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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순결을…" 선데이서울 기억하는 중년男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그저께 저녁 서울 사직공원 부근에 자리한 역사전문 출판사 ‘푸른역사’를 찾았다. 출판사가 마련한 연속 기획강좌 ‘한국사 이후의 한국사’를 들어보고 싶었다. 이날의 주제는 ‘유신체제기 성(性) 정치와 대중문화-선데이서울을 중심으로’. 한국현대정치사상을 전공한 이상록 국사편찬위원회 편사연구사가 강사로 나섰다.

[분수대] ‘선데이서울’로는 ‘응답하라 1997’에 응답하지 못한다



 1968년 창간돼 91년 생을 마감한 주간지 ‘선데이서울’은 긍정적 의미든 부정적 의미든 우리나라 장·노년층에게 ‘추억의 코드’다. 개인적으로 사춘기 시절 서울신문 지사장을 아버지로 둔 동네 친구 덕분에 그 집 골방에 산더미처럼 쌓인 선데이서울을 숨 죽여가며, 그러나 마음껏 섭렵한 기억이 있다. 68년 9월 창간호 6만 부가 발매 2시간 만에 매진됐고 78년에는 부수 23만 부를 기록할 정도로 대단한 인기였다.



 강의에서 이상록 박사는 ‘여성이 순결을 잃을 때’ ‘행실 나쁜 아내와 막벌이꾼의 순정’ ‘별들의 고향과 내 마음속의 경아’ 등 70년대 선데이서울 제목과 기사를 예시하며 유신시대 성과 정치의 관계를 분석했다. 주간지라는 형식이 급속한 산업화 과정에서 형성된 노동계층이 소비하기에 알맞았다고 지적했다. ‘보람찬 내일, 10월 유신의 미래상’ ‘민청학련이 노린 폭력혁명의 내막’ 같은 제목에서 선데이서울에 담긴 정치적 의도를 짚으면서도 “억압과 저항의 패러다임만으로 현상을 이해하는 데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성이라는 게 워낙 다면적이고 다층적이기 때문일 것이다.



 선데이서울에 대해서는 지난달 열린 학술대회에서도 세종대 임종수(신문방송학) 교수가 주제발표를 했다. 그는 ‘남성의 관음증을 충족시키고 여성을 상품화하는 동시에, 정치 문제로부터 대중의 관심을 떼어내 독재정권과 공생하는 관계’였다고 해석했다.



 복고(復古)는 상대적이다. 중년 이상이 선데이서울을 기억한다면 ‘응답하라 1997’ ‘건축학개론’은 90년대에 고교 시절을 보낸 30대를 겨냥한다. 역사학계에선 요즘 70년대를 연구 주제로 삼는 이가 늘었다 한다. 40년이 지났으니 학문적으로 시야에 넣을 때가 됐다는 이유 외에 지난해 대선으로 촉발된 박정희 시대에 대한 관심이 큰 계기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운영 코드를 그 누구도 자신 있게 감 잡지 못하는 지금, 대통령이 정치 일선에서 활약하던 70년대를 살피면 실마리가 잡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을 법하다.



 중요한 것은 역시 소통이다. 성 이미지 소비 행태도 선데이서울 시절 주간 단위에서 인터넷을 통한 실시간 빛의 속도로 바뀌었다. 70년대식 소통 방식으로 ‘응답하라 1997’ 세대로부터 응답이 나올 리 만무하다. 새 정부가 여러모로 깊이 고민할 대목이다.



노 재 현 논설위원·문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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