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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이상 고도비만 환자들, 보통 한끼먹어"

하루 한 끼만 먹는 ‘일일일식(一日一食)’에 대한 일반의 관심이 높다. 일본 의사 나구모 요시노리가 ‘일일일식’이 몸에 좋다는 책을 낸 데 이어 일부 언론에서 이를 보도한 뒤부터다. 하루 세 끼를 제때 꼭 챙겨 먹어야 건강에 좋다는 전통적인 믿음이 흔들리고 있다. 그럼 대체 하루 몇 끼를 먹는 게 올바른 식사법일까.

그동안 많은 동물실험과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소식(少食)이 건강에 좋다는 사실은 이미 확인됐다. 식사량과 섭취열량이 낮으면 노화와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되는 활성산소의 체내 발생이 줄기 때문이다. 비만과 각종 대사성 질환을 예방해 수명을 늘린다. 하지만 소식과 식사 횟수 사이의 관계는 좀 더 명확히 짚어볼 필요가 있다. 식사 횟수를 줄이면 과연 소식을 할 수 있을까.

필자는 체중 100㎏이 넘는 고도비만 환자를 많이 치료한다. 환자 대부분은 놀라울 정도로 식습관이 비슷하다. 식사는 대부분 하루 한 끼만 먹는다. 하지만 이 한 끼의 식단은 대부분 고지방·고열량식이다. 게다가 공복감이 클 때 먹기 때문에 폭식이나 과식을 하는 경향이 많다. 또 과자·음료수·빵 등 고열량 간식을 즐겨 하루 한 끼만으로도 체중이 증가했다.

이들이 처음부터 이렇게 먹기 시작한 것은 아니다. 체중 조절을 위해 식사 횟수를 하루 1, 2회로 줄이면서 체중이 감소했다. 그러나 복병이 숨어 있었다. 식사량이 줄어든 자리를 야식과 간식이 채우고, 폭식으로 이어지는 결과가 나타났다.

놀라운 것은 이 환자들에게 열량이 낮고 영양소가 고루 들어있는 식사를 하루 세 번 하도록 했더니 체중이 감소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그럼 하루 한 끼만 먹는 사람이 비만해지는 이유는 뭘까. 식사와 다음 식사 사이의 시간인 공복 시간에 답이 있다. 하루 한 끼만 먹으면 매일 공복 시간이 24시간이 되는 셈이다.

신체는 생존하기 위해 공복기에 에너지 소비를 줄여 기초대사량이 감소한다. 즉 공복 시간이 길수록 점점 더 살이 찌기 쉬운 ‘에너지 절약형 체질’이 되는 것이다. 게다가 공복기에는 위장에서 그렐린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돼 식욕이 급격히 상승한다.

그렇다면 하루 세 끼를 먹던 사람이 갑자기 한 끼만 먹게 되면 신체에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위는 식사 때가 되면 미리 위산과 소화액을 분비해 소화시킬 준비를 한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식사를 건너뛰면 이미 분비된 위산과 소화액이 음식과 중화되지 못해 속쓰림, 위염, 위십이지장 궤양을 일으킬 수 있다.

자제력이 뛰어난 사람은 하루 한 끼만 식사하고 간식이나 야식을 자제하면서 체중을 줄일 수 있다. 그러나 언제까지 자제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 하루 한 끼만 먹을 때 체내에서 발생하는 호르몬과 에너지 대사 변화는 보통 사람이 평생 극도의 자제력을 발휘하도록 놔두지 않는다. 하루 몇 끼가 건강에 좋은지는 사회환경과 여기서 공유하는 식문화가 결정한다. 하루 세 끼를 먹는다는 인류의 식문화에 맞춰 우리의 식탁이 차려지고 있다. 평생 지속 가능한 식사 횟수는 현재 사회구성원이 합의해 공유하고 있는 하루 세 끼가 될 것이다.



강재헌(48) 인제대 의대 서울백병원 비만·건강증진센터 소장. 식약청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심의위원 등 역임. 저서 『마지막 다이어트』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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