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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경제팀과 ‘타이밍 맞추기’ … 금리 카드 비축

김중수
한국은행은 14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연 2.7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11월부터 5개월 연속 동결이다. 금통위 금리 동결의 표면적 이유는 연초 전망대로 우리 경제가 미약하나마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판단이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이날 “한국 경제가 미약한 수준의 성장세를 지속했다”며 “1분기 전기 대비 성장률은 지난해 4분기(0.4%)보다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2월 경기가 1월보다는 나았다고 보고 있다. 김 총재는 “소매판매·설비투자 등이 1월에는 마이너스였지만, 2월엔 마이너스에서 벗어나 개선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런 한은의 경기 인식 자세가 일반적인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는 것이 문제다. 예컨대 한은은 “수출이 회복기조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지만, 1~2월 수출 증가율은 0.5%에 불과하다. 전민규 한국투자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2000년 이후 우리나라 수출의 연평균 증가율은 11.7%인데, 올 들어 증가율이 1%에도 못 미치는 것은 수출에 이상이 생긴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은 5개월째 기준금리 동결

 한은이 우리 경제의 성장을 책임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올 1분기까지 8분기 연속 0%대 성장이 유력한 상태에서 경기가 금리를 내릴 정도로 나쁜 것은 아니라는 인식은 문제가 있다. 일본의 경우 아베노믹스(아베 정부의 무제한 통화방출 정책)가 효과를 내면서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이 연율(분기별로 따진 통계를 1년 기준으로 고친 것)로 0.2% 성장했다. 중국은 1~2월 산업생산이 9.9% 늘었고, 수출은 23.6% 증가했다. 경기가 부진하다는 유로지역도 1월 소매판매가 1.2% 늘어났다. 미국은 일자리가 생기면서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 경기 진작에 총력을 기울여온 세계 각국 경제에 봄볕이 쏟아지는데 우리만 아직 봄기운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기준금리 동결의 다른 이유는 정부와의 정책공조를 위한 ‘타이밍 맞추기’다. 아직 현오석 경제부총리 후보자가 취임하지 않은 상태여서 한은은 새 경제팀과 머리를 맞댈 기회를 갖지 못했다. 이날 금통위 회의엔 정부 측 인사가 참석하지 않았다. 그동안 금통위엔 기획재정부 제1차관이 나와 금리정책에 대해 정부 입장을 밝히는 ‘열석발언권’을 행사해 왔는데, 신제윤 재정부 차관이 금융위원장으로 지명된 이후 재정부 차관이 임명되지 않은 탓이다. 국회에서의 정부조직법 공전 등으로 인한 경제팀의 공백이 이날 금리 동결의 또 다른 배경이 된 셈이다.



시장에선 현 부총리의 취임 이후 한은과 정부의 정책 공조가 본격화하면 상반기 중 기준금리가 내려갈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 유병규 경제연구본부장은 “새 정부 초반 대대적인 경기부양책이 가시화되는 시점과 맞물려 한은이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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