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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쟁] 담뱃값 인상, 어떻게 봐야 하나

[일러스트=박용석 기자]

최근 새누리당과 보건 당국이 “담뱃값 인상이 필요하다”는 공론화에 나서고 있다. 이를 두고 “8년간 동결된 담뱃값을 인상하면 분명 흡연율이 떨어질 것”이란 주장과 “담뱃값과 흡연율의 상관 관계가 낮은 데다 저소득층에 부담만 될 것”이란 반론이 맞부딪치고 있다. 찬성과 반대, 두 갈래 목소리를 들어봤다.

◆ 2000원쯤 올리면 청소년에겐 강력한 금연 수단

김재원
새누리당 의원
(군위-의성-청송)
지난달 국회 본회의에서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을 상대로 담뱃값 인상 필요성을 질의하여 “올릴 때가 되었다”는 답변을 받아내고, 이어 담뱃값 인상을 위한 관련 법안을 발의하면서도 이 일이 이렇게 힘든 것인지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이제는 담뱃값 인상을 반드시 관철시키겠다는 생각이다. 이번 기회를 놓치면 또 누가 나서려 하겠는가.

 흡연이 암, 뇌혈관 질환, 심혈관 질환 등 사망과 직결되는 중증 질환을 일으킨다는 사실, 흡연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연간 3만 명에 이르며 교통사고 사망자 수보다 6배나 더 많다는 사실은 이미 공지의 사실이다. 흡연으로 인한 직간접 피해도 2012년 기준으로 연간 10조원으로 추정된다.

 지난 시절 가난한 우리 정부는 전매청을 통해 담배를 국민에게 팔아 재정수입을 담당케 했다. 정부를 운영하기 위해 유독 물질을 국민에게 공급했던 것이다. 그래서 아직도 많은 국민은 담배 공급에 정부가 관련돼 있다고 믿고 있다. 담뱃값 인상을 반대하는 강력한 목소리의 근거에는 이런 과거의 원죄가 있다.

 우리나라 담뱃값은 지난 2004년 500원 인상되고 제자리걸음이다. 그래서 OECD 국가 중에서 담뱃값이 가장 싸다. 그 결과 15세 이상 남자의 흡연율은 1등이다. 싼 담뱃값이 흡연을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애연가들은 담뱃값 인상에 당연히 반대하지만 담뱃값을 올리면 흡연율은 분명 떨어진다. 선진국에서의 경험과 연구결과가 그렇다. 대폭적인 담뱃값 인상으로 미국에선 1995년 36%였던 고교생 흡연율이 2001년 25%까지 줄었고, 캐나다는 1971년부터 1991년까지 청소년 흡연율을 47%에서 16%로 줄였다.

 결국 담뱃값 인상은 국가 미래인 청소년들에게 가장 강력한 금연수단이다. 청소년은 성인에 비해 담뱃값에 3배나 더 민감하다고 한다. 청소년 때 흡연을 시작하면 성인이 돼서도 담배를 피울 확률이 높기 때문에, 흡연율 감소를 위해서는 청소년의 흡연율을 낮추는 것이 필수적이다.

 그런데 담뱃값을 조금씩 지속적으로 올리면 흡연자들은 가격에 적응해 흡연을 포기하지 못한다. 결국 국가 재정수입과 담배 판매업자의 이윤만 증대시킬 뿐이라는 것이다. 전문가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담뱃값을 2000원 정도 인상해야 애연가들이 담배를 끊을 생각을 갖게 된다고 한다. 그래서 이번에 2000원을 인상시키자고 주장한 것이다.

 담뱃값 인상이 저소득층에 큰 부담이라는 반론도 크다. 사실이다. 이번에 “벼룩의 간을 내먹어라”는 공격도 많이 받았다. 하지만 가격이 크게 올라 담뱃값 부담 때문에 금연을 하게 되면 담배구입 부담은 물론, 흡연으로 발생하는 의료비 지출도 줄어들게 된다. 제발 이번 기회에 금연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담뱃값을 인상하는 것만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담뱃갑 포장지에 폐암으로 상한 허파의 사진 등 경고 사진 표기를 의무화하게 하고, ‘마일드’ ‘순’이라며 소비자를 현혹하는 문구를 금지하는 한편 흡연을 질병으로 보고 금연치료비용을 보험급여로 부담하는 금연 비가격정책을 규정한 법률도 발의한 상태다.

 물론 애연가의 흡연권도 존중해야겠지만 국민건강권이 우선되어야 한다. 이번에야말로 담뱃값을 제대로 올려 흡연율을 대폭 떨어뜨려야 한다. 우리 아이, 남편을 위해 이제 학부모, 선생님, 부인회, 시민단체들이 나서야 한다. 어쩌면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

김 재 원 새누리당 의원 (군위-의성-청송)

◆ 세수 확충 위한 인상에 흡연자만 희생된다

이연익
아이러브스모킹
대표운영자
담뱃값이 현행 2500원에서 4500원으로 인상된다는 소식에 대부분의 흡연자는 국회와 보건당국이 부족한 세수 확충을 위해 흡연자의 희생만 강요하고 있다고 분노하고 있다. 급진적인 담뱃값 인상의 목적이 국민 건강보다 정부의 세수 확보라는 것이다.

 김재원 새누리당 의원과 보건복지부 등은 성인 흡연율을 낮추기 위해 담뱃값을 대폭 인상하자고 주장하나 과거 담뱃값 인상 후 담배가격과 흡연율은 상관관계가 거의 없다는 것을 통계가 말해 주고 있다. 즉 담배의 가격탄력성이 매우 낮아 가격 인상 후 잠시 흡연율이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다 다시 회복되는 추이를 보였기 때문이다.

 또 이들의 “우리나라 흡연율은 40%가 넘어 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이란 주장도 잘못됐다. 이는 남성 흡연율을 말하는 것으로, 2011년 말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국내 성인 흡연율은 20.7%로 서구 선진국과 비교해 거의 비슷할 정도로 낮은 수준이다. 특히 한국의 여성 흡연율은 세계 최저 수준으로, 이들의 논리인 “담뱃값이 싸서 흡연율이 높다”대로라면 여성의 입장에서 한국의 담뱃값은 매우 비싼 게 아닐까?

 급진적인 담뱃값 인상은 서민층의 부담을 불러올 것이다. 가뜩이나 지속적 경기침체로 인해 어려운 삶을 살아가고 있는 서민들에게 경제적인 부담만 줄 뿐이라는 것이다. 특히 블루칼라 직군의 담배 소비 비중이 화이트칼라보다 2배 이상 높다는 통계에서 볼 수 있듯이 담배소비세는 대표적인 소득역진세로, 대폭 인상될 경우 서민 부담이 가중돼 사회적 양극화는 더욱 심화될 것이다. 또 다른 생필품의 동반 가격 상승을 자극하고, 경제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담배의 소비자물가 산정 가중치는 1000분의 8.5로 물가 영향도 순으로 볼 때 489개 품목 중 20위에 해당한다. 만약 담배가격이 현재의 두 배인 5000원으로 된다면 물가는 0.85% 상승할 것이며 이는 인플레이션과 같은 직접적 효과뿐만 아니라 임금협상, 각종 정책 결정(최저생계비·최저임금·연금보험료 산정) 등 국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다.

 급진적인 담뱃값 인상은 담배의 불법 거래를 자극해 위조 ‘짝퉁’ 담배의 유통을 불러올 것이다. 최근 사회적으로 문제되고 있는 저가의 저질 담배와 밀수 담배의 불법 유통을 더욱 부채질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이들 담배는 타르·니코틴이 국내산의 세 배에 이르고, 필터 기능이 불량해 국민 건강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이다. 특히 경제적으로 부담을 느끼는 서민 흡연자와 청소년들이 이들 불법 밀수·짝퉁 담배의 표적이 된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보건당국이 말하는 흡연의 사회적 비용도 과대 계상됐다. 최근 한 시민단체에 따르면 흡연에 따른 진료비·간병비·조기 사망에 따른 소득 손실 등이 5조6000억원이라고 하지만 확실한 수치가 아니다. 여러 가지 가정의 조합으로 과대 계상 소지가 있고, 스트레스 해소 등 흡연의 긍정적인 부분은 아예 계산에서 제외돼 있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매년 되풀이되고 있는 담뱃값 인상 논의와 관련해 가장 직접적인 이해 당사자인 흡연자가 철저히 배제되고 있다는 점도 지적한다. 국회와 보건당국은 담뱃값 인상 논의에 앞서 흡연자와 함께하는 논의의 장을 만들고 흡연자가 수용할 수 있는 합리적인 담배가격 정책을 내놓았으면 한다.

이 연 익 아이러브스모킹 대표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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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