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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반도체 우위 10년 이상 갈 것 … 조선<造船>은 달라”

야오양 (姚洋) 교수가 지난 8일 자신의 연구실에서 시진핑-리커창 체제의 출범에 대한 의견을 밝히고 있다. 시안(西安) 출신인 그는 베이징대학 학사·석사, 위스콘신대학 발전경제학 박사 코스를 거쳐 베이징대학 국가발전연구원 원장, 중국경제연구센터 주임으로 활동 중이다. 경제학자지만 도시화, 민주화, 빈부격차 등에도 관심이 많다.
요즘 베이징 시내는 온통 붉은색 물결이다. 오는 17일까지 열리는 전인대(全人大·의회 격) 때문이다. 지난해 말 열린 공산당 전당대회가 시진핑(習近平)을 중심으로 한 향후 10년 권력구도를 보여줬다면, 이번 전인대에선 ‘안정 속 개혁’을 위한 정책들이 채택된다. 특히 리커창(李克强) 신임 총리가 주도할 경제정책은 국내외 언론의 관심거리다.

야오양 베이징대 국가발전연구원장의 중국 경제 전망

중국 경제는 과연 어디로 갈 것인가. 이를 화두로 지난 7일 오후 야오양(姚洋·49·사진) 베이징대학 국가발전연구원 원장을 찾았다. 근데 반응이 시큰둥했다. “좀 더 기다려 보자” “우리는 아직 그들을 모른다”며 답변을 얼버무렸다. 그러면서 “올가을에나 시진핑-리커창 지도부의 정책 면모가 제대로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사회적 쟁점에 대해선 분명한 목소리를 냈다. “공산당 체제는 앞으로도 10년간 끄떡없을 것”이라며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말로만 개혁을 이룬 인물”이라고 혹평했다.

-이번 전인대에서 많은 정책이 제시됐다. 새 지도부의 가장 중요한 국정 과제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세 가지다. 첫째는 후커우(戶口·거주지 등록)제도의 개혁, 둘째는 금융제도 업그레이드, 셋째는 한 자녀 정책의 포기다. 중국의 개혁·개방은 인구로부터 시작됐다. 풍부한 노동력을 바탕으로 발전을 이뤘다. 그러나 이제 인구가 부담이 되는 시기로 접어들고 있다. 20년이 지난 후 전체 인구 중에 65세 이상이 4분의 1을 차지한다. 중국은 부자가 되기도 전에 늙어버린 나라가 될 수 있다. 나도 내 노후를 걱정한다.”

-인구 고령화의 심각성을 몰랐단 말인가?
“(한 자녀 정책을) 바꾸려고 했다. 2011년 전인대가 두 자녀까지 허용하는 방안을 내놨다. 그게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책상까지 갔다. 사인만 하면 끝나는 문제였다. 그러나 그는 무척 조심스러운 사람이다. 후 주석은 산둥(山東)성 같은 인구가 많은 지역의 성장들에게 전화를 걸어 의견을 물었다. 그들은 당연히 ‘지금도 너무 많다’고 답했다. 결국 후 주석이 사인하지 않아 유야무야됐다.”

-정치 지도자들이 전문가만큼 알지 못해서 그랬지 않았을까.
“중국과 다른 나라 사이에 공통점이 있다면 전문가가 아닌 정치인들이 중요한 국가 정책을 결정한다는 것이다(웃음).”

-그렇다면 시진핑 당 총서기는 개혁주의자인가. 찬반이 엇갈린다.
“모르겠다. 적어도 1, 2년쯤 지켜봐야 알 수 있다. 반면에 리커창의 색깔은 분명하다. 그가 개혁을 주도할 것이다. 세계은행이 중국 정부에 ‘국유기업 개혁을 해야 한다’고 권고했을 때 리커창은 그걸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리커창은 또 후커우 제도도 개혁해야 한다고 했다. 그의 생각은 시진핑에 비해 더 분명하다. 이런 상황은 1990년대와 비슷하다. 당시 장쩌민(江澤民) 주석은 개혁에 대해 입장을 확실히 밝히지 않았지만 주룽지(朱鎔基) 총리는 확실했다. 둘은 결과적으로 좋은 콤비를 이루었다.”

-후진타오-원자바오 팀도 그런 면이 있지 않았나.
“나는 원자바오가 개혁 주도형 인물이라고 보지 않는다.”

-원 총리는 개혁·민주와 관련한 발언을 많이 해왔는데.
“그는 퇴임하는 총리일 뿐이다. 그는 행동보다 말이 풍성했다. 그쯤 해두자.”

-요즘 외국 학자들은 ‘10년 후에도 공산당 지배가 가능할 것이냐’라는 질문을 많이 던진다.
“10년은 끄떡없을 것이다. 경제가 발전하고, 임금이 오르고 있다. 물론 사람들은 계속 불평·불만을 제기할 것이다. 하지만 실체를 잘 관찰해야 한다. 통계에 따르면 중국인 가운데 70~80%는 공산당을 지지한다. 어떤 학자들은 이 통계가 왜곡됐다고 주장한다. 나는 이 숫자가 맞는다고 본다.”

-중산층이 늘어나면서 차츰 정치적 성향을 드러내지 않을까.
“일부 외국 학자들은 중산층이 민주화를 요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완전히 틀린 말이다. 그들은 개혁·개방의 수혜자다. 민주화가 될 경우 저소득층 복지 지출이 늘어날 걸 생각한다면 이들이 세금을 더 많이 내야 한다. 그래서 민주화를 원하지 않는다. 이건 확실하다. 중국의 중산층은 보수적이다. 세금을 더 내야 한다면 그들은 해외로 도피할 것이다.”

-중국의 부동산 거품이 터질 것이라고 보나.
“한 번 터질 필요가 있다. 중국인들은 정부가 잘 오르고 있는 집값을 인위적으로 억누르고 있다고 믿는다. 언젠가 정부가 손을 뗄 날이 올 것이고, 그러면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고 기대한다. 정부가 집값 상승을 통제하기 시작한 2003년 이후에도 베이징 주택가격은 두세 배나 올랐다. 그래서 부동산 분야에 계속 돈이 몰리는 것이다. 한 번 거품이 터져야 진짜로 정신 차릴 것이다.”

-언제쯤 터질까?
“모르겠다. 사실 그동안 정부가 개입하지 않았더라면 거품이 벌써 터졌을 것이다. 정부는 일을 제대로 하고 있다.”

-중국 경제의 고성장은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다고 보나.
“향후 10년간 8%를 유지하는 건 문제없다. 그 뒤에는 7% 이하 수준으로 유지될 것이다. 한·중·일의 경제규모는 현재 세계경제의 30%를 차지하고 있는데, 20년 후에는 40%로 늘어날 것이다. 미래의 세계경제 판도는 미국, 유럽 그리고 CJK (중국·일본·한국의 영문 약자)가 주도하는 ‘삼국지’가 될 것이다.”

-한국에선 중국의 급부상을 우려하는 시각이 많다.
“잘못된 생각이다. 주변 정세의 안정은 중국 국익에 부합한다. 중국은 한반도의 안정을 희망한다. 어떤 이는 북한 급변사태가 벌어지면 중국이 인민해방군을 보낼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다. 한국전쟁 당시 중국은 그런 부담을 경험했다. 북·미 관계가 개선돼 평양에 미국대사관이 생긴다고 해도 중국은 자신의 전략적 이익이 손해를 본다고 생각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그것이 북핵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다.”

-최근 중국에 있는 한국 기업인 100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45%가 ‘3년 안에 한·중 기술 격차가 없어질 것’이라고 답했다.
“과장됐다. 첨단 전자제품과 반도체 분야에선 여전히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이 세계시장을 지배하고 있는데 이런 우위는 앞으로 10년 이상 유지될 것이다. 하지만 조선 같은 분야는 노동집약적 산업이어서 그렇지 못할 거다.”

-삼성이 시안(西安)에 대규모 반도체공장을 세운다.
“내가 알기로는 시안시 정부가 삼성이 거절할 수 없는 좋은 조건을 제시했다. 5㎢의 부지를 공짜로 제공하고, 50년간 소득세 감면도 해줬다. 중국에서 불평이 나올 정도다. 어떤 이가 이런 것들을 계산해 보니 2000억 위안(약 35조원)에 달한다고 주장하더라. 또 다른 이유는 시안의 숙련된 노동력이다. 시안은 중국에서 넷째 교육도시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을 어떻게 보나.
“빨리 체결되기 바란다. 둘 다 조금씩 양보해야 한다. 한국은 농산품 시장개방을 우려한다. 하지만 생각을 달리할 필요가 있다. 중국은 요즘 식품안전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고조되는 상황이다. 유기농 제품 등으로 중국의 고가 시장을 공략할 수 있다. 중국도 한국에 개방 폭을 더 확대하는 양보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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