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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엔저 공습, 꼬리가 몸통 흔들어선 안 된다

엔화 약세의 충격이 현실화되고 있다. 엔 약세는 지난 4년간 비정상적인 엔 강세의 정상화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미국이 엔 약세를 용인하고, 일본 아베 정부가 환율 매파를 일본은행(BOJ) 총재에 내정하면서 엔 약세는 단기적인 추세가 아니라 중장기적인 흐름으로 고착화되는 기미를 보이고 있다. 1년 전 100엔당 1380원이던 원-엔 환율도 지난 주말 1172원으로 15% 이상 떨어졌다. 이에 따라 “엔 약세의 최대 피해자는 한국이 될 것”이라는 예언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2월 무역수지가 20억6100만 달러 흑자로, 13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 갔다고 좋아할 일이 아니다. 속을 뜯어보면 엔 약세의 강풍에 휘청대고 있다. 글로벌시장에서 롱텀에볼루션(LTE)의 급성장에 힘입은 스마트폰 선전의 착시현상을 걷어내면 수출 실적이 심상찮다. 주력 수출 품목인 일반기계(-15.1%), 철강(-10.5%), 선박(-40.3%) 등이 엔 약세로 두 자릿수 수출 감소율을 기록했다. 여기에다 환율 변동이 시차를 두고 영향을 미친다는 J커브 효과를 감안하면 엔 약세는 한국의 수출은 물론 올해 경제성장률의 발목을 잡을 공산이 크다.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직전 무역협회를 방문해 “환율 안정이 굉장히 중요하며 선제적·효과적으로 대응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곧바로 측근을 통해 “외환시장 개입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물론 환율은 시장에 맞기는 게 원칙이다. 하지만 환율은 다른 가격 변수와 달리 과잉 반응을 하는 속성을 갖고 있고,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부작용을 낳기 일쑤다. 따라서 외환당국이 시장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미세조정(smooth operating)까지 주저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단기간에 인위적으로 촉발된 과도한 엔 약세를 우리 기업들이 자체적인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있을지도 정밀하게 따져봐야 한다. 미국·유럽·일본이 필사적으로 양적완화에 매달리면서 환율 변동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우리도 핫머니 유·출입을 막기 위해 우리 실정에 맞는 외환 거래 과세 카드를 고민해야 한다. 브라질에 이어 유럽연합까지 토빈세 도입을 검토하는 상황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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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