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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이 묵직해졌다

출판사 열린책들이 만든 ‘세계문학 앱’ 오픈 파트너 가입자가 아이패드에서 읽을 책을 고르고 있다. 가입비 16만원 정도를 내면 책 150여 권을 골라볼 수 있는 서비스다. 콘텐트 부족이 숙제로 지적됐던 전자책이 고전문학이란 날개를 달며 서서히 기지개를 펴고 있다. [사진 열린책들]


지난달 아이패드 앱스토어에서는 때아닌 문학 바람이 거셌다. 게임 앱이 주도하던 이 곳에서 지난달 8일 출시된 열린책들의 ‘세계문학 앱’이 한 달여간 매출 1~2위를 기록한 것이다.

가벼운 콘텐트 위주로 출발
고전·인문교양도 인기몰이



 『그리스인 조르바』 『죄와 벌』 『위대한 개츠비』 등 열린책들이 출간한 세계 고전문학 작품을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서 볼 수 있는 앱이다. 이달 7일까지 다운로드 건수만 7만5000여 건에 이른다. 대부분은 149.99달러(16만3000원)를 내면 전자책 세계문학전집을 모두 내려받을 수 있는 ‘오픈 파트너’ 가입자다. 현재 서비스되는 책은 50여 권, 연말까지 150권으로 늘어날 예정이다.



 회사원 남궁유씨도 최근 오픈 파트너 서비스에 가입했다. 그는 “적은 돈은 아니지만 언제 어디서나 150여 편의 작품을 볼 수 있다는 점에 끌렸다. 기본 기능이 많지 않지만 책의 완성도나 전집 구성이 괜찮고 커뮤니티 연동 서비스로 실시간 피드백을 받는 점도 좋다”고 말했다.



 사실 그동안 전자책 시장에서 주로 팔리는 책은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시공사) 등 ‘야한 소설’이나 자기계발서가 많았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출판연구소가 실시한 ‘2012년 전자책 독서실태조사’에 따르면 전자책 독자는 장르문학(19.8%)과 일반문학(18.5%), 건강·스포츠·취미·여행·연예·오락(12.3%) 관련 책을 선호했다. 가벼운 콘텐트를 편식했던 셈이다. [그래픽 참조]



 하지만 전자책 시장에 고전(古典)이 뛰어들면서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열린책들의 ‘세계문학 앱’ 뿐만 아니라 온라인 서점 예스24의 대하소설과 인문교양 시리즈 전자책도 인기를 끌고 있다. 인문학에 대한 사회 전반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전자책은 가벼운 읽을거리만 팔린다는 편견이 깨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전자책 독서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학력과 소득, 독서 선호도가 높을수록 전자책 독서율도 정비례했다. 종이책을 많이 읽는 독자가 전자책 구매에도 적극적이란 뜻이다. 문제는 그 동안 이런 ‘하이브리드 독자’를 끌어들일 만한 콘텐트가 부족했던 데 있다. 그런 만큼 고전이 전자책 시장의 활로가 될 것이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이에 출판사와 서점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해 9월 전자책 단말기 ‘크레마 터치’를 출시한 예스24는 박경리의 『토지』와 조정래의 『태백산맥』 『한강』을 담은 ‘100년의 걸작-박경리 조정래 에디션’과 인문교양 시리즈인 살림지식총서를 담은 ‘크레마 터치 지식 에디션 W’을 전자책으로 내놨다.



 민음사는 ‘디지털 싱글 전자책’으로 명명한 전자책 고전시리즈를 4일 출시했다. 잡지 기사보다 길고 단행본보다 짧은 40쪽 분량의 전자책이다. 첫 책은 『안대회·이종묵·정민의 매일 읽는 우리 옛글』이다. 이후 『논어』와 『사기』 등 동양고전과 해외 문학작품, 각종 인문서 등 동서양 고전을 엄선해 출간할 예정이다.



 지난달 시장에 나온 교보문고 정액 회원제 전자책 서비스 ‘샘(sam)’도 인문·경제·경영·서적 등 1만7000여 권의 전자책을 갖춰 다양한 독자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있다. 『고전혁명』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등 고전 관련서를 찾은 이가 많다고 한다.



 김병희 예스24 디지털사업본부 선임팀장은 “전자책은 장르문학을 즐기는 독자뿐 아니라 종이책을 많이 읽는 ‘헤비 유저’가 느끼는 소장의 한계도 만족시켜줄 수 있다”며 “대하역사소설을 전자책으로 소장하려는 독서습관을 가진 30~40대가 이들 에디션의 판매를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자책의 옷을 입은 고전은 같은 책을 함께 읽고 공유하는 ‘소셜 리딩’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이른바 독서네트워크다. 강무성 열린책들 편집주간은 “‘세계문학 앱’의 커뮤니티 서비스를 통해 독자들끼리 책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교환하는 등 새로운 독서 문화가 만들어지고 있다. 종이책과 또 다른 독서의 영역이 열린 셈”이라고 했다.



하현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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