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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세 테니스 신동 뒤에 열혈 ‘테니스 대디’

경북 문경시 영강체육공원 테니스 코트에서 활짝 웃고 있는 은세. [정시종 기자]

육상 선수 출신 아버지와 창던지기 선수로 활동한 엄마의 운동 DNA를 물려받았다. 사진은 코트에서 부모와 함께. [정시종 기자]
여자 테니스계를 호령하고 있는 선수 뒤에는 열혈 ‘테니스 대디’(Tennis daddy)가 있다. 세계랭킹 1위 서리나 윌리엄스(32·미국)와 언니 비너스(33)를 키운 사람은 아버지 리처드 윌리엄스다. 그는 자매를 4살 무렵부터 혹독한 훈련을 시켰다. 여성 스포츠 스타 수입 1위 마리아 샤라포바(26·러시아) 뒤에도 접시닦이를 하면서 딸에게 최상의 테니스 교육을 제공한 아버지가 있었다.

 한국에도 열혈 테니스 대디가 있다. 지난달 21일 제주도 서귀포에서 열린 한국테니스선수권대회에서 김연지(21·한국체대)를 꺾고 역대 최연소(13세 27일)로 본선에 진출한 장은세(13·문경여중)의 아버지, 장철수(47)씨다. 육상 국가대표 출신인 장씨는 둘째딸 은세를 직접 가르쳤다. 은세는 전문 테니스 교육을 받지 않았다. 지난달 27일 경북 문경시에서 살고 있는 장씨 부녀를 만났다.

 장씨는 영남대 재학중 육상 중거리 800m, 1500m 국가대표로 뽑혔지만 허리 부상으로 운동을 접어야했다. 창던지기 선수 출신인 최명발(45)씨와 결혼해 낳은 두 딸 가운데 둘째 은세가 부모의 운동 신경을 고스란히 물려받았다. 7살 때 배드민턴을 하루 만에 습득했다. 라켓으로 공을 치는 재능이 있다는 걸 발견한 장씨는 테니스를 시키기로 마음먹었다. 장씨는 “국가대표 시절 미국 전지훈련을 가서 US오픈 테니스 중계를 봤는데, 수많은 관중과 취재진 규모가 올림픽보다 더 대단해 보였다”고 했다.

 그가 육상을 그만두고 취미로 테니스를 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테니스 교본만 보고 독학으로 테니스를 습득, 아마추어 대회에서 우승한 그였다. 동호회인들을 가르치기도 했다. 장씨는 샤라포바, 로저 페더러 등의 경기 동영상을 보고 서브, 백핸드 등을 딸에게 가르쳤다. “처음 2년은 테니스 폼을 알려주고 공 치기를 시켰지만 전혀 늘지 않았어요.” 체력과 기본기 증진으로 방향을 튼 배경이다. 은세의 체력을 키우기 위해 뒷산 나무 계단 200개를 10회 왕복하게 하고, 웨이트 트레이닝도 시켰다. 스텝을 몸에 익히도록 테니스공을 일정 간격으로 늘여놓고 자세를 낮춰 지그재그로 달리도록 했다. 손목 스냅 강화를 위해 야구공 던지기도 훈련 목록에 넣었다. “아빠는 코치이자 멘토, 친구 같아요. 아빠가 개발한 훈련방법은 아주 재밌고요. 노력하는 아빠를 위해서 힘들지만 더 열심히 훈련하고 있어요.” 은세의 말이다.

 장씨는 영양사 역할도 한다. 아침에는 홍삼 한 컵, 점심에는 생선과 밥, 저녁에는 고기가 들어간 찌개 등을 먹인다. 그는 “육상선수를 하면서 체지방을 줄이고 필요한 근육을 키우는 데는 도가 텄다”며 웃었다. 중학교에 갓 입학한 은세의 키는 1m65cm. 체격도 균형이 잡혔다. 이정명 여자테니스 국가대표팀 감독은 “체격조건이 좋아 공에 힘이 있고, 스텝도 훌륭하다”고 평가했다.

 은세는 학교나 아카데미에 소속되지 않아 테니스 용품, 대회 참가비 등을 자비로 부담하고 있다. 헬스장을 운영하며 은세를 뒷바라지하고 있는 장씨 부부에겐 녹록지 않은 비용. 경기가 끝난 뒤 코트에 떨어진 공을 주워다 연습하기도 한다. 은세는 “2년 후엔 반드시 프로에 진출해 엄마 아빠의 부담을 덜고 싶다”고 당차게 말했다.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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