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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자원 팔아 중국산 수입 … 차이나프리카의 그늘

콩고민주공화국 남부 루붐바시 인근에 있는 중국계 소유 구리 광산. 중국인 관리자의 감독 아래 현지 노동자들이 품질 평가를 위해 채굴한 구리 원석을 펼쳐놓고 있다. 중국 소유의 광산이 루붐바시 인근에만 수백 곳에 이른다. 이 구리를 팔아 얻은 돈 대부분은 중국산 공산품을 사들이는 데 쓰인다. [루붐바시=박종근 기자]


#콩고민주공화국(DR콩고) 남부 광산도시 루붐바시에서 북쪽으로 70㎞를 더 가자 광활한 노천 구리광산이 나타났다. 중국계 자본이 개발한 이곳은 매일 순도 5%의 구리 2000t을 생산한다. 현재 지표면 12m 아래까지 팠고, 앞으로 지하 120m까지 캐낼 예정이다. 확인된 구리 매장량만 30만t이다. 루붐바시 인근에 이런 광산이 수백 곳이 넘는다. 대부분 중국 자본 소유다. 루붐바시 인구 200만 명 중 5만 명이 중국인이다. 중국은 효과적인 광산 개발을 위해 광산지역을 중심으로 이동통신사 CCT(콩고 차이나텔레콤)도 차렸다. 루붐바시 인근의 고속도로와 톨게이트 역시 중국 자본으로 지어져 수익 일부가 중국으로 간다.

중국, 7개국에 경제특구 조성
광산개발 등 작년 22조원 투자
중국인 수백만 데려가 일 맡겨
“아프리카 국민 일자리 도움 안 돼”



 #우간다의 수도 캄팔라를 가로지르는 진자 로드. 대형 바구니를 짊어진 행상들이 퇴근길 차량으로 꽉 막힌 도로 사이에서 흥정을 한다. 파는 물건은 지도, 국기, 10개입 두루마리 휴지 등 다양하다. 모기 퇴치용품을 팔던 상인에게 어디 제품이냐고 묻자 “중국 배들이 컨테이너째로 싣고 들어온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품목도 죄다 ‘메이드 인 차이나’다. 우간다에선 관공서 건물도 ‘중국산’이다. 대통령과 총리 업무실이 들어설 9층짜리 쌍둥이타워는 최근 내부 인테리어공사까지 마쳤다. 중국이 공사비 2700만 달러(약 296억원)를 댄 건물 신축엔 중국 근로자들이 참여했다.



 차이나프리카(Chinafrica). 중국과 아프리카의 친밀감을 강조하던 이 단어가 2009년 ‘현실’이 됐다. 그해 중국은 10여 년간 아프리카 최대 무역국이었던 미국을 제치고 제1파트너로 올라섰다. 2006년 제3회 중국·아프리카협력포럼에서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올 아프리카 투자액을 50억 달러로 늘리겠다”고 선언했다. 투자액은 2009년 100억 달러, 2012년 200억 달러로 급증했다. 중국의 아프리카 중시 정책은 시진핑(習近平) 시대에도 변함없다. 시 총서기는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국가주석직을 물려받으면 곧바로 탄자니아·남아프리카공화국·콩고공화국 등 아프리카 국가들을 순방할 예정이다.



 중국의 아프리카 밀착은 무엇보다 자원 때문이다. 급속한 도시화와 중산층 성장에 압박받는 중국은 아프리카 광물·천연자원을 시장가보다 높게 ‘사재기’하고 있다. 이렇게 아프리카로 흘러 들어간 현금은 다시 중국산 공산품을 사는 데 쓰인다. 지난해 아프리카의 대중국 수입 비중은 18%로 2002년(4.5%)에 비해 4배로 늘었다. 중국은 보다 손쉬운 투자·생산을 위해 자국 전용 경제특구도 에티오피아 등 7개국에 조성했다.



 문제는 이런 특구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올릴지라도 일자리 창출엔 도움이 안 된다는 사실이다. 중국 회사들은 대규모 프로젝트를 따면 자국에서 노동자를 데려온다. 아프리카에 이런 식으로 건너온 중국인이 수백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아프리카의 GDP 성장률이 연간 10%를 웃돌아도 실업률이 수년째 20~30%대에 머무르는 이유다. “중국은 아프리카 정부의 친구는 될 수 있어도 국민의 친구는 될 수 없다”는 말까지 나온다. 이처럼 차이나프리카가 앞으로 ‘악몽’이 될지 모른다고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지난 12일 파이낸셜타임스 기고를 통해 “중국의 신식민주의를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한 라미도 사누시 나이지리아 중앙은행 총재 같은 이들이 대표적이다.[중앙일보 3월 13일자 23면]



 우간다 주재 중국대사관의 저우샤오밍(51) 경제참사관은 이런 비판을 부인했다. 그는 “과거 우간다를 식민 지배한 영국은 그들만의 법을 만들고 따르길 강요했지만 우리는 현지 법을 존중하고 프로젝트를 통해 참여한다”고 반박했다. 에티오피아에서 만난 드베이 테데세(49) 아프리카 안보문제연구소(ISS) 수석연구원도 “중국에 대한 사회 불만이 쌓이고 있긴 해도 중국은 매력적인 비즈니스 파트너”라고 말했다.



특별취재팀=박소영(모로코·튀니지)·강혜란(르완다)·유지혜(나이지리아·세네갈)·이현택(케냐·DR콩고)·민경원(우간다·에티오피아) 기자,

사진=박종근·김도훈 기자



취재협조=KOI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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