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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산 사고 삼성전자, 안전법 1934건 위반

지난 1월 불산이 누출돼 협력업체 근로자 1명이 죽고 4명이 다친 삼성전자 화성공장이 산업안전보건법을 무더기로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고용노동부는 지난달 4일부터 21일간 실시한 삼성전자 화성공장에 대한 특별근로감독 결과를 3일 발표했다. 법 위반 사항은 모두 1934건이었다.

 고용부에 따르면 이 공장은 불산 등 독성물질 유출 사고에 대비한 설비를 완벽하게 갖추지 않았다. 총 6개 화학물질중앙공급실 가운데 4곳에 ‘긴급 (룸)배기시설’을 설치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82개 협력업체에 가스공급실 등의 관리를 맡기고 책임자회의를 제대로 열지 않았다. 고용부 김규석 제조산재예방과장은 “검찰과 협의해 회사 대표나 안전관리책임자를 사법처리할 예정”이라며 “2억4938만원의 과태료도 부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권오현 대표이사 부회장 명의로 “조사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여 개선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사과문을 발표했다. 회사 측은 또 “지적된 법 위반 사례의 80%인 1527건은 이미 조치를 끝냈고 남은 것도 최대한 빨리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고와 관련해 삼성전자뿐 아니라 감독 부서인 고용부의 책임론도 제기되고 있다. 평소 유해물질을 다루는 공장에 대한 감독을 철저히 하지 않다가 사고가 난 뒤 뒤늦게 “대규모 법 위반 사실을 적발했다”고 발표하는 것은 ‘뒷북 대응’이라는 것이다.

 고용부는 지난 2010년 공정안전관리(PSM) 평가에서 삼성전자 화성공장에 최우수 등급인 P등급을 줬다. 지난해 실시된 이행실태 점검 결과에서도 시정명령 14건에 과태료 170만원을 물리는 데 그쳤다. 고용부는 이에 대해 “2~3명의 인원이 짧은 기간 실시하는 PSM 평가와 특별근로감독 결과는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또 삼성전자 화성공장은 2009년 한 차례 특별근로감독을 받았을 뿐 정기근로감독은 받지 않았다. 고용부는 “재해율이 더 높은 중소기업 위주로 정기근로감독을 하고 있다”며 “이번 사고로 대기업의 협력업체 관리에 문제가 드러난 만큼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날 사고를 막지 못한 책임을 지고 녹색기업인증 재지정 신청을 철회하기로 했다. 녹색기업인증은 환경부가 3년에 한 번씩 환경개선에 기여한 기업을 골라 오염물질 처리에 관한 서류·시설·장비 검사 등을 면제해 주는 제도다. 삼성전자는 1998년부터 3회 연속 녹색기업에 지정됐고 지난해 12월 재지정 심사를 받았다.

김한별·김혜미 기자

◆불산=무색의 자극적인 냄새가 나는 휘발성 액체로 독성이 강하다. 눈에 들어가면 각막을, 호흡을 하면 폐나 신경계를 손상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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