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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싶다 강치야’ 부르는 독도지킴이

독도 프로젝트와 서울·경기 교육청 공동 기획 ‘나라사랑 친구사랑 콘서트’에 전념하겠다는 임산씨. [박종근 기자]
테너 임산(47)씨는 자리에 앉기도 전에 자신의 얼굴 사진이 붙은 와인병부터 꺼냈다. 라벨엔 ‘보고싶다 강치야. 테너 임산’이란 글씨가 붙어있었다. 강치는 독도에서 멸종된 바다사자의 일종이다. “외국 성악가들은 자신을 알리려고 이렇게 와인에 자기 얼굴을 새기기도 합니다. 독도 수호 캠페인을 하며 얼굴을 와인에 담은 건 한국에선 저뿐일 겁니다. 하하.”

 ‘취임식 얘기부터 해도 되냐’고 물었다. “물론이죠.” 정치 얘기가 나오자 표정이 굳는 듯했다. 그는 지난달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제18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국민합창단 수백 명과 함께 ‘그대 내게 행복을 주는 사람’을 합창했다. 13~4년 전 한 자선공연에서 당시 국회의원이던 박 대통령을 처음 만났다. “가끔 재능기부하는 식으로 행사를 도와드렸다”는 그는 2002년엔 한나라당을 탈당한 박 대통령이 만든 한국미래연합에 창당발기인으로 이름을 올렸다.

 정치적 야심이 있는 성악가란 말들이 오갔다. 이름이 신문에 나간 직후 음악계 지인들로부터 ‘정치나 음악 둘 중 하나만 택하라’는 소리를 듣기도 했다. 방송 출연 요청도 거의 끊겼다. 정치색을 띤 사람을 출연시키진 않는다는 얘기도 들었다. “방송 출연 횟수는 인지도로 이어지는데. 참 어려운 시기였어요. 수입이 크게 줄어 식구들도 고생했고요. 정치할 생각은 전혀 없었어요. 누구나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 일은 있게 마련인 거죠.”

 긍정적으로 생각키로 했다. “남는 시간을 알차게 보내자, 이렇게요. 음악으로 공연장 밖에서 의미있는 일을 하고 싶었어요. ‘호텔 캘리포니아’나 ‘오 솔레미오’ 같은 노래처럼 독도가 우리 영토라는 걸 알릴 수 있는 곡이 하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2009년 앨범 ‘독도아리아’을 발매했다. 이를 계기로 방송 출연도 잦아지고, 전 세계 17개 국에서 순회 공연도 가졌다. 그는 “공연을 하면서 외국인들을 설득할 콘텐트를 찾아야겠다고 느꼈어요.”

 강치에 관심을 갖게 된 건 이때부터다. 그는 “독도에 살던 강치의 가죽이 워낙 인기가 좋아 일본 어부 나카이 요사부로(中井養三郞)가 강치 독점을 위해 1904년 독도의 일본 편입을 요청했다”며 “1905년 시마네현이 관보에 ‘독도가 일본땅’이라는 내용을 실었고 20년 뒤 강치는 사실상 멸종됐다”고 말했다. 임씨는 일본이 독도의 원래 주인 강치를 무차별 남획했다는 사실을 알리면 영토 문제도 저절로 해결될 거라고 본다. 이를 위해 지난해 11월 ‘보고싶다 강치야’라는 곡으로 독도에서 공연을 열기도 했다. 앞으로도 그린피스 등 환경단체와 연계해 강치보호·복원운동을 펼칠 계획이다.

 임씨는 “정치하고 싶어한다고 오해를 받았던 게 오히려 독도문제와 강치에 관심을 갖는 기회가 됐어요. 몇 번이나 얘기했듯 음악가로서 평생을 살 겁니다. 지켜보시면 아시겠죠”라고 말했다.

글=한영익 기자
사진=박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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