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漢字, 세상을 말하다] 鵲 [작]

까치는 예부터 우리 민족의 삶에 깊숙이 들어와 있는 새다. 신라의 4대 임금 석탈해(昔脫解)의 탄생 신화에도 등장한다. 석탈해를 담은 궤짝이 바다의 파도에 떠밀려 올 때 까치가 울며 따라왔다고 한다. 이에 그의 성(姓)을 까치 작(鵲)에서 새 조(鳥)를 떼어 석(昔)으로 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까치는 귀한 손님의 도래를 알리는 새로 여겨진다. 작보(鵲報)는 까치가 기쁜 또는 좋은 소식을 전한다는 뜻이다.

까치는 희작(喜鵲)으로도 불린다. 칠월칠석날 견우와 직녀의 만남 또한 까치가 오작교(烏鵲橋)를 놓지 않으면 이뤄질 수 없는 일 아닌가. 까치는 보통 인가 부근의 키 큰 나무에 나뭇가지 등 주변에서 구할 수 있는 재료로 둥지를 만든다. 구점작소(鳩占鵲巢)는 비둘기(鳩)가 까치(鵲)의 집(巢)을 차지한다는 말이다. 다른 사람의 물건이나 업적을 강제로 빼앗는 것을 뜻하기도 하고, 또 과거 독립적인 생활 능력을 갖지 못한 여자가 결혼하여 남편의 집으로 가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여기서는 비둘기가 신부, 그리고 신랑의 집은 까치집(鵲巢)으로 묘사된다. 작소구점(鵲巢鳩占)이나 구거작소(鳩居鵲巢), 구탈작소(鳩奪鵲巢) 등도 모두 같은 말이다.

서기 208년 조조(曹操)가 적벽대전(赤壁大戰)을 앞두고 양자강(揚子江)을 바라보며 지은 단가행(短歌行)의 한 대목에 등장하는 까치에게선 외로움이 묻어난다. ‘달은 밝고 별은 드문데(月明星稀) 까막까치는 남으로 날아가는구나(烏鵲南飛) 나무를 서너 차례 맴돈들(繞樹三?) 의지할 가지가 없구나(何枝可依)’.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25일 취임식에서 까치밥을 거론했다. ‘우리 조상은 늦가을에 감을 따면서 까치밥으로 몇 개의 감을 남겨두는 배려의 마음을 가지고 살았습니다’라는 대목이다. 어려운 시절 콩 한 쪽도 나눠먹고 산, 즉 더불어 사는 지혜를 말하고 있다. 우리 선조들은 씨앗을 심어도 하나가 아닌 셋을 심었다고 한다. 하나는 하늘(새)이, 다른 하나는 땅(벌레)이,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내가 먹겠다는 뜻에서였다. 까치밥을 남겨 두는 것도 같은 이치다.

이는 약자를 막다른 골목으로 몰지 않는 배려다. 골목길 빵집까지 파고들 정도로 물불 가리지 않는 대기업들이 부디 이 까치밥 정신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