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아산문화재단 초청 공연 ‘이불꽃’

시골 섬마을 순심이네 순심 엄마는 태몽 중에 저승사자로부터 쫓기는 장군을 숨겨주고 큰 복숭아를 얻는다. 태몽을 꾸었다고 기뻐하던 순심이네 가족의 즐거움도 잠시 바다에 나간 아버지는 그만, 군함과 충동해 바다에 빠지게 되고, 소식도 모른대 기다리는 가족들은 애만 탄다. 그러던 중, 꿈인지 생시인지, 엄마의 태몽 속에 나타났던 저승사자는 염라대왕으로부터 장군을 놓친 것을 문책 받고 엄마를 의심한 저승사자는 다시 순심 엄마를 찾아오게 되는데 …



인형극·애니메이션·그림자극으로 만나는 흥미진진하고 가슴 찡한 순심이네 이야기

아산문화재단우수공연 초청 시리즈 3탄 창작 가족 인형극 ‘이불꽃’이 아산배방읍행정복합시설(배방읍사무소 다목적홀)에서 열린다.



손을 뻗으면 닿을 듯한 작은 무대 위에 장난감 집처럼 꾸며진 세트. 닥종이인형 등 무대 위 아기자기한 모든 것들은 어린이 눈높이에 딱 맞춰 만들어졌으면서도 어른들에겐 어린 시절로 돌아가 직접 인형놀이를 하고 싶은 충동이 들게 만든다. 인형들의 섬세한 연기와 실감 나는 대사 속에 살아 숨 쉬는 한국적 상상력과 유머는 할머니가 들려주는 옛날 이야기를 눈으로 보는 듯하다.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전통적 인형극에 애니메이션, 그림자극의 요소까지 섞어 변화를 주었다. 복선과 위기를 강조할 땐 그림자극을, 역동적인 장면과 클라이맥스를 표현할 때는 애니메이션을 사용함으로써 시각적 자극과 공간적 한계를 뛰어넘는 장치로 활용했다.



엄마의 태몽부터 출산까지 열 달 동안 순심이 가족에게 벌어지는 사건들은 어려움 속에서도 가족을 지켜나가는 부모의 사랑과 부모에게 힘을 주는 아이들의 애틋한 마음을 뭉클한 감동으로 빚어낸다. 특히 죽을 고비를 넘기며 아기를 낳는 클라이맥스는 엄마가 죽었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의 조성과 해소를 통해 아이들의 감정 흐름을 효과적으로 제어함으로써 부모의 존재감을 새삼스럽게 각인시키는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아빠란 어떤 존재인가?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바다로 나가 고기를 잡는 순심 아빠. 무지막지한 군함에 부딪혀 속수무책으로 바다에 빠지는 모습은 험난한 세상에 정면으로 부딪칠 수밖에 없는 모든 아빠들의 자화상이다. 배를 잃고 가까스로 돌아온 아빠는 상심해 몸져눕지만, 배가 없어도 힘이 돼주는 가족이 있어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존재가 된다.



 그럼 엄마는? 순심 엄마는 배 속 아이를 지키기 위해 저승사자와 결투도 마다하지 않는 ‘용감한 엄마’다. 세상 누구도 저 혼자 태어나지 않았다. 엄마의 태몽에서부터 소중하게 비롯되어 엄마가 ‘하늘이 노래졌다 하얘지는’ 죽을 고비를 넘겨가며 생사의 갈림길에서 내보낸 귀한 생명이 바로 ‘나’다. “시원한 바람이 불고 하늘은 푸르고 새가 나는, 이렇게 신비로운 세상을 볼 수 있게 해준” 것이 바로 엄마요, 아빠임은 닥종이인형이 구현하는 60년대의 세상에서나 2011년의 디지털 세상에서나 불변하는 진리인 것이다.



조영민 기자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