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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부친의 은인 백선엽 장군 “강한 동맹 있어야”

박근혜 대통령이 13일 청와대에서 국민 원로들과 오찬간담회를 했다. 왼쪽부터 백선엽 대한민국육군협회 회장, 박 대통령, 이인호 아산정책연구원 이사장, 김시중 전 과학기술처 장관, 박영식 대한민국학술원 회장. [청와대사진기자단]


박근혜 대통령이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은인(恩人)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했다. 백선엽 대한민국육군협회 회장이 주인공이다. 박 전 대통령은 1949년 좌익 활동을 한 혐의로 사형을 구형받았었다. 당시 육사 교관이던 박 전 대통령이 셋째 형 상희씨의 친구 초청으로 참석했던 향우회가 문제가 됐다. 향우회 참석자들이 대부분 좌익 인사였던 탓이다. 군은 박 전 대통령에게 ‘군 병력 제공죄’로 사형을 구형했고, 결국 임시 군사법정에서도 무기징역이 선고됐다.

박 대통령, 원로 초청 청와대 오찬



 생사의 기로에 선 박 전 대통령을 구한 사람이 바로 백선엽 당시 육군본부 정보국장이었다. 백 회장은 박 전 대통령의 만주 군관학교 선배다. 명백한 ‘누명’이라고 확신한 백 회장은 동료 20명의 보증서를 받아 제출했고, 박 전 대통령은 무죄로 풀려났다. 그가 사형을 당했거나 평생을 감옥에서 지냈다면 18년간 집권한 ‘대통령 박정희’는 태어나지도 기록되지도 못했을 것이다.



 박 전 대통령과의 인연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누명은 벗었지만 보직을 받지 못한 박 전 대통령에게 육군본부 정보국 문관 자리를 추천한 것도 백 회장이다. 재기와 함께 집권을 위한 정치적인 기반까지 만들어준 셈이다. 백 회장은 1950년 6·25전쟁이 발발한 뒤 전쟁영웅으로 승승장구했다. 훗날 집권에 성공한 박 전 대통령은 그에게 보은(報恩)을 했다. 박 전 대통령은 퇴역한 백 회장을 주프랑스 대사와 교통부 장관으로 임명했다.



 60년이 흘러 박 전 대통령의 딸이 아버지의 은인을 청와대로 불러 식사를 대접했다. 국민원로 대표 12명의 자격이었다. 오찬엔 백 회장과 이만섭 전 국회의장, 이홍구 전 국무총리, 남덕우 전 국무총리, 조순 전 한나라당 총재, 박영식 대한민국학술원 회장, 김시중 전 과학기술처 장관, 이인호 아산정책연구원 이사장, 박상증 아름다운재단 이사장, 안병직 사단법인 시대정신 명예이사장, 이배용 전 이화여대 총장, 서영훈 전 민주당 대표 등이 참석했다. 박 대통령은 “원로님들께서 우리 사회의 큰 기둥 역할을 해 주셔야 할 때”라며 “위기를 극복하고 국민의 어려움을 극복해 나갈 수 있도록 많은 고견을 달라”고 요청했다. 대통령의 바로 왼쪽에 앉아 있던 백 회장은 “박정희 대통령 시절 북한의 특공대가 문 앞까지 왔고, 전두환 대통령은 랑군(양곤)에서 일대 봉변을 당했다. 북한을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강력한 동맹국 없이는 전쟁에 돌입해서는 안 된다”며 “대통령께서 용기와 결단으로 국가를 영도해 주시기를 간절히 빈다”고 당부했다. 박 대통령이 모두발언에서 “어떠한 희생을 치르더라도 대한민국과 국민의 안전은 확실하게 지켜내겠다”고 밝힌 다짐에 대한 화답이었다.



 다른 원로들도 고언을 아끼지 않았다. 이만섭 전 국회의장은 “박정희 대통령보다 더 뛰어난 통일 대통령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전 의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도 “큰 정치를 위해 정부조직법은 대통령이 야당의 의견을 수용해서 양보하는 게 좋다. 아량을 보이고 양보하면 전 국민이 좋아하고 박수 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대통령도 절대 안 된다고 하지 않았고, 간곡하게 말했으니 대통령이 신중하게 생각해 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영식 대한민국학술원 회장도 “북한의 핵보유 영구화를 막아야 한다”며 “안보에 관한 한 박 대통령이 단호함을 보이기 바란다”고 말했다. 조순 한·러 문화경제협회 명예회장은 한·미 정상외교의 중요성과 함께 진전된 한·중 관계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익명을 요청한 한 참석자는 북핵 문제 등에 대한 강력한 요구가 많았다며 대화의 주요 내용을 전했다. 참석자들 사이에서 “우리가 독자적으로 핵개발을 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표명하는 게 어떻겠느냐”거나 “미국의 핵우산에 늘 의존할 수 없다. 우산을 씌워주다 팔이 아프다고 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등 핵개발의 필요성을 강조한 발언이 이어졌다고 한다. 한 참석자는 “과학기술계의 요구가 많다. 독자적인 안보 태세를 갖추기 위해 핵개발을 준비하는 것은 어떤가”라고도 했다.



 ◆“100원 있으세요?”



박근혜 대통령은 오전엔 서울 양재동 농협하나로클럽과 농산물 직거래 장터를 방문했다. 농축산물의 유통 실태를 점검하고 유통구조 개선을 통해 물가를 잡겠다는 의지다. 매장을 방문한 박 대통령은 딸기와 돼지고기, 나물 등 1만2200원어치를 구입했다. 그런데 계산대 앞에서 지갑에 현금이 부족하자 보좌진에게 “100원 있으세요? 200원이면 되겠네요”라고 물은 뒤 1000원짜리 지폐 한 장을 건네받아 계산을 했다.



 매장 시찰 뒤에 이어진 간담회에서 박 대통령은 “농축산물의 유통구조가 복잡해 (불필요한 유통 마진이) 채소류는 70%, 과일류는 50%에 달한다”며 “유통구조 개선이 농축산물 가격 안정의 근본적인 대책”이라고 강조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현재 최대 7단계에 달하는 유통구조를 대폭 줄이고, 생산자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하는 2단계 유통구조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태화·이소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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