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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아침] 춘수삼제(春愁三題)

춘수삼제(春愁三題) - 이육사(1904~44)

이른 아침 골목길을 미나리 장수가 길게 외고 갑니다.

할머니의 흐린 동자(瞳子)는 창공(蒼空)에 무엇을 달리시는지,

아마도 ×에 간 맏아들의 입맛(味覺)을 그려나 보나 봐요.


시냇가 버드나무 이따금 흐느적거립니다,

표모(漂母)의 방망이 소린 왜 저리 모날까요,

쨍쨍한 이 볕살에 누더기만 빨기는 짜증이 난 게죠.


빌딩의 피뢰침(避雷針)에 아즈랑이 걸려서 헐떡거립니다,

돌아온 제비떼 포사선(抛射線)을 그리며 날려재재거리는 건,

깃들인 옛집터를 찾아 못 찾는 괴롬 같구려

육사는 식민지시대에 타협할 줄 모르는 강인한 항일정신의 표상이다. ‘광야’ ‘절정’ 같은 작품에서 ‘한발 재겨 디딜 곳조차’ 없는 매서운 지사적 기상을 보여준 시인은 소박한 삶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웃음의 매력을 보여주는 데서 넉넉해진다. ‘봄날의 근심 세 가지’라 할 이 시를 보자. 개울가에서 채취한 미나리를 파는 장수가 외치고 가는 소리를 듣고 할머니 흐린 눈동자에는 ×(감옥)에 있는 맏아들의 입맛을 돋우던 봄날 기억이 그려진다. 시냇가 빨래터 아낙의 모난 방망이 소리에는 쨍쨍한 봄날 누더기와 씨름하는 고단한 신세에 대한 짜증이 담겨 있다. 아지랑이 헐떡이는 봄날, 제비떼가 날며 분주히 재재거리는 것은 강남 갔다 돌아와 살았던 옛 집터를 못 찾는 괴로움 때문이다. 가난하고 소박한 일상에 뿌리내린 잔잔하고 건강한 시심이 육사를 더 육사이게 하는 것이리라. [곽효환·시인·대산문화재단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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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