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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아현고가 45년 만에 철거

45년 만에 철거되는 아현 고가도로 [중앙포토]
“20년 넘게 새까만 먼지를 그대로 마시고 살았죠 .” 14일 오후 서울 아현동 가구 거리. 일렬로 늘어선 가구점 바로 앞 차도는 한낮인데도 어두컴컴했다. 고가도로를 떠받치는 거대한 콘크리트 기둥 탓에 맞은편 거리는 제대로 보이지도 않았다. 이곳에서 22년째 가구점을 운영한다는 허대회(47)씨는 “고가 위를 달리는 차 소리가 엄청 커서 크게 말하는 버릇이 생겼다”고 말했다. 허씨는 앞으로는 더 이상 크게 말하지 않아도 된다. 아현고가도로가 곧 철거되기 때문이다.



서울시, 내년 6월까지 단계적으로
붕괴 위험 높고 보수비 늘어나
남은 84개 중 7곳도 없애기로

 우리나라 최초의 고가도로인 아현고가도로가 없어진다. 서울시는 14일 “이번 달부터 공사 발주에 나서 2014년 6월까지 단계적으로 철거하겠다”고 밝혔다. 아현고가도로는 1968년 9월 만들었다. 오래되다 보니 붕괴 등 사고 위험성도 높아졌고 유지·보수비용이 많이 들어 철거하기로 결정했다. 제대로 보수하려면 80억원 넘는 비용이 든다. 서울시 관계자는 “대대적인 개·보수 없이 유지만 한다 해도 매년 4억원 이상 든다”며 “안전성과 예산을 고려했을 때 없애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주민들은 대체로 반기는 분위기다. 김형식(58)씨는 “맞은편으로 가려면 한참을 걸어 내려가 육교를 이용해야 했다”며 “ 다니기 더 편해지는 건 물론 보기도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다니기 편해지면 유동인구가 늘어 상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에는 원래 100개의 고가도로가 있었다. 급속한 경제성장과 맞물려 68년 아현고가를 시작으로 여기저기 고가도로가 생겼다. 땅은 한정돼 있는데 자동차 수가 점점 많아지다보니 차도를 하나 더 얹어놓는 방법에 눈을 돌렸다. 김진태 한국교통대학 교수는 “ 산업화가 한창인 때라 차가 빨리 다니도록 만드는 게 가장 큰 관심사였다”고 설명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시설 노후화가 문제로 떠올랐다. 콘크리트가 떨어지는 등 안전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하나 둘 철거되기 시작했다. 2002년 동대문구 전농동 떡전고가차도를 시작으로 지난해 서대문구 홍은동 홍제고가차도까지 15곳의 고가가 사라졌다. 현재 서울에 남은 고가도로 수는 85개다.



  도시환경에 대한 패러다임도 바뀌었다. 지금은 빠르게 이동하는 것보다 쾌적한 환경을 더 원한다. 택시기사 조모(51)씨는 “고가가 없어지면 아무래도 교통신호에 더 많이 걸리게 돼 운전자 입장에서는 특별히 좋을 게 없다”며 “그러나 도시 곳곳에 거대한 콘크리트 덩어리가 놓여있어 답답했는데 그것만 치워도 훨씬 좋아지지 않겠냐”고 말했다. 김 교수는 “전원뿐만 아니라 도시에서도 좋은 공기나 경치 등과 같은 삶의 질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그동안 고성장을 위해 이런 가치를 희생시켜왔는데 이제 달라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고가가 없어지는 자리에는 중앙버스전용차로가 생긴다. 시는 약수·도림·서울역 등 7곳에 대해서도 추가 철거에 나설 계획이다.



강나현·조한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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