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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어치 하게 … 10년 지나도 예뻐보이게 … 디자인의 힘!

1 델 XPS 12. 2013 제품 디자인 컴퓨터 부문 골드 수상. 힌지를 활용해 노트북 모니터를 돌릴 수 있도록 한 획기적인 디자인이다. 사무용 뿐만 아니라 엔터테인먼트용으로 사용하기에도 적합하다. 2 삼성전자 서남아향 이조식 세탁기. 2013 제품 디자인 부엌/주방 부문 골드 수상. 서남아 현지 특성을 반영해 뚜껑으로도 사용 가능한 이동식 빨래판을 장착했다. 또 세탁실이 별도로 없어 보관 위치와 사용 위치가 다른 환경을 고려해 이동이 편리하도록 세탁기에 바퀴와 손잡이를 달았다. 3 아우디 A3. 2013 제품 디자인 운송 수단 부문 골드 수상. “오늘날 자동차 산업에서 볼 수 있는 최고의 인테리어 디자인”이라는 평을 받았다.
디자인이 곧 수퍼모델이자 마케팅 포인트인 시대다. TV나 광고를 보면 상품을 광고할 때 주요 디자인 어워드 수상 실적이 따라 붙는 것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품질이 중요하던 시대에는 KS마크가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디자인이 전략인 시대에는 디자인 어워드 수상 로고가 무시 못할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류의 삶을 풍요롭게 만든 디자인의 의미와 가치를 평가하는 척도인 디자인 어워드는 세계적으로 다양한 종류가 있지만 iF(International Forum, www.ifdesign.de)는 가장 오랫동안 그 일을 해왔다. 1953년 독일에서 만들어져 올해로 60주년을 맞은 iF는 독일의 레드돗(reddot), 미국의 IDEA와 함께 세계 3대 어워드로 꼽힌다.
iF 디자인 어워드에는 해마다 50여 개국에서 4000개가 넘는 작품이 접수된다. 커뮤니케이션, 패키징, 프로덕트 부문으로 나눠 최고 작품에 골드를 수여하는데, 디자인계의 오스카 상이라 불릴 만큼 디자이너들의 명예의 전당 역할을 하고 있다. iF 60년을 짚어보았다.

4 아이폰5. 2013 제품 디자인 전자 통신 부문 골드 수상. 화면이 더 커졌지만 여전히 한 손으로 사용하기에 불편함이 없도록 했다. 5 쿠카(KUKA) 로보터 KR 270 콴텍 울트라. 2013 제품 디자인 산업로봇 부문 골드 수상. 마치 사람의 팔처럼 움직이도록 한 산업 로봇. 구조적인 디자인의 아름다움을 잘 보여준다. 6 삼성 컬러 프린터 시리즈. 2013 제품 디자인 컴퓨터 부문 골드 수상. 용지 공급 부분과 조작 부분의 컬러를 달리해 사용자가 직관적으로 제품 조작부를 알 수 있어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7 무지 가습기. 2013 제품 디자인 레저/ 라이프스타일 부문 골드 수상. 별다른 설명 없이 직관적으로 제품의 기능과 사용법을 알 수 있는 디자인. 단순한 형태라 제품을 관리하기도 쉽다.
매년 50여 개국서 4000개 넘는 작품 응모
iF는 20세기 중반부터 경제 침체기와 활황의 굴곡을 함께 지나며 시대상과 디자인의 변천사를 그대로 담아왔다. 특히 1960년대는 전문성이 돋보였던 시기로 평가되는데, 오직 본질적이고 기능적인 요소에만 초점을 맞춰 심사했다. ‘장식은 범죄’라고 했던 건축가 아돌프 로스(Adolf Loos)가 곧 규율이었다. 디터 람스(Dieter Rams)가 이끈 브라운을 비롯해 다임러 벤츠, 폴크스바겐 같은 독일의 대표적인 기업과 베르너 판톤(Verner Panton), 루이지 콜라니(Luigi Colani), 폴 랜드(Paul Rand), 필립 스탁(Philippe Starck), 데이비드 카슨(David Carson) 등 당대 최고의 디자이너들이 이름을 새겼다.
iF가 세계적인 어워드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것은 그 거점이 하노버에 있기 때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를 설명하기에 앞서 5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 보자. 독일 산업연합회(BDI)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된 기업가 필립 로젠탈은 문화와 비즈니스를 결합하는 아이디어를 냈다. 그 결과 53년 ‘산업 제품 디자인 전시회’를 열기로 한 것이 iF의 시작이었다. 바우하우스의 주요 디자이너였던 빌헬름 바겐펠트(Wilhelm Wagenfeld)는 이 전시회를 옹호한 사람 중 한 명이었고, 문화 산업계의 주요 인사들이 구성원이었다. 당시는 경기가 좋았고 산업 및 무역 박람회뿐 아니라 새로운 디자인을 시도하려는 분위기도 충만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연례 경제 성과 전람회’ 개최지로 선정된 이래 하노버는 독일에서도 컨벤션 산업이 활발한 곳이다. 해마다 세계적인 전자 쇼 중 하나인 세빗(CeBIT) 등 다양한 산업 전시가 열린다. iF 디자인 어워드 수상작 전시가 세빗 같은 권위 있는 행사 기간에 열리는 것 또한 iF 홍보와 영향력을 넓히는 데 도움이 됐다. 매년 30만 명 이상이 전시를 보고 갈 정도라니 일단 수상을 하게 되면 전 세계 중요 산업 관계자들에게 노출되는 프리미엄을 갖게 된다는 뜻이다.

8 H9 디자인 ‘인터랙티브 블라인드’. 2013 커뮤니케이션 디자인 리서치 & 디벨롭먼트/ 프로페셔널 콘셉트 부문 골드 수상. 블라인드를 스마트폰과 태블릿PC로 조절할 수 있다. 9 아디다스 마라톤 프로모션 ‘아디다스의 얼굴’. 2013 커뮤니케이션 디자인 크로스미디어 디지털 부문 골드 수상. 마라톤에 참여한 15명의 얼굴이 완주할 때까지 어떻게 변하는지 볼 수 있다. 10 후베이 인선 시네마 필름 ‘픽셀 박스 시네마’. 2013 커뮤니케이션 디자인 숍/ 쇼룸 부문 골드 수상. 중국 후베이에 있는 영화관 실내. 11 게르스텐베르그 출판사 ‘진짜 요리책’. 2013 커뮤니케이션 디자인 출판 부문 골드 수상. 라자냐를 만들 수 있는 레서피가 적힌 요리책을 오븐에 넣으면 진짜 라쟈나를 만들 수 있다.
가장 중요한 심사 포인트는 사용 편리성
iF는 이미 디자이너들 사이에서는 대단한 권위를 가진 ‘브랜드’ 였지만 기업과 일반 대중에게까지 친숙한 로고가 된 데는 올해로 17년째 iF의 매니징 디렉터를 맡고 있는 랄프 비그만(Ralph Wiegmann)의 역할이 컸다. 그는 “iF가 최고의 디자인 어워드가 되는 것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디자인의 가치를 더 널리 알리는 일”이라고 강조하는 인물이다.
“아직도 독일은 물론 세계의 많은 기업 경영자가 디자인의 중요성을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그들에게 디자인의 가치를 알리기 위해서는 내부의 디자이너나 인력이 아닌 제3의 조력자가 필요한데 iF와 같은 권위 있는 기관이 바로 그 일을 하겠다.” 아직 갈 길이 더 남았다는 뜻이다.
비영리단체인 iF는 어워드를 통해 얻은 수익의 상당 부분을 디자인 커뮤니티 발전을 위해 쓰고 있다. 매년 60여 개국에서 1만 5000여 명의 학생이 몰려드는 콘셉트 디자인 어워드는 학생들에게는 참가비를 받지 않고 진행하는데, 곧 자회사를 만들어 독립시킬 예정이다. 이유는 젊은 디자이너들이 영리를 위한 의사 결정에 휘둘리면 안 된다는 것이다. 초창기 설립 의도대로 후원을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기관, 국제적으로 활동하며 언제나 디자인에 헌신할 수 있는 기관이 되고자 한 것인데 상업적이기보다 공익적인 측면이 강하다. 이 때문에 미래의 디자인이 환경, 에너지, 빈곤 같은 사회 문제에 어디까지 관심을 가질 수 있는지에도 주목하고 있다.

12 LG전자 옵티머스 G. 차별화된 사용자 경험 디자인으로 주목받았다. 13 네이버 앱스퀘어 온 투어. 대형 소포 박스 디자인을 활용해 선보였던 앱스퀘어에 바퀴를 달아 이동성을 극대화했다. 14 코웨이 스마트 정수기. 정확한 온도와 양의 물을 받을 수 있도록 한 직관적이고 간단한 터치 방식의 그래픽 유저 인터페이스(GUI)가 특징. 2013 커뮤니케이션 부문 수상. 15 KT 제품 아이덴티티. KT의 통합 브랜드 ‘올레’의 브랜드 마트에서 가져온 ‘올레 커브’를 전 제품에 적용해 제품의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구축했다.
그저 예쁘기보다 사용에 편리한지가 중요
iF는 지금까지 주로 어떤 제품들에 상을 주었을까? 디자인 정상회담이라 불리는, 각국에서 온 다양한 국적의 심사위원들이 가장 중요하게 따지는 것은 사용하는 데 불편함이 없는지, 사용자의 요구를 정확하게 반영한 것인지 등이다. 새로운 기술을 쓰지 않은 것은 문제가 안 되고 오히려 기술이 새로워도 에너지 낭비가 심하면 상을 못 받는다. 스타일이 좋은 제품이 아니라 살 만한 가치가 있는 제품이야말로 iF가 추구하는 목표다.

16 팬톤 체어. 베르너 팬톤이 디자인한 이 유명한 의자는 1971년 iF 디자인 어워드에서 수상했다. 17 OLPC. 2007년 수상작에 선정된 OLPC는 ‘평등한’ 정보 접근과 더 나은 교육을 위해 아이들에게 컴퓨터를 보급하려는 프로젝트다. 퓨즈 프로젝트(fuse project)의 이브 베하(Yves Behar)가 디자인했다. 18 브라운 믹서 MPZ 2. 디터 람스가 디자인한 독일 브랜드 브라운의 믹서. 1982년 수상작이다. 19 푸마 클레버 리틀 백. 판지와 천 소재 가방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패키지. 판지는 부가적인 인쇄나 조립 과정을 필요로 하지 않아 친환경적이다. 2011년 패키지 부문 수상. 20 아이리버 엠플레이어. 미키 마우스를 모티브로 디자인한 엠플레이어. 2007년 국내 최고의 히트 상품이었던 이 MP3는 2008년 제품 디자인 부문에서 수상했다. 21 독일 필기구 브랜드 라미(Lamy)의 가장 대표적인 만년필 사파리(Safari).
애플, 골드 8차례 수상…최다 기록 세워
20세기부터 현재까지 디자인을 말할 때 절대 비켜갈 수 없는 이름인 애플은 아마도 iF의 이런 정신을 잘 설명할 수 있는 브랜드 중 하나일 것이다. 2008년에는 아이팟·아이폰·맥에어 등 신청한 8개 제품이 모두 골드를 받으며 최다 제품 골드 수상의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애플에 골드를 8개 쥐여준 심사위원장 프리츠 프렝클러(Fritz Frenkler)는 “70년대와 80년대의 잘못된 생각은 무엇인가 새롭게 디자인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동안 우리는 너무 많이 디자인했다. 중요한 것은 이미 갖고 있는 가치를 유지하고 연구하는 것이다. 그래야만 뚜렷한 디자인 언어를 가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실 예전에는 기술의 우수함을 복잡한 디자인으로 보여주는 데 집착했다. 복잡한 컴퓨터 알고리즘은 그대로 외관에 드러났다. 미니멀리즘으로 무장한 애플이 등장하기 전까지는.
그러나 이제는 복잡한 심경을 그대로 드러내는 디자인은 환영 받지 못한다. 고농축 기술을 담고 있어도 형태는 아주 단순해야 하며, 쉽게 읽히는 얼굴이어야 사랑 받는다. 아시아 대부분의 디자인은 어제와 오늘이 다른, 변화에 중점을 크게 두고 있는데 그런 면에서 21세기 초까지 성공 신화를 쓰고 있는 애플의 디자인은 여전히 시사하는 점이 크다.
iF가 가감 없는 디자인에 유독 높은 점수를 주는 까닭은 지루할 만큼 우직하고 끈덕지게 가는 독일인의 특성과도 관계가 있을 것이다. 이들은 트렌드 역시 다르게 바라본다. 굿디자인은 오래가지만 트렌드는 생명력이 짧기 때문에 굳이 연연해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청소기는 청소가 잘되고 사용하기 편하면 족하다는 마인드인데 중요한 것은 지금 쓰는 제품이 10년 뒤에도 예뻐야 한다는 것이다. 매년 청소기를 새로 사고 싶어하는 사람은 없을 테니까. 그래서인지 iF 수상작들은 눈에 확 띄거나 경탄할 만큼 놀라운 디자인보다는 속내를 들여다봐야 진가를 알 수 있는 목록이 대부분이다.
사실 ‘디자인’ 하면 대부분 필립 스탁 같은 수퍼 디자이너의 값 비싸고 화려한 제품(실제로 써볼 가능성이 그다지 높지 않은)을 먼저 떠올리는 오해 아닌 오해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실제로 삶을 윤택하게 해주는 것들은 깜짝 놀랄 만큼 창의적인 제품이 아니라 우리 앞에 산재한 많은 문제의 해결사 노릇을 하는 실용적인 것들이다. 한마디로 ‘실용적인 창의력’에 상을 주는 것이다.

한국 디자인 약진 현상 두드러져
iF에서 한국의 성적표는 몇 점일까? 최근 몇 년간의 추이를 보자면 A+를 받을 만큼 성적이 좋다. 초기에는 삼성·LG 같은 대기업 위주로 수상했으나 최근에는 중소기업과 디자인 전문회사도 좋은 성적을 얻고 있다. 바꿔 말해 한국의 디자인이 세계적으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러한 약진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iF콘셉트어워드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데 주요 수상작을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만큼 수두룩하다. 특히 2009년에는 서정애씨가 최고 상금상을 받기도 했다.
지난 2월 22일 독일 뮌헨의 BMW 벨트에서 열린 올해의 시상식에서 삼성전자는 금상 2개(서남아향 이조식 세탁기, 프린터 복합기)를 포함해 전 부문에 걸쳐 총 39개를, LG전자는 26개의 본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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