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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 지분 4년 새 반 토막 … 내놔도 사려는 사람 없어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진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 대상지에 포함돼 있는 서울 용산구 서부이촌동의 한 아파트 단지에 사업을 반대하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김도훈 기자]
14일 오전 서울 용산구 서부이촌동(이촌2동·한강로3가) 일대 부동산중개업소마다 전화벨 소리로 요란하다.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이 무산 위기에 빠졌다는 소식에 매물을 내놓으려는 투자자들의 문의가 이어지는 것이다. 이촌2동 보람공인 고연숙 사장은 “인근에 주택이나 땅을 산 투자자들이 앞으로 어떻게 되는 거냐, 지금 내놓으면 팔 수는 있는 거냐며 많이 묻는다”고 전했다.



용산개발 디폴트 후폭풍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의 디폴트(채무불이행) 후폭풍이 용산 부동산시장을 덮치고 있다. 그동안 부동산시장에서 용산을 달궈 온 ‘1등 공신’이 쓰러지게 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개발 기대감으로 들떠 있던 주민과 투자자들은 이 소식에 불안감에 휩싸였다.



 용산 일대는 그동안 국제업무 개발 후광효과를 노린 각종 개발사업이 활발하게 추진됐다. 한남뉴타운을 비롯해 크고 작은 재개발사업 등이 경쟁적으로 진행됐다. 용산 일대 집값은 이 개발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인 2006년 1월에 비해 40% 넘게 뛰었다. 같은 기간 서울 전체 평균 집값은 29% 정도 오르는 데 그쳤다.



 용산역 앞 재개발구역의 지분(새 아파트를 받을 권리)은 2009년 3.3㎡당 1억8000억원을 호가(부르는 값)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3.3㎡당 8000만원에 내놔도 사려는 사람이 없다. 중개업소마다 매물이 쌓여 있지만 매수세는 실종됐다.



 주택경기의 선행지표로 꼽히는 경매시장에선 이미 용산지역 부동산이 찬밥이다. 최근 서부이촌동 대림아파트 전용 84㎡형은 세 차례나 유찰돼 감정가격의 54% 수준인 6억4800만원에 낙찰됐다. 이촌동 반도아파트 197㎡형도 감정가의 66%인 10억3000만원에 주인을 찾았다.



 새 아파트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올 초 입주가 시작된 한 주상복합아파트는 주택형별로 분양가보다 5000만~1억원 싼 매물이 나온다. 동자동 M공인 공인중개사는 “지난해 자금난으로 용산국제업무지구 부지 공사가 중단된 뒤 마이너스 매물이 늘어나더니 올 들어 하락폭이 더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업무지구 예정지 주변에 아파트·오피스텔 등을 분양한 건설업체들도 비상이 걸렸다. 대부분 국제업무지구 개발을 앞세워 분양했기 때문이다. 한강로3가에 오피스텔을 분양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개발이 취소되면 계약 해지 요구, 사기분양 소송 등이 속출할 것으로 보인다”며 울상을 지었다.



 이번 파장은 용산 일대 부동산시장에 그칠 것 같지 않다. 서울·수도권 주택시장을 주도하던 ‘선두주자’가 비틀거리고 있기 때문이다. 초대형 개발사업의 좌초 위기에 따른 심리적 파장도 클 것으로 보인다.



 디폴트 소식에 주민들의 반응은 갈린다. 개발사업을 6년째 기다려 온 주민들은 거의 패닉상태다. 김모씨는 “보상금을 기대하고 사업비용 등으로 5억원을 대출받았는데 보상금을 받기는커녕 집값도 곤두박질칠 텐데 어떡하느냐”며 한숨 쉬었다.



 통합개발을 찬성하는 주민 모임인 11개 구역 비상대책위원회는 통합개발을 추진했던 서울시를 상대로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보상금이나 새 아파트 입주권을 원하지 않아 개발을 반대해 온 사람들은 반기는 분위기다. 개발이 무산되면 그동안 입주권 때문에 묶여 있던 거래가 자유로워지기 때문이다. 개발 대상지에 포함된 2007년 9월 이후 이곳 주택을 구입한 사람은 입주권 자격이 없어 사실상 거래를 할 수 없었다.



 한편 서울시는 주민 피해를 줄이는 방안 마련에 나섰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1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주민들이 5∼6년 재산권 행사도 못하고 어려운데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며 “주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글=최현주 기자

사진=김도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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