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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는 우리 몸의 에어컨, 비뚤어지면 비염·두통 불러

서울시보라매병원 이비인후과 진홍률 교수가 코가 휜 비중격 만곡증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사진 서울시보라매병원]


코는 인체에 공기가 드나드는 첫 관문이다. 곧게 뻗은 고속도로 터널처럼 뻥 뚫려야 한다. 코가 휘고, 공기 흐름을 조절하는 부위가 부실하면 호흡 장애가 생긴다. 코 모양이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이런 코의 문제는 선·후천적으로 나타난다. 최근엔 코 미용성형술을 여러 번 받아 코가 뭉그러지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처럼 코 모양이 망가졌을 땐 코 치료성형술이 필요하다. 최근 국내에선 처음으로 전문 서적 『한국인의 코 성형술』이 나왔다. 저자인 서울대병원운영 서울시보라매병원 이비인후과 진홍률 교수는 이 분야의 세계 권위자다. 그에게 코 모양이 건강에 미치는 이유와 치료법에 대해 들었다.

비중격 만곡증 환자의 치료 전(왼쪽)후 모습
온도·습도 조절하고 미세먼지 걸러

코는 비중격(鼻中膈)이라는 칸막이를 사이에 두고 좌우로 나뉜다. 비중격은 말랑말랑한 연골과 뼈로 구성됐다. 코를 지탱하고 콧등과 코끝 모양을 이루는 중요한 부위다.

코 좌우 안쪽에는 물건을 올려놓는 선반처럼 상·중·하 3단의 비갑개(鼻甲介)가 있다. 진 교수는 “비갑개는 라디에이터·에어컨·제습기·가습기·공기정화기 기능이 하나로 집약된 기관”이라고 설명했다. 아무리 차갑고 뜨거운 공기가 들어와도 비갑개를 거치면 체온과 비슷하게 조절된다. 습도도 맞춘다. 폐의 자극을 줄이기 위해서다. 공기의 미세먼지나 바이러스도 걸러낸다.

코 변형 → 입 호흡 → 학습능력 저하

코의 모양이 휘거나 변형되면 공기 흐름이 원활하지 않다. 진 교수는 “코 모양이 곧지 않으면 급성 비염·후각장애·수면무호흡증·두통·안면 통증 등 다양한 건강 문제를 일으킨다”며 “코가 답답해 입 호흡을 하는 아이는 학습능력이 떨어지고, 입이 돌출된다”고 말했다.코 모양과 공기 순환에 영향을 주는 건 크게 두 가지다. 비중격과 코에 들어온 공기의 흐름을 조절하는 ‘비(鼻)밸브’다.

비중격은 방과 방 사이 벽처럼 똑바로 서 있어야 한다. 하지만 여러 이유로 비중격이 휘면서 만곡증이 발생한다. 외관상 코가 휘었으면 90%는 비중격 만곡증이다. 진 교수는 “국내 인구의 약 22%가 비중격 만곡증이 있다. 이유가 명확하진 않지만 50%는 성장하면서 나타난다”고 말했다. 외상도 중요한 원인이다. 진 교수는 “비중격을 다치면 점점 휘면서 증상이 악화하다가 굳는다. 태어날 때 코가 눌려 선천적으로 휘기도 한다”고 말했다.

과도한 코 성형수술도 비중격 기형의 원인이다. 진 교수는 “코 미용성형수술을 여러 번 받아 생긴 염증으로 코가 심하게 망가진 환자가 늘고 있다”며 “코 끝 부위의 비중격과 피부가 녹아 콧구멍만 남아 숨을 제대로 못 쉰다”고 설명했다. 코가 점차 딱딱해져 들창코가 되기도 한다. 진 교수는 “코 모양에 문제가 없어도 코가 막히고, 입을 벌리고 자고, 두통이 있으면 비중격 문제를 의심한다”고 말했다.

비중격 만곡증을 방치하면 비중격이 휘어져 들어와 좁아진 콧구멍뿐 아니라 반대쪽도 문제가 생긴다. 진 교수는 “상대적으로 공간이 넓어진 다른 콧구멍에 너무 많은 공기가 유입된다”며 “인체의 보상 기능 때문에 코 안쪽 말랑한 점막이 점차 두꺼워져 비후성 비염이 생긴다”고 덧붙였다.

한국인 10명 중 2명 꼴 코 휘어져

비밸브는 콧방울과 코의 몸통이 만나는 부위 안쪽이다. 진 교수는 “비밸브 부위가 너무 좁으면 숨을 들이쉴 때마다 공기 저항이 커 코가 막힌다”고 말했다. 코의 폭이 지나치게 좁아 모양이 뾰족하거나, 비밸브 부위의 피부와 연골이 얇은 사람에게 나타난다. 비중격 만곡증도 영향을 준다.

코의 구조적 문제는 기능성 코성형술로 치료한다. 진 교수는 “비중격 만곡증이 심하면 수술로 휘어진 연골과 뼈를 잘라 내거나 다시 펴 교정한다”고 설명했다. 수술은 대부분 코 안쪽으로 진행하므로 흉터가 없다. 휜 정도가 경미하면 약물치료를 한다. 비밸브는 좁으면 넓혀주고, 힘이 없어 흐늘거리면 귀 연골을 떼 이식한다. 외상·코암·과도한 성형수술로 코의 일부가 절단·손상되면 재건 코 성형수술이 필요하다. 진 교수는 “손상된 부위가 넓으면 이마의 피부를 떼 코의 표피를 만들고, 가슴뼈 연골로 모양을 만든다”고 말했다.

황운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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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