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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대표 구속시킨 특수통 … 위기의 검찰 구원등판

채동욱 검찰총장 후보자(왼쪽)가 15일 오후 서울 서초동 검찰청사를 나서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이성한 경찰청장 후보자가 같은 날 오전 서울 미근동 경찰청에서 열린 경찰위원회에 참석한 뒤 청사를 나오는 모습. [오종택·김상선 기자]

“법무실장이 이 사안을 제대로 모르고 있었다면 봉고파직감이다.”

 2009년 2월 12일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 이귀남 법무차관, 한상대 검찰국장 등 당시 법무부 고위 간부들이 참석한 저녁 자리에서 폭탄주를 돌리던 김경한 법무부 장관이 싸늘하게 말했다. 로스쿨생들에게 변호사 시험 자격을 주기 위한 ‘변호사자격시험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부결된 직후였다. 이날 질책을 받은 법무실장이 채동욱 서울고검장이다. 그 다음 날부터 채 실장은 여야 국회의원들을 일일이 만나 죽기살기로 법안이 통과돼야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여당은 물론 민주당 박영선 의원(현 법사위원장) 등 야당 의원들과 친분을 쌓았다고 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15일 채동욱(54·사법연수원 15기) 서울고검장을 검찰총장으로 지명했다. 한상대 총장 퇴임 이후 100여 일간 이어진 총장 공백 사태가 마무리됐다. 그동안 우여곡절도 적지 않았다.

 사상 처음 발족한 검찰총장 추천위원회는 채 후보자와 김진태(60·연수원 14기) 대검 차장, 소병철(55·연수원 15기) 대구고검장을 총장 후보로 선정하면서 본선은 3파전으로 전개됐다. 경남 출신의 김 차장은 잇따른 검사 추문 사건으로 촉발된 검란(檢亂) 사태 직후 총장 권한대행을 맡아 조직을 조기에 안정시켰다. 호남 출신인 소 고검장은 박 대통령이 내건 ‘대탕평’의 상징으로 여겨져 한때 유력하게 검토됐다. 하지만 서울 출신으로 지역색이 없는 데다 병역을 마친 채 후보자로 최종 낙점됐다.

 채 후보자는 ‘특수수사통’으로 분류된다. 그는 2003년 서울지검 특수2부장 때 굿모닝 시티 분양 비리 사건을 수사하며 정대철 당시 민주당 대표를 구속시켰다. 2006년 대검 수사기획관 땐 현대자동차 비자금 사건 수사를 지휘,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을 구속했다.

 검찰 안팎에선 “겸손하며 선후배의 신망이 두텁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지난해 검란 당시 대검 차장이던 채 후보자는 대검 간부들과 함께 한상대 총장에게 자진사퇴를 권고했다. 이 때문에 검란의 주역으로 인식됐다.

이번 인선 과정에서도 “상명하복의 검찰 조직에서 어떤 이유로든 항명은 총수로서 결격 사유”라는 반대론이 나왔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당시의 충돌은 긴급 피난이었다. 나도 어쩔 수 없는 대세였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채 후보자는 후천적인 원인으로 중증 뇌성마비를 앓던 큰딸(당시 22세)을 2009년 잃는 아픔을 겪었다. 당시 장례식을 치른 후 조문객들에게 보낸 편지는 지금도 사람들 입에 오르내린다. “흙으로 빚어진 몸이기에 흙으로 돌아가는 것은 자연의 순리다. 딸의 순수한 삶의 뜻을 기리기 위해 제대로 된 인간의 삶을 살겠다”고 썼다. 채 후보자는 “당시 3시간 내내 울면서 그 편지를 썼다”고 기억했다.

지난해 12월 초 검찰 내분 사태의 책임으로 대검 차장에서 서울고검장으로 전보되자 채 후보자는 “(검찰이) 국민 앞에 석고대죄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날 지명 직후 “검찰의 위기 상황에서 총장에 지명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채동욱

▶54세, 서울 출신 ▶세종고·서울대 법대 ▶사시 24회·대검 수사기획관·전주지검장·법무부 법무실장·대검차장·서울고검장(현)

글=이가영·심새롬 기자
사진=오종택.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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