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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부 탓”… 정부조직법 표류 싸고 여야 집안싸움

여야 정치권을 보는 국민의 눈총이 따갑다. 정부조직법 개정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국정 공백이 열흘 넘게 이어지고 있어서다. 당의 이해와 국민적 요구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던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내부에서 지도부의 정치력 부재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국회선진화법’에 발목을 잡힌 새누리당에선 당시 협상 주역이던 황우여 대표에게 화살이 집중되고 있다. 민주당 박기춘 원내대표에겐 방송사 사장 퇴진 등의 조건을 담은 협상안을 내는 바람에 오히려 협상이 불리해졌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 “식물국회 만든 선진화법 주역” 비난 쏟아져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가 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도중 안경을 고쳐 쓰고 있다. [뉴시스]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는 7일 최고위원회에서 ‘국회선진화법 예찬론’을 꺼냈다. “우리는 이 법 앞에 옷깃을 여미고 법의 오용·남용·악용이 없도록 겸허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면서다. 그는 “날치기와 몸싸움이라는 야만적 후진 정치에서 벗어나 폭력국회의 오명을 국회에 발 딛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국회선진화법이 제정된 것”이라고도 했다. 황 대표는 원내대표 시절 국회선진화법 제정을 주도했다.



 그러나 이 발언은 다른 최고위원들의 즉각적인 반박에 부닥쳤다.



 ▶심재철=“이른바 선진화라는 거짓말로 분식(粉飾)된 국회선진화법으로 우려했던 식물국회, 식물정부가 현실화됐다. 소수파의 발목잡기를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소수파 발목잡기법이다. 민주당이 마음먹고 반대하면 무한정 늘어지게 돼 있다. 두고두고 국회를 식물로 만드는 법이고 자승자박(自繩自縛·자기가 꼰 줄로 자기를 묶음)하는 법으로 당연히 개정되어야 한다. 지난해 법안이 통과될 때 황우여 대표께서 원내대표로서 진두지휘했다. 결자해지(結者解之·일을 저지른 사람이 해결)해야 한다.”



 ▶유기준=“국회선진화법은 과도한 처방이었다. 정부조직법 개편안 사태처럼 국회가 일하고 싶어도 아무런 기능을 못하게 코마(Coma, 의식불명) 상태에 빠뜨리고 말았다. 재적의원 5분의 3의 동의가 없으면 쟁점 법안을 신속하게 처리할 수 없고 사실상 직권상정도 봉쇄된 선진화법안의 조항들은 다수결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 적은 의석을 가진 정당이 국정을 발목 잡는 결과를 낳는 것이 국회 선진화와 어떤 연관이 있는가.”



 면전에서 비판 발언이 이어지면서 코너에 몰렸지만 황 대표는 빙그레 웃었다. 하지만 겸연쩍어 보였다는 평이 많았다. 익명을 원한 한 최고위원은 기자들과 만나 “선진화법은 지난해 4월 총선 전엔 우리가 소수당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추진한 것”이라며 입법 당시 새누리당의 계산을 털어놓았다. 이 최고위원은 “그러나 우리가 다수당이 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며 “ 선진화법을 통과시켰지만 여야 간 대화와 타협의 문화가 없는 상황에서 시스템만 선진화되면 뭐 하느냐”고 토로했다.



 새누리당에선 이날 국회선진화법에 대한 개정안도 나왔다. 이 법안에 대한 첫 번째 손질 시도다. 대변인인 이상일 의원은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회부된 의원 자격심사 또는 징계에 관해선 안건조정위원회에 회부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며 “안건조정위에 회부를 요구하면 90일간 처리하지 못하게 되는데, 선진화법을 제 식구 감싸기에 악용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김경진 기자



◆ “외부단체에 밀려 MBC 자충수” 난타 당해



박기춘 민주통합당 원내대표가 7일 국회에서 열린 고위정책회의 도중 물을 마시고 있다. [김경빈 기자]
정부조직 개편 협상 와중에 민주통합당이 MBC 김재철 사장 퇴진과 공영방송 사장·이사 추천 요건을 강화하는 방안을 들고나온 데 대해 당내에서도 비판 여론이 뜨겁다. 민주당은 6일 ▶KBS·EBS·MBC 등 공영방송 이사 추천 시 방통위 재적 위원 3분의 2 찬성으로 의결하고(현행 과반 찬성) ▶방송노조 파업 등에 관한 언론청문회를 실시하고 ▶김재철 사장에 대한 수사와 퇴진을 요구했다. 당초 “정부의 방송 장악 우려 때문에 정부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던 민주당이 되레 정치권이 방송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안을 들고나온 셈이다.



 특히 협상 대표인 박기춘 원내대표에게 화살이 집중되고 있다. 박 원내대표의 발표가 나간 후 당내에선 “강경파를 의식해 받아들이기 힘든 안을 내면서 쓸데없는 오해만 사게 됐다”거나 “지도부가 언론노조 등 외부단체의 강경론에 휘둘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핵심 당직자는 7일 “박기춘 원내대표가 지나치게 강경파를 의식한 나머지 ‘김재철 사장 수사’ 같은 안을 끼워 넣으면서 정치적으로 불순하다는 오해를 샀다”고 주장했다. 3선의 이상민 의원도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도부가 왜 그런 제안을 했는지 방법이나 시기에 동의하기 어렵다”며 “(여당이) 받아들일 만한 사안이 아닌데 왜 이걸 제안했는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부조직법을 정치와 연계시켰다”는 지적에는 “그 부분이 저희가 자충수를 둔 것”이라고 지도부를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가 SO(종합유선방송)와 IPTV(인터넷 TV)의 관할권을 미래창조과학부로 이관하는 정부 원안을 받아들이기로 한 것에 대해 ‘명분 없는 원칙 수정’이라는 비판과 ‘전략적 실수’라는 지적이 동시에 일고 있다. 강경파들은 공정방송과 직결되는 SO 등 방송정책을 독임제 부서(장관 지휘 부서)로 이관하는 것은 불가하다며 맞서고 있다. 문방위 민주당 간사인 유승희 의원은 “SO 인허가권은 방송 독립성·공영성 확보의 핵심이다. 장관 한 사람에게 채널을 넣고 빼는 칼자루를 줄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박 원내대표의 제안이 새누리당에 공격의 빌미를 줘 오히려 협상을 불리하게 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새누리당 김기현 수석부대표는 “조직 개편 협상에 전혀 엉뚱한 제3의 사안을 들고나온 것은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 원내대표는 기자에게 “박근혜 대통령이 절대 안 된다는 SO 이관 문제는 양보하는 대신 방송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한 이사 선임 절차를 개선하자는 안을 낸 것”이라고 반박했다.



글=강인식 기자

사진=김경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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