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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3% 금리 못 참아’ DLS에 빠진 큰손

5조원을 운용하는 한 기금은 지난해 5월 새로운 형태의 파생결합증권(DLS)에 200억원을 투자했다. 글로벌 운용사 핌코의 고수익채권펀드·프랭클린템플턴과 핌코의 이머징 채권펀드 등 3개의 채권펀드에 연계된 DLS로, 전에 없던 구조로 설계됐다. 원금은 보장되고 기초자산인 펀드에서 수익이 발행하면 그 80%를 받는다. 만기는 3년, 수익은 1년마다 지급된다. 기대와 달리 기초자산인 채권펀드 값이 내려가면 투자 대상이 미국 국채로 바뀌는 안전장치도 붙어 있었다.


 이 기금은 국공채 등에 주로 자금을 운용해 왔다. 그러나 낮아지는 금리를 더 견디기 어려워 대안으로 DLS를 선택했다. 당시 유럽 재정위기가 다시 불거져 코스피 지수가 1700대까지 내려가는 등 금융시장이 불안해 주식 같은 위험자산 투자도 어려웠다. 10개월이 지난 지금, 가입한 DLS의 기초자산 채권 펀드는 9% 넘게 올랐다. 앞으로 두 달간 이변이 없다면 약 8%의 연 수익을 얻게 된다. 시험적으로 해본 DLS 투자에 만족한 이 기금은 지난달 비슷한 DLS에 200억원을 또 넣었다.

 연기금·공제회·보험사 같은 기관투자가와 개인자산가 등 ‘큰손’ 사이에 DLS가 인기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평균 2조원어치의 사모 DLS가 매달 발행되고 있다. 기관과 개인 자산가가 주로 투자하는 것이 사모형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011년 3월 7233억원이던 사모 DLS 발행액은 지난해 8월 2조8576억원까지 늘었다. 올 들어서도 1월에 1조8560억원이 발행되는 등 인기가 지속되고 있다.

 전문가가 먼저 알아본 DLS에 개인도 투자를 늘리고 있다. 개인용인 공모 DLS도 급증하는 추세다. 지난해 1월 공모 DLS는 953억원어치 발행됐다. 올 1월에는 3436억원 발행돼 1년 만에 260% 증가했다.

 DLS는 주식, 이자율, 환율, 석유, 금 등 기초자산의 가격 움직임에 따라 얻는 금융상품이다. 기초자산 종류와 투자 기간, 원금 보장 여부 등 수없이 다양한 상품이 나올 수 있다. 원금은 보장받고 3%대인 은행 예금금리보다는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게 요즘 잘 팔리는 DLS의 매력이다. 원금 손실 가능성을 극도로 싫어하는 큰손의 투자 성향에 잘 맞는다.

 엔화, 위안화, 채권펀드, 상장지수펀드 등을 기초자산으로 한 것이 요즘 뜨는 DLS다. 위안화 DLS는 달러 대비 위안화 강세에, 엔화 DLS는 엔화 약세에 건다. 만기가 됐을 때 기초자산의 가치가 미리 정한 조건만큼 상승(또는 하락)하면 4~10%의 수익을 얻는다.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원금만 받는 구조다.

 채권펀드를 기초자산으로 한 DLS에는 핌코, 얼라이언스번스틴, 프랭클린템플턴 등 외국 대형 운용사의 펀드가 주로 사용된다. 여기 연계한 DLS에 투자하면 원금은 보장받고, 수익은 그 펀드의 70~80%만 얻게 된다. 펀드에 간접 가입하는 셈이다.

 서로 다른 기초자산 여러 개를 섞어 위험을 낮추는 ‘하이브리드’도 요즘 DLS의 추세다. 주식(코스피), 채권(미 국채지수), 금, 달러 원 환율 등 서로 상관관계가 낮은 자산으로 투자 바구니를 만든다. 이 밖에도 각종 금리나 원자재 가격, 상장지수펀드(ETF)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것 등 하루에도 수십 종의 DLS가 증권사를 통해 쏟아진다. 개인은 공모 DLS를 통해 투자할 수 있는데, 큰손에게 판매되는 사모형과 구조가 같은 것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사모 DLS는 투자 자금의 성향에 맞게 목표수익 수준과 위험도 등을 맞춤형으로 설계해 주지만 공모형은 이런 판단을 투자자 스스로 해야 한다. 원금 보장 여부도 상품마다 다르다. 대부분의 DLS는 상품 안에 안전장치가 녹아 있지만 투자자가 이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 김용석 한국투자증권 파생상품영업부 팀장은 “원금 보장이 가능하고, 예상이 맞을 경우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DLS는 저금리 시대의 괜찮은 투자 대안”이라며 “기초자산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어서 전문 투자자나 투자 경험이 풍부한 개인에게 적합하다”고 말했다.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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