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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다시 나온다면 ‘쎄시봉’처럼 열풍 불 것

“약동이, 시골중학교 3학년 학생으로 명랑한 소년. 영팔이, 여드름이 많은 학생으로 약동이의 같은 반 친구.”

 만화 ‘약동이와 영팔이’(표지 왼쪽)의 표지를 넘기자 주인공 소개가 나왔다. 지금으로부터 51년 전인 1962년 고 방영진 작가가 그린 작품이다. 당시 학생들 사이에 최고의 인기를 구가했던 만화가 최근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 의해 복간됐다. 지금은 찾아볼 수 없는 후크 달린 검은색 교복을 입은 두 학생의 얘기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같은 시기 고 김원빈 작가의 ‘주먹대장’(표지 오른쪽)도 73년 나온 판형 그대로 복간됐다. 태어날 때부터 커다란 주먹을 갖게 된 주먹이가 악당들과 싸우는 얘기다.

 이처럼 옛 만화의 향수에 젖어들고 싶은 사람이면 누구나 시중에서 복간 만화를 만날 수 있다. 한국 걸작 만화 복간 사업을 벌이고 있는 한국만화영상진흥원 덕분이다. 이 기관은 만화산업 진흥과 저변 확산을 위해 98년 설립된 부천시 산하 재단법인이다.

 복간이 갖는 가치는 만화가들이 인정한다. 박재동 작가는 “부친께서 만화가게를 운영하셨는데 유일하게 남겨둔 만화가 바로 ‘약동이와 영팔이’다. 18년간 운영한 만화가게에서 뽑은 최고의 작품”이라고 말했다.

 현재까지 복간된 만화는 19편 . 지난해 복간된 허영만의 ‘각시탈’은 현재 2만 부 이상 팔려 만화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기도 했다. 60, 70년대 만화를 찾는 고정 매니어 층도 늘고 있다. 진흥원에도 옛 만화를 다시 보고 싶다는 요구가 꾸준히 들어온다. 회원 수 8000여 명인 ‘클향(클로버 문고의 향기)’ 동호회 회원들도 진흥원에 복간을 요구하거나 아예 자비를 들여 옛 만화를 자체 복간하기도 한다. ‘클향’ 운영자 이지원(45)씨는 “클로버 문고뿐 아니라 어린 시절 열광했던 소년중앙의 복간을 바라는 회원이 많다”며 “단순히 예전 잡지를 다시 보고 싶은 정도가 아니라 자녀 세대와 그런 향수와 정서를 공유하고 싶어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옛 만화의 복간이 쉬운 일만은 아니다. 만화 원고나 당시 인쇄에 사용됐던 필름, 또는 단행본이라도 있어야 하지만 60, 70년대 나온 우리 만화의 대부분은 이런 기본적인 자료조차 없다. ‘로봇찌빠’의 아버지 신문수 화백은 육필 원고를 가지고 있지만 이런 경우는 극히 드물다. 신 화백은 “작가들은 거의 대부분 원고를 잡지사에 건네준 뒤 찾아오지 않았고, 잡지사는 게재 후 그대로 쓰레기통에 버렸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일본에서는 ‘밀림의 왕자 레오’가 40, 50년대 출판된 뒤에도 지속적으로 복간이 이뤄지고 있다. 한 만화의 여러 판형 자료까지 보유하고 있는 매니어 층도 두텁다. ‘만다라케’라는 만화 전문 중고서점은 관광지로도 잘 알려져 있 다.

 명작 만화의 복간은 세대 간 공감대 형성이란 측면에서 바람직하다는 평가다. 이를 통해 만화 저변도 확대될 수 있다. 오재록 한국만화영상진흥원장은 “올해 두 편을 더 복간하고 80, 90년대 작품은 전자책으로도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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