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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완패’ 벗어나 애플과 합의 가능성 커져

미국 법원이 배심원 평결에 일부 제동을 걸면서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소송이 합의 쪽으로 급진전을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법원의 배상금 삭감은 애플에는 낭패스러운(set back) 결정”이라고 2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삼성전자와 애플은 이제 서로 승리를 주장할 수 있게 됐다”며 “향후 재판에서도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이번 판결은 양 사가 합의로 가는 전 단계가 될 수 있을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 북부지방법원이 이달 1일 “삼성전자는 애플에 5억9950만 달러를 배상하라”는 1심 최종 판결을 내리면서 양 사의 특허 침해 소송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루시 고 판사는 “갤럭시 프리베일 등 14개 기종에 대해서는 특허 침해 배상액을 산정하는 과정에서 법리상 오류가 있다”며 지난해 8월 배심원단이 평결한 10억5000만 달러(1조1400억원)의 배상액 가운데 43%인 4억5051만 달러를 삭감했다.

이날 판결로 배상이 확정된 제품은 갤럭시S·갤럭시S2 등 9종이다. 애플은 당초 삼성전자가 자사 특허를 침해했다며 28개 제품에 대해 소송을 걸었고, 배심원단은 이 중 23개 제품이 애플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봤다. 하지만 법원은 이 중 9개만 인정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배심원 평결이 잘 뒤집어지지 않는 미국 재판의 특성상 삼성이 선방했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배상액은 줄었지만 삼성에 유리한 결과만은 아니다. 일단 이번 판결을 통해 ‘삼성이 애플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미국 법원이 공식 인정했다. 미국을 제외한 전 세계 법정에서는 팽팽한 결과를 내고 있지만 가장 큰 시장인 미국에서 법원이 일방적으로 애플 손을 들어준 것은 삼성에는 아픈 부분이다.

 삼성과 애플 모두 1심 판결에 불복하고 항소할 가능성이 높다. 당초 27억 달러(2조9000억원)를 배상금으로 요구했던 애플은 항소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미국 법인도 이날 “법원이 인정한 배상 금액에 대해서는 검토 후에 차후 법적 대응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와 함께 중단됐던 양측의 물밑 협상도 재개될 가능성이 있다.

양측은 지난해까지 물밑 협상을 벌여왔지만 배심원 평결 이후 중단된 상태다. 지난해에는 법원의 명령으로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과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세 차례 협상을 벌였으나 이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불발로 끝났다. 양 사는 공식적으로는 협상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특허 이용료의 규모를 놓고 입장이 엇갈린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 판결로 다시 대화를 시작할 분위기가 조성됐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삼성은 재판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것이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애플 역시 이번 판결에 대한 항소심 재판과 나머지 14개 제품에 대한 새로운 재판에다가 아직 시작도 하지 않은 갤럭시S3 등에 대한 재판 등으로 이어지는 수년간의 지루한 법정 공방 끝에 배상금을 받아내더라도 과연 실익이 있겠느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박태희·이지상 기자

◆ 미국 내 삼성 대 애플 특허소송 일지

- 2011년 4월 15일 : 애플,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법원에 특허 침해로 삼성전자 제소

- 6월 30일 : 삼성전자 맞소송

- 2012년 7월 30일 : 본 소송 재판 시작

- 8월 18일 : 최지성 부회장-팀 쿡 CEO 3차 협상 결렬

- 8월 24일 : 배심원 평결…애플 완승, 삼성 10억5000만 달러(약 1조1400억원) 배상 판결

- 9월 21일 : 삼성·애플, 평결불복법률심리 요청

- 2013년 1월 29일 : 법원, 애플과 삼성의 평결불복법률심리 기각. ‘삼성의 특허 침해 고의성 없다’ 판결

- 2013년 3월 1일 : 법원, 삼성의 배상액 5억9950만 달러(약 6500억원)로 삭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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