된다”며 “부처 간 영역 다툼이나 떠넘기기 같은 잘못된 관행은 없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취임 20일 만에 처음 연 ‘장·차관 국정토론회’에서다.

이날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박 대통령은 “국정 운영의 중심은 국민”이라며 정부 운영의 네 가지 원칙을 공개했다. ▶국민 중심 행정 ▶부처 간 칸막이 철폐 ▶현장 중심의 정책 피드백 시스템 ▶공직 기강 유지다. 박 대통령은 “몸도 불편한 장애인이 관공서를 몇 곳이나 돌아다니는 일은 없어져야 한다”며 “국민이 찾아오게 만들지 말고 국민 입장에서 불편한 점을 점검해 선제적으로 원스톱 서비스가 이뤄지게 해달라”고 말했다. 또 “부처 간 칸막이를 없애는 일에 장·차관부터 솔선수범해 달라”며 부처 간 협업 과제를 선정하라고 지시했다.

박 대통령은 “정책은 아무리 좋은 의제를 갖고 집행해도 예기치 않은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사전에 현장을 챙기고 정책 집행 후에도 현장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 점검해 다음 정책에 반영하는 피드백 구조를 갖춰야 한다”며 “그래야 예산 낭비를 막고 정책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공직 기강 확립도 강조했다. “단 한 명의 공무원이라도 부정부패나 근무태만으로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결국 정부 전체의 신뢰가 떨어지게 된다”면서다. 또 “공무원 모두가 대통령의 국정 동반자라는 생각을 가질 수 있도록 이끌어달라”고 했다.

박 대통령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과 관련, “새 정부 출발이 늦어진다고 현안을 챙기지 못하면 국민들의 어려움은 더 커질 것”이라며 “이른 시일 내 업무 파악을 해 현안을 잘 챙기고 최근 발생하는 재난과 사고에 대비를 잘해달라”고 말했다. 또 “지금 나라가 처한 위급한 상황을 생각하면 단 한순간도 방심할 수 없다”며 “우리가 1분1초를 더 효율적으로 일하면 그만큼 국민들이 더 어려움에서 빨리 벗어날 수 있고 우리가 땀 한 방울을 더 흘리면 그만큼 국민의 삶을 더 편안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출범 초기 100일 새 정부의 성패가 달려 있다는 각오로 국정과제들을 하나하나 잘 챙겨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18일부터 시작되는 부처별 업무보고에 대해서도 “국민 입장에서 ‘내 삶이 이렇게 바뀔 것이다’ 하는 내용을 담아주고 100일 내와 연내에 중점 추진할 국정과제 세부계획과 장기적인 로드맵을 충실하게 준비해달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국정운영 기조로는 경제 부흥, 국민 행복, 문화 융성, 한반도 평화 정착과 통일기반 구축 등 네 가지를 제시했다.

회색 정장 차림으로 오후 2시 정각에 나타난 박 대통령은 7분간 모두 발언을 한 뒤 두 차례 박수를 받으며 퇴장했다. 이후 토론회는 3시간 넘게 진행됐다. 첫 발표를 맡은 유민봉 국정기획수석은 “대통령 취임사의 흐름을 여러분이 잘 보실 필요가 있다”며 취임사를 토대로 만든 파워포인트 자료로 박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설명했다. 최순홍 미래전략수석은 ‘창조경제의 개념과 추진 방향’을 주제로 발표하면서 “새 지식을 창조하고 혁신적 융합을 통해 일자리와 시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은 ‘고용률 70% 달성 방안’을 발제하며 “창조인재 육성과 고용서비스 인프라 확충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문화 융성의 의미와 정책 추진 방향’을 발제하면서 “부처들의 정책에 문화의 옷을 입혀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 참석자는 “종합토론에서 부처 간 칸막이를 없애는 방안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박 대통령이 부처들의 보고를 받을 때 이 방안들이 보고될 것”이라며 “부처 이기주의가 발견되면 총리실이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어 해결할 것”이라고 전했다.

토론회엔 정홍원 국무총리와 장·차관, 처장, 청장, 청와대 비서관 이상 인사 등 60여 명이 참석했다.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통과되기 전이라 국회에 인사청문이 요청되지 않은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와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는 불참했다. 국회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이 무산된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와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도 불참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두 사람이 아직 임명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불참한 게 당연하다”며 “야당과의 정부조직법 협상부터 일단락돼야 이들의 임명이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일현·전수진·류정화 기자 keysm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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