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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은 비용으로 전원주택 살자…실속형 전·월세 수요 는다

강원도 횡성에서 전원생활을 하는 이숙자씨 부부. 이씨는 “직접 자연에서 키운 채소를 먹기 때문에 이만한 ‘웰빙’이 없다”고 말했다. 요즘 전원주택 시장에는 비용 부담을 낮춰 저렴하게 거주하려는 실속파들이 늘고 있다.
‘임대’ 늘고, ‘매매’ 줄고-. 요즘 전원주택 시장에서 나타나는 두드러진 현상이다. 땅값 전망이 불투명해지자 시장에 투자자는 사라지고 실수요자들만 남았기 때문이다. 같은 전원주택에 살더라도 비용은 최대한 줄이고 만족도는 극대화하겠다는 것이다.

요즘 수요자들이 선호하는 전원주택은 ‘임대형’이다. 비용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직접 땅을 사고 집을 짓는 대신 ‘전세’나 ‘월세’를 주로 찾는다. 서울 송파구에 직장을 둔 김모(38) 씨는 최근 경기도 양평군의 한 전원주택(165㎡)으로 전셋집을 옮겼다. 방 4개, 2층짜리 목조주택인데 전세 보증금이 2억5000만원에 불과하다. 이사 전 김 씨가 살던 서울 광진구의 아파트(전용면적 85㎡) 전셋값(3억5000만원)보다 싸다. 김씨는 “최근 심야전기 요금이 올라 난방비가 두 배 가량 늘었지만 주거환경이 아파트보다 좋아 만족한다”고 말했다.

중기 임대형 전원주택도 인기다. 넓은 집을 두 가구로 쪼개 집 주인과 임차인이 함께 사는 구조다. 대표적인 게 ‘캥거루 하우스’다. 주택 내부 공간을 주인용 공간(56㎡)과 임대용 공간(33㎡)으로 구분해 ‘한 지붕 두 가족’ 생활이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임대용 공간은 대개 6개월∼1년 단위로 세를 준다. 한 달 임대료가 65만원 선이지만 찾는 사람이 많아 공실이 거의 없는 편이다. 김경래 OK시골 대표는 “적은 비용으로 전원생활을 누리려는 장기 요양자, 예술 작가 등의 수요가 많다”고 말했다.

장기 휴양형 민박인 지뜨(Gite, 프랑스의 농촌민박)도 관심을 끌고 있다. 집 크기를 20∼30㎡로 줄이고 불필요한 시설을 없앤 ‘다이어트’형이다. 기존의 펜션과는 달리 한달 단위로 임대를 준다. 강원도 홍천에서 지뜨를 운영하고 있는 알지카사 이동형 대표는 “임대료가 하루 5만∼6만원 선이다 보니 힐링 등을 위해 찾는 사람이 꾸준하다”고 전했다.

요즘 소비자들은 전원생활을 위해 땅을 사고 집을 짓더라도 작고 싼 것을 주로 찾는다. 그래서 지난해 뜬 게 소형 전원주택 공동구매다. 은퇴를 앞둔 나홍석(51) 씨는 지난해 6월 한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바닥 면적 19㎡짜리 목조주택을 1090만원에 공동구매 방식으로 장만했다. 시중가보다 30% 정도 싼 값이다. 그는 이렇게 구입한 집을 충북 보은의 밭에 설치해 놓고 주말 농사를 짓는다. 전원생활에 단계적으로 적응하기 위한 일종의 베이스 캠프로 활용하는 것이다. 시골 정착에 실패했을 경우 비용 손실을 최소화하겠다는 목적도 있다. 그는 “은퇴하기 전까지 주말마다 내려와 적응기간을 거친 뒤 어느 정도 자신이 붙으면 본격적인 전원생활에 들어갈 계획”이라며 “이 때 본채를 따로 짓고 쓰던 작은 집은 손님용 부속채로 활용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1990년 후반 외환위기(IMF)를 전후해 나왔던 ‘동호인’ 전원주택도 다시 인기다. 서울 갈현동에 사는 오한철(59)씨 부부는 지난해 4월 강원도 홍천 주말주택(건축면적 137㎡)을 지었다. 땅을 사고 집을 짓는데 모두 5억원 정도 들었다. 오 씨는 “지인 2명과 함께 가격이 싼, 덩치 큰 땅을 구입한 뒤 쪼개서 나누는 방식으로 비용을 10∼20% 가량 절약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발품을 많이 팔아 싸고 좋은 전원주택을 구하는 ‘짠돌이’ 수요자도 부쩍 늘었다. 강원도 횡성 구리봉마을 이숙자(66) 씨는 2008년 남편과 함께 싸고 좋은 집터를 구하기 위해 발품을 수없이 팔았다. 그러다 분양에 애를 먹던 한 개발업자가 주변 시세보다 싸게 내놓을 단지형 전원주택지를 발견했다. 땅(710㎡)을 사고 집(바닥면적 132㎡)을 짓는데 2억3000만원이 채 안 들었다. 같은 크기의 주변 전원주택 시세(3억원)보다 20% 이상 싼 가격이다.

 전세용 전원주택을 구할 때는 전기요금 등 관리비가 어느 정도인지 따져봐야 한다. 최근 심야 전기 요금이 두 배 이상 급등했기 때문이다. 전원주택 전문업체인 정일품송 강석찬 사장은 “전기 절약을 위해 벽난로 등 보조 난방을 놓는 게 장기적으로 유리하다”고 말했다. 장기 임대 전원주택은 주택 구조를 먼저 따져봐야 한다. 사생활을 보호받기 위해서는 현관·욕실이 독립된 집이 좋다.

 싸게 땅을 사고 집을 지으려는 전원주택 수요자는 하자 문제 등을 세밀하게 따져봐야 한다. 비용만 따지다 보면 정작 중요한 품질을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동호인 방식으로 전원주택 부지를 마련할 경우 분할이 가능한지 사전에 반드시 확인해봐야 한다. 지자체에 따라서는 토지 분할 횟수를 필지당 1회로 제한하는 곳도 있다. 대부분 인터넷을 통해 진행되는 공동구매는 실물 확인이 어렵기 때문에 하자 문제에 특히 신경을 써야 한다. 가급적 공신력 있는 업체가 진행하는 곳이 유리하다.

글·사진=김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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