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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대] 와타나베 부인의 귀환 김여사는 손 놓고 있을 건가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강남 사모 ‘김여사’가 내로라하는 ‘재테크 고수’ 셋을 불렀다. 우리도 익히 아는 이름, 와타나베 부인, 왕서방, 스미스 부인이다. 오늘의 안건은 엔저. 김여사가 먼저 포문을 열었다 “문제야, 문제. 두 달 새 엔 값이 10% 넘게 떨어졌어. 일본이 갑자기 마구 돈 풀기에 나서는 바람에 길이 안 보여.”

 와타나베 부인, 짐짓 엄살부터 떤다. “10년 전 엔저 때만은 못해요. 그땐 싼 엔화를 초저금리로 빌려 세계 주요 선진국 채권에 투자(엔캐리 트레이드)해서 재미 좀 봤지요. 지금은 굴릴 곳이 마땅찮아요. 미국·유럽 금리도 너무 낮아졌고, 남미 같은 신흥국은 불안해요. 한국·중국 시장이 그나마 낫긴 한데…. 아직은 저도 관망 중이에요.”

 와타나베 부인의 눈이 반짝인다. 먹잇감을 노릴 때의 눈빛이다. 하기야 엔저 효과가 벌써 제법이다. 일본 기업 주가가 오르고 기업은 활기를 찾고 있다. ‘세계를 상대로 다시 ‘돈질’에 나설 때가 오고 있다.’ 빙긋 입가에 맺히는 즐거움을 참을 수가 없다. 하지만 내색은 안 된다.

 스미스 부인이 거든다. “일본이 몇 년 고생했잖아요. 경기침체에 실업에. 돈 풀어 경제 살리기 나설 만하지요.” 이게 웬 뚱딴지 같은 소리? 원조 돈 찍기는 미국 아니었던가. 2008년 금융위기 후 헬리콥터 벤인지 뭔지가 공중에서 돈을 마구 뿌려 대지 않았던가. 그렇게 널린 돈으로 스미스 부인이 ‘고위험 고수익’ 투자에 나서 꽤 재미 본 사실은 천하가 익히 아는 터다. “5년 전 세계 금융위기 이후 한·일 간 환율 격차가 60%나 났다면서요? 그 덕에 한국 경제가 괜찮았으면 이젠 양보도 해야지요.”

 환율 격차 60%? 하마다 고이치 예일대 교수의 주장이잖아. 아베 총리가 전화로 자문을 구했다는. 그걸 스미스 부인, 저 여자가 왜 들고 나와. 흥, 초록은 동색, 가재는 게 편이라 이거지. 하기야 며칠 전 아베 총리와 오바마 대통령도 만나 엔저 문제를 슬쩍 넘겼다더니. 힘 좀 쓴다고 종잇장에 잉크 찍어 경제 해결하려는 자들의 논리가 다 그렇지 뭐.

 듣다 못한 김여사, 딴죽을 건다. “그거 와타나베더러 미국 국채 많이 사라는 뜻 아닌가요? 왕서방이 요즘 잘 안 사주니.” 잠자코 듣고 있던 왕서방도 한마디 한다. “일본·미국 둘만 살자고 설치면 주변 사람 다 굶어 죽는다, 해. 선진국답게 처신해라, 해”

 4인 회동은 결국 닭싸움만 하다 끝났다. 김여사만 걱정이 태산이다. 큰 나라 통화전쟁에 끼여 앞날이 캄캄하다. 하지만 궁하면 통한다지 않나. 엔저에 같이 올라타는 방법도 있다. “그래, 엔저 실컷 해봐라. 미국이 봐주는 데도 한계가 있지. 달러당 100엔은 절대 못 넘을 걸. 그때까지 잘 버티면 될 거 아냐. 김여사, 파이팅!”

글=이정재 논설위원·경제연구소 연구위원
사진=김회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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