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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리셋 요구되는 시진핑 시대의 북·중 관계

중국의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 체제의 출범을 공식화하는 양회(兩會)가 어제 정치협상회의(政協)를 시작으로 개막됐다. 정협은 중국의 최고 자문기구이고, 내일부터 열리는 전국인민대표대회(全人大)는 중국의 국회에 해당한다. 앞으로 10년간 중국을 이끌어갈 국가주석, 부주석, 총리 등 5세대 지도부가 이번 양회에서 확정된다. 18일께 시 총서기가 국가주석으로 취임하면서 명실상부한 시진핑 시대가 열린다.

 향후 10년은 중국의 미래를 좌우하는 중요한 시기가 될 전망이다. 이 기간 중 중국은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의 경제대국으로 올라설 가능성이 크다. 양적 성장에 걸맞은 질적 발전을 위해서는 부정부패 척결, 빈부격차 해소, 정치 개혁 등 내부 과제가 산적해 있다. 대외적으로는 ‘아시아 회귀’를 선언한 미국의 견제에 대응하고, 일본 등 주변국과의 영토분쟁도 관리해야 한다. 그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북한과의 관계 설정이다. 이미 중국에 큰 부담 요인이 된 북한과의 관계를 시대적 상황과 국민적 요구에 맞춰 ‘리셋(reset·재설정)’하지 않을 경우 북한은 중국 자신은 물론이고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에 심각한 위협 요인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북한의 3차 핵실험 이후 중국 내 반북(反北) 여론이 고조되고 있다. 선양(瀋陽)·단둥(丹東)·푸순(撫順) 등 북·중 접경 지역은 물론이고, 국경에서 멀리 떨어진 광저우(廣州) 등에서도 북한의 핵실험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북한을 규탄하고, 대북지원의 중단을 요구하는 중국 네티즌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중국 공산당 핵심 이론가의 입에서 북한을 버려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엘리트 당 간부를 양성하는 당교(黨校)의 기관지인 ‘학습시보’의 부편집인을 맡고 있는 덩위원(鄧聿文)은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에 기고한 글에서 “중국은 북한을 포기하고 한국 중심의 한반도 통일을 유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개인 의견이란 단서를 달긴 했지만 당의 이데올로그가 이런 파격적 의견을 외국 유수의 신문에 보냈다는 것은 가볍게 볼 문제가 아니다. 중국 공산당 일각의 달라진 시각을 반영한 대북 경고문으로 읽힌다.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안 채택이 미국과 중국의 이견으로 늦춰지고 있는 걸 보면 중국의 현 지도부는 여전히 북한의 비핵화보다 안정이 우선이라고 보는 것으로 판단된다. 북한 체제의 유지가 중국의 국익에 도움이 된다고 보는 것은 구태의연한 냉전적 시각이다. 미국의 전략 핵무기가 중국 전역을 겨냥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은 완충지대로서의 전략적 가치를 상실했다고 보는 게 상식이다. 정상적인 국가관계를 통해 북한을 비핵화와 개혁·개방의 길로 이끄는 것이 북한은 물론이고 중국의 국가이익에도 부합한다. 시진핑 시대 출범을 계기로 중국이 21세기 대국의 위상에 걸맞은 북·중 관계 설정에 나서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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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