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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α금리가 ‘그림의 떡’인 사람들

[일러스트=차준홍 기자]

중소기업에 다니다 은퇴한 강모(64)씨는 신문에 ‘스마트 금융’ 얘기만 나오면 페이지를 넘긴다. 스마트폰을 사용한 적이 없다 보니 읽어도 이해 못하는 내용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강씨는 “예전에 인터넷뱅킹을 배우는 데도 시간이 제법 걸렸다”며 “스마트폰으로 금융상품에 가입하면 이자를 더 준다는데, 사용법을 모르니 배만 아프다”고 하소연했다.

 추가 금리를 주는 스마트폰·인터넷 전용 금융상품이 ‘그림의 떡’인 사람들이 있다. 바로 정보기술(IT) 활용 능력이 떨어지는 중장년·저학력층 고객들이다. 첨단 IT기기를 활용할 줄 아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간의 정보격차로 불이익·차별 등이 발생하는 ‘디지털 디바이드(Digital Divide)’가 금융에서도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13일 은행권에 따르면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연 2%대까지 떨어질 정도로 금리가 박하다. 연 3%대 후반의 금리를 주는 상품은 온라인 가입을 전제로 한 상품 정도만 남아 있다. 창구가 아닌 스마트폰으로 상품에 가입하고 댓글을 달거나, 온라인 추천을 통해 금리 우대를 받는 식이다.

 스마트폰 전용상품인 신한은행 신한스마트적금은 최고 연 3.8%, 하나은행 e플러스정기예금은 연 3.35%의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국민은행의 ‘KB Smart★폰 적금/예금’은 앱상에서 아이콘을 적립하고 추천을 받으면 적금은 최대 0.5%포인트, 예금은 0.3%포인트의 우대 금리를 준다. NH농협은행의 ‘꿈이룸 예·적금’도 앱 등을 통해 자신의 목표를 설정하고 댓글·추천을 받으면 적금은 최대 0.7%포인트, 예금은 0.5%포인트의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다.

 IT기기 사용에 익숙한 젊은 층은 이런 혜택을 쉽게 누린다. 하지만 IT ‘까막눈’인 일부 중장년·저학력층엔 남의 얘기일 뿐이다. 스마트금융에 소외된 이들은 여전히 발품을 팔며 은행 영업점을 방문해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발표한 ‘국내 모바일뱅킹 이용자의 금융행동 분석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은행 고객 중 모바일뱅킹을 이용하는 60대는 21.9%에 불과하다. 20대(59%)의 거의 3분의 1 수준이다.

  금융소비자원 조남희 대표는 “스마트폰을 갖고 있지만 전화와 문자메시지 보내는 기능만 이용하는 소극적 사용자까지 감안하면 금융권의 디지털 디바이드가 생각보다 심각할 것”이라며 “금융혜택의 모바일 ‘쏠림’ 현상이 심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소외계층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이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것은 비단 금리뿐이 아니다. 펀드는 똑같은 구조라도 온라인으로 가입하면 수수료가 더 싸다. 증권 매매수수료도 온라인·모바일 거래가 전화나 지점을 통하는 것보다 10분의 1 수준으로 저렴하다. 또 은행을 직접 찾아가는 데 시간과 비용이 더 들고, 모바일과 담을 쌓다 보면 이를 통해 제공되는 다양한 정보를 놓치는 일도 부지기수다.

 일부 전문가는 스마트폰 이용자와 비이용자 사이의 이 같은 정보격차가 심각한 사회적 갈등을 유발할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디지털 디바이드가 단순한 ‘정보 접근’의 문제에서 앞으로는 정보 활용에 따른 ‘금전적인 혜택’의 문제로 진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정구(성균관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 한국서비스마케팅학회장은 “미래 고객인 20~30대를 노리고 스마트폰뱅킹 마케팅을 벌이는 것은 좋지만, 베이비붐 세대 같은 중장년층도 은행으로선 놓칠 수 없는 고객”이라며 “이들이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맞춤형 금융서비스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금융감독 당국은 모든 고객에게 돌아갈 금융혜택이 스마트 금융에만 치우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점검을 벌일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나친 금리우대 쏠림 현상이나 과당경쟁 등은 없는지 스마트금융 전반을 스크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글=손해용 기자
일러스트=차준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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