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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약 아세요?] 백혈병 치료제 스프라이셀

백혈병하면 떠오르는 단어가 불치병이다.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골수이식이 유일한 치료법이었다. 요즘엔 백혈병을 약으로 치료한다. 암 세포만 선택해 파괴하는 표적항암제 ‘글리벡’이 나오면서부터다.

서울아산병원 혈액내과 김대영 교수는 “만성골수성백혈병은 유전자 이상으로 생겨난 필라델피아 염색체가 원인”이라며 “약을 먹으면서 잘 관리하면 일상생활이 가능하고, 수명도 연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필라델피아 염색체는 만성골수성백혈병을 일으키는 변형 유전자다. 이 염색체가 완전히 제거됐다는 것은 치료제가 효과가 있다는 의미다.

문제는 글리벡 내성이다. 약에 내성이 생기면 예전만큼 약효가 나타나지 않는다. 환자 10명 중 2명은 처음에 비해 약효가 떨어졌다는 보고도 있다. 하루에 글리벡을 10알 이상 먹는 환자도 있었다. 부종·골다공증 같은 부작용도 나타난다.

이런 한계를 극복한 약이 바로 스프라이셀(한국BMS제약)이다. 스프라이셀은 암 단백질을 광범위하게 억제한다. 글리벡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에게도 효과적이다. 처음부터 스프라이셀을 복용하면 약효는 더 좋다. 대규모 임상시험 결과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만성골수성백혈병환자 519명을 스프라이셀 복용군(259명)과 글리벡 복용군(260명)으로 나눠 3년간 복용하도록 했다. 그 결과, 스프라이셀 복용군이 글리벡보다 암 염색체·암 유전자가 빨리 없어졌다. 스프라이셀은 평균 3.2개월 만에 암 유전자가 없어지는 완전세포유전학 반응을 보였다. 반면 글리벡은 6개월이나 걸렸다.

약물 안전성도 뛰어나다. 만성골수성백혈병은 만성에서 급성으로 넘어가면 생명이 위험하다. 임상시험 당시 글리벡 복용군은 13명이나 가속·급성기로 전환됐다. 스프라이셀은 8명으로 질병 진행률이 3%에 불과하다.

복약 편의성이 개선된 것도 장점이다. 글리벡은 하루 4알 이상 복용한다. 약은 식사 도중이나 직후에 많은 양의 물과 함께 삼킨다. 스프라이셀은 식사와 상관없이 한두 알만 먹어도 된다. 분당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이정옥 교수는 “평생 동안 약을 먹어야 하는 만성골수성백혈병 환자에게 꾸준한 약물 복용은 치료 성공의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최근엔 고용량 스프라이셀을 출시해 기존보다 약값도 저렴해졌다.

권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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