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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일곱, 내 경쟁 상대는 오직 음악

7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첫 독주회를 여는 피아니스트 손열음씨. 이번 공연을 앞두고 “특별한 레퍼토리를 선보이고 싶어 고민을 거듭했다”고 말했다. [중앙포토]

“접시와 홀을 열심히 닦던 수습 요리사 과정을 졸업하는 것 같아요.”

 지난달 26일, 부산시 부산문화회관 연습실에서 만난 피아니스트 손열음(27)은 열흘 앞으로 다가온 독주회 준비에 여념이 없어 보였다. ‘수습 요리사 과정’에 비유할 정도로 이번 독주회에 임하는 자세가 남달랐다. “어릴 적부터 스물 일곱 살이 되면 제 요리를 시작해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는데 지금이 딱 그런 시점인 것 같다”는 말도 했다.

 손씨는 7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독주회를 연다.

 이곳에서 그의 독주회는 이번이 처음이다. ‘정말 첫 독주회 맞나’라며 의아하게 생각하는 클래식 팬들이 있을 법도 하지만 첫 독주회 맞다. 마린스키 극장 오케스트라 등 다양한 교향악단과 협연 무대를 본 팬들은 그러한 기시감이 생길 법도 하다. 2009년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준우승을 한 후나, 2011년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준우승을 한 이후 등 그동안 이곳에서의 독주회를 열 기회는 여러번 있었지만 그때마다 손사래를 쳤었다.

 -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의 독주를 피해온 특별한 이유는.

 “특별한 이유랄 건 없고, 작은 공연장이 좋았어요. 큰 콘서트홀에서 독주회를 열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거죠. 표 파는 것도 힘들 것 같고…(웃음). 이번에 연주할 곡들은 큰 무대인 점을 감안해 준비했습니다.”

 세심한 공을 들이고 있음이 곳곳에서 엿보였다. 레퍼토리는 물론 팸플릿까지 직접 챙겼다. 팸플릿에 들어갈 짧은 글도 그가 썼다. 독주회는 프랑스 작곡가 샤를 발랑탱 알캉의 ‘이솝의 향연’으로 시작된다. 2부 첫 곡은 프로코피에프 피아노 소나타 8번이다. 러시아 작곡가 니콜라이 카푸스틴의 ‘8개의 연주회용 연습곡’ 중 6~8번이 마지막 곡이다. 손씨는 “카푸스틴의 곡은 프로코피에프와의 연결 관계를 생각해 신중하게 골랐다. 카푸스틴이 작곡한 곡들을 하나하나 다 들어보고 나서 선택했다”고 말했다.

 - 이번 무대가 각별해 보이는데.

 “그동안 시행착오가 많았어요. 작은 무대에서 실내악을 연주할 기회가 많았는데 제 스타일대로 연주 해보면서 관객의 반응도 살폈습니다. 무대에 설 때마다 도전해 보지 않았던 레퍼토리를 꼭 하나 정도는 넣으려고 했어요. 그렇게 저의 레퍼토리를 조금씩 늘려 왔죠. 요리사로서 이게 나와 맞는 재료와 양념인지 따져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손씨는 “이번 독주회는 내가 가진 음악적 색깔을 더욱 다지게 되는 계기가 될 것 같다”고 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음악가로서의 궤적 같은 것을 많이 생각했었는데 지금은 좀 다른 생각을 하게 되었단다. “이 시기에는 이런 것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이제는 음악 자체만 생각한다”는 것이다.

 이번 독주회를 계기로 새로 태어날 손열음이 모습이 기대된다. “음악하는 그 자체가 재미가 있으니 새로운 음악을 더 배우고 노력할 겁니다. 다른 피아니스트도 내 자신도 아닌 아닌 오직 음악과만 경쟁하려고 합니다.” 3만원~7만원. 1577-5266.

강기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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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