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김근식의 똑똑 클래식] 원작자 베토벤 말도 안먹히는 피델리오 연주 스타일

김근식
음악카페 더 클래식 대표
오페라 피델리오의 배경은 처음부터 끝까지 어둡고 침울한 감옥이다. 극중의 감옥 바스티유는 파리의 한 감옥을 넘어서서 세상 모든 억압과 부정의 상징이었다. 레오노레의 남편 플로레스탄이 불법으로 감옥에 구금된 이유는 바로 진실을 말했다는 것이었다. 실종된 가족, 이유 없는 불법구금, 그리고 심지어는 의문사로 이어지는 비운의 가족사는 금세기까지도 제3세계에서 계속되고 있는 현재진행형이다. 남편을 구해내기 위해 남장을 하고 적진 깊숙이 뛰어든다는 설정은 오늘날 페미니스트들의 관점에서 보면 너무도 작위적이라는 비판에 직면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극중에서 피델리오로 분한 레오노레는 남편의 구출에만 관심을 갖는 것이 아니라 죄수들을 감방 밖에서 해바라기하도록 도와주기도 하고 어떤 죄수를 위해서 대신 구덩이를 파기도 한다. “당신이 누구든 간에 나는 당신을 구출할 거야. 맹세코 나는 당신을 희생시키지 않아. 나는 반드시 당신의 사슬을 풀어 줄 거야. 슬픈 사람이여, 나는 당신을 구할 거야.” 제2막 제2장에 나오는 피델리오의 노래다. 결혼을 하지 않았던 베토벤은 자신의 생애를 통해 여성의 충실한 애정을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으로 생각했고 이같이 변하지 않는 애정을 가진 여성을 동경했다. 이런 점에서 피델리오는 그의 이상적인 여성상을 그린 작품이라 하겠다.



11년이라는 오랜 세월에 걸쳐 수정을 거듭한 끝에 피델리오가 완성됐다. 베토벤은 기악적 스타일의 작곡가이므로 피델리오도 가수에 비해 지휘자의 비중이 유난히 크며 그들의 의사가 공연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1841년 독일의 작곡가 오토 니콜라이는 레오노레 서곡 3번을 2막 시작 직전에 연주했으며 1849년에 카를 안쉬츠는 2막의 마지막 장면 사이에 넣어 연주했는데 1904년에 구스타프 말러도 이 전통을 따랐다. 최근에는 레오노레 서곡 3번을 오페라가 모두 끝난 다음에 마치 후렴처럼 연주하기도 한다. 대다수 공연이나 음반들이 베토벤의 말을 따라 최종 판본인 피델리오를 연주하고 있지만 최근에 와서는 몇몇 음악가들에 의해 1805년 베토벤이 처음 작곡한 레오노레가 연주되기도 한다.



아무리 음악의 성인이라 불리는 베토벤의 말이라도 그의 말이 제대로 먹히지 않는 것은 말리기 힘든 음악가들의 타고난 개성과 고집 때문이 아닐까. 한국에서는 1962년 5월 당시 공보부 주최로 서울시민회관에서 초연됐다는데 어떤 판본으로 공연됐는지 기록을 찾을 수 없어 궁금하다.



김근식 음악카페 더 클래식 대표 041-551-5003



cafe.daum.net/the Classic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