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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스타일 동영상 끊김없는 건 우리 디지털 창고 덕분

고사무열 씨디네트웍스 대표가 지난달 26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본사에 있는 세계지도 앞에서 활짝 웃고 있다. 이 지도에는 씨디네트웍스가 현재 운영 중인 180개 콘텐트 기지의 위치가 표시돼 있다. [강정현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식을 TV가 아니라 PC 또는 모바일 기기로 보는 경우가 많아졌다. 수많은 사람이 청와대나 방송국 서버에 접속해 콘텐트를 내려받는다면 해당 서버는 과부하로 멈춰버리기 십상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수십만 명이 동시에 영상을 볼 수 있는 것일까? 고사무열(46) 씨디네트웍스 대표는 “서버와 사용자들 사이에서 콘텐트를 연결해 주는 콘텐트전송네트워크(CDN) 업체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000년 국내 최초로 CDN 업체를 창립한 그는 씨디네트웍스의 역할을 “사이버 물류 사업”이라고 비유했다. 물류업체들이 세계 주요 거점에 대형 창고를 지어놓듯이 콘텐트 센터를 만들어 놓고 대통령 취임식, 올림픽 경기처럼 많은 관심을 끄는 콘텐트를 저장해 뒀다가 소비자들이 원할 때 빠르게 제공한다는 것이다.

 생중계뿐이 아니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처럼 전 세계에서 인기를 끄는 동영상은 대륙별 콘텐트 기지에 아예 저장해 놓는다. 소비자들은 자신과 가장 가까운 창고로부터 영상 데이터를 받기 때문에 검색 시간이 줄어들고, 접속 폭주로 인한 서버 다운도 피할 수 있다. 현재 씨디네트웍스가 운용하는 콘텐트 기지는 전 세계 180여 곳. 기지 한 곳에 많게는 수천 대의 서버가 구축돼 있고 그 안에 인기 콘텐트들을 대량으로 저장해 놓고 있다. 교육방송(EBS), 중국의 알리바바, 일본 소니 등 국내외 1500여 개 업체가 1만7500개의 사이트를 씨디네트웍스를 통해 서비스한다. 국내에서는 인터넷 트래픽의 10~15%가 씨디네트웍스를 통해 처리된다.

 CDN 업무는 정보기술(IT) 전반에 대한 지식이 필요하다. 하지만 고 대표의 학창시절은 컴퓨터와는 거리가 멀었다.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그는 1991년 LG CNS에 입사하면서 컴퓨터를 본격적으로 접했다. 5년간 프로그램을 만드는 업무를 했다. 두 번째 직장은 통신회사 데이콤이었다. 그는 이곳에서 국내 첫 인터넷 데이터 센터 구축 실무를 진행했다. 어느 날 한 고객이 “동영상을 송출하는데 자꾸 끊긴다”며 해결을 부탁해 왔다. 이 문제는 데이콤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었다. 소비자들은 다양한 통신사의 인터넷망을 통해 콘텐트를 소비하기 때문이다. 그는 퇴사한 뒤 CDN 회사를 차렸다. 그는 “통신사업자들을 찾아다니며 끊김 없는 영상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통신사가 모두 참여해야 한다”며 “고객 만족도가 높아져야 영상 소비도 늘어날 것”이라고 설득했다. 1년여 만에 데이콤·하나로(현 SK브로드밴드)·KT가 공동 출자에 동의했다. 통신회사 간의 ‘동업’은 흔치 않은 일이었지만 ‘고객 편의’를 무기로 참여를 이끌어낸 것이다.


 창업 후 5년간 국내 영업만으로도 매출은 계속 늘었다. 2005년 고 대표는 ‘글로벌 사업’이라는 새 도전에 나섰다. 그는 “디지털 콘텐트에는 국경이 없기 때문에 성공을 확신했다”고 말했다. 2007년엔 골드먼삭스 등으로부터 1억 달러(당시 900억원)의 증자를 받았다. 이 돈으로 전 세계에 서버를 사고 네크워크를 구축했다. 투자를 늘리면서 영업이익은 마이너스로 돌아섰지만 몇 년 뒤를 내다봤다. 고 대표는 “콘텐트 소비 증가의 시대가 올 것으로 보고, 미리 준비한 기업만이 큰 기회를 맞으리라고 믿고 버텼다”고 말했다. 투자는 서서히 결실을 맺었다. 영업이익은 4년간 적자였다가 지난해 다시 흑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매출 1130억원 가운데 40% 이상을 해외에서 거뒀다.

씨디네트웍스는 지난해 미국 아카마이와 라임라이트에 이어 세계 CDN 사업 3위에 올랐다. 고 대표는 “삼성이 애플을 잡은 것처럼 5년 뒤에는 아카마이를 잡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글=박태희 기자
사진=강정현 기자

◆ CDN (Content Delivery Network)

영화·뮤직비디오·스포츠 등 대용량의 콘텐트를 인터넷망을 통해 빠르고 안정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등장한 서비스. 세계 곳곳에 서버를 두고 주요 콘텐트를 미리 옮겨놓음으로써 전송 속도를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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