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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 준다" 30대男,북파공작원 훈련 50개월후

북파공작원들의 참상을 그린 영화 ‘실미도’와 같은 일이 2000년대까지도 실제 있었던 사실이 재판과정에서 공개됐다.



정신분열증 전 북파공작원 소송

 지난 1997년 김모(36)씨는 솔깃한 제안을 들었다. 특수임무요원을 선발하는 데 50개월 동안 복무하면 1억원 이상 지급하고 제대 후에도 국가기관에서 근무하게 해준다는 조건이었다. 김씨는 그해 4월 입대해 강원도 춘천의 한 훈련소에 입소했다.



 이곳은 소위 ‘북파공작원’이라고 불리는 북파특수임무요원(HID)을 양성하는 곳이었다. 김씨는 24명의 동료와 함께 강도 높은 특수훈련을 받았다. “교관들의 태도는 마치 짐승을 다루는 듯했다”고 김씨는 기억했다. 훈련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교관이 내려친 대형 해머에 동료가 맞아 쓰러지는 모습을 보며 김씨는 공포에 떨었다. 기합과 위협·구타 등 가혹행위도 빈번히 목격했다.



 계곡의 얼음물에 들어가 2~3시간씩 견디도록 하는 일명 ‘빵빠레’ 훈련 중에는 동료 한 명이 저체온증으로 숨졌다. 땅속에 몸을 파묻고 머리만 남겨둔 채 일주일씩 지내거나 투검 훈련용 표적 옆에 묶어두고 단검을 던지는 일도 있었다. 김씨에게 급기야 정신질환이 찾아왔다. 50개월을 채우고 2001년 제대한 김씨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다. 김씨의 병명은 편집증형 정신분열증이었다.



 김씨의 가족은 수원보훈지청장을 상대로 국가유공자 등록을 신청했으나 거절당하자 법원에 정식 재판을 청구했다. 1심 소송에서 수원지법 행정2단독 왕정옥 판사는 김씨와 동료들의 증언을 모두 사실로 인정해 원고 승소 판결했다. 왕 판사는 판결문에서 “원고의 정신질환은 군복무 과정과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판시했다.



유길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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