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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용산의 실패 … 거품 시대의 종언 돼야

총 사업비 31조원 규모로 ‘단군 이래 최대 프로젝트’라는 서울 용산역세권개발이 결국 ‘단군 이래 최대의 빚잔치’로 전락하게 됐다. 시행사인 드림허브가 어제 정오까지 ABCP(자산담보부기업어음)에 대한 이자를 최종 납부하지 못해 사실상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태에 빠졌다. 앞으로 청산 절차를 밟게 되면 수조원대의 사업 손실을 놓고 코레일과 민간 출자회사들, 그리고 용산 주민들 사이에 줄소송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당초 코레일의 재무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시작된 용산역세권 개발은 서울시의 한강르네상스 과욕에다 용산 주민들의 개발 이익 환상까지 얹어져 무리하게 진행돼 오다 6년 만에 좌초한 셈이다.



 더 이상 사업이 재추진되리라는 기대는 부질없어 보인다. 인천 송도나 서울 여의도·뚝섬 등지에 솟아오른 수많은 마천루들도 부동산 침체의 치명타를 맞아 공실(空室)이 넘쳐나고 있지 않은가. 따라서 재기 불능에 빠진 용산역세권개발도 지금부터 출구전략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어차피 실패 책임과 손실 분담은 법정에서 가려질 것이다. 다만 이대로 가면 공기업인 코레일이 완전 자본잠식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개발 계획을 완전 백지화할지, 아니면 현실적으로 개발 가능한 지구부터 규모를 축소해 단계적으로 개발할지 원점에서 정밀하게 재검토해야 할 것이다.



 일부에서 요구하는 공영개발이나 재정 투입은 경계해야 한다. 한 번 잘못된 선례를 남기면 다른 지자체들이 발을 담그거나 민간 주도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설거지하는 데도 혈세를 쏟아 넣게 된다.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PF의 ABCP만 해도 줄잡아 27조원에 육박하는 현실을 감안해야 한다. 다만 이대로 손 놓고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는 없다. 국토교통부와 서울시, 코레일은 교통 정리와 함께 새로운 해법을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용산역세권개발을 두고두고 실패학(失敗學)의 교본으로 삼아야 한다. 더 이상 정치권과 지자체의 무리한 부동산 개발은 꿈조차 꾸지 말아야 한다. 부동산 침체기에 장밋빛 수요 예측과 탐욕은 참사를 부르기 마련이다. 침몰하는 용산역세권개발이 거품 개발 시대의 종언이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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