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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현직 검사 청와대 파견 금지 공약, 공약되나

이가영
사회부문 기자
지난해 대선 당시 박근혜 대통령 캠프에서 일했던 이들은 한결같이 “공약 만들기가 너무 어렵다”고 했다. 국민과의 약속을 중시하는 박 대통령이 말로만 그칠 공약은 아예 내놓지 못하게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최종 결정돼 발표한 공약들은 실천 가능성과 재원 조달 방법들을 꼼꼼히 따져 통과된 것들이었다. 그러나 박 대통령 취임 3주도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벌써 공약(公約)이 ‘공약(空約)’화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현직 검사의 청와대 파견 금지 공약이다.



 13일 법무부에 따르면 사법연수원 30~31기에 해당하는 3명의 검사가 최근 사표를 냈다.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으로 내정됐기 때문이다. 모두 임용된 지 10여 년 된 앞날이 창창한 검사들이다. 이에 앞서 이달 초엔 이중희 당시 인천지검 부장검사가 사표를 내고 민정비서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 비서관은 지난달 중순 내정됐지만 현직 검사 파견 금지 공약 때문에 임명되기까지 큰 논란과 진통을 겪었다. 그런데 이 같은 논란이 채 가라앉기도 전에 또 현직 검사들이 청와대행을 이유로 줄줄이 사표를 낸 것이다.



 1997년 당시 야당이던 국민회의가 주도해 개정된 검찰청법에 따르면 현직 검사는 청와대 파견근무를 할 수 없다. 그러나 이후 집권한 김대중 정부부터 이명박 정부에 이르기까지 현직 검사 수십 명이 청와대에서 근무했다. 법 위반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 사표를 내는 모양새는 갖췄지만 청와대 근무 후엔 대부분 검찰로 복귀했다. 법 개정 이후 15년간 현직 검사로 청와대에 들어갔다 다시 검찰로 돌아오지 않은 사람은 노무현 정부 때 민정비서관을 지낸 신현수(55) 변호사가 유일하다. 청와대와 검찰이 ‘재임용’을 보장해서다. 정권이 바뀌어도 이런 관행은 이어졌다. 그때마다 편법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박 대통령은 검찰의 중립을 위해 현직 검사 파견 금지를 공약으로까지 내세웠다. 하지만 정권 출범 초부터 이를 거스르는 편법 인사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정치권과 법조계에선 “사정기관의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민정수석실에 근무할 적임자는 역시 검사”라는 현실론도 나온다. 만일 박 대통령이 이런 현실론을 받아들인 것이라면 정권을 잡기 전과 잡은 후 생각이 바뀌었다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 물론 행정관으로 가는 젊은 검사들까지 검찰로 복귀하지 못하도록 막는 것은 꼭 바람직하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국민에게 공개적으로 내세운 약속을 지키는 게 더 중요하다. 이게 바로 박 대통령이 강조해 온 신뢰와 원칙 아닌가.



이 가 영 사회부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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