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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청와대 비서관 인선은 알려고 하지 마라?

이소아
정치국제부문 기자
최근 인터넷에 이런 댓글이 올라왔다. ‘박근혜 정부가 소통이 안 된다는데 기자들이 정보 안 준다고 그러는 거 아닌가?’



 순간 자문해봤다. 정말 그런가. 생각 끝에 내린 답은 ‘아니다’였다.



 대통령 취임식이 열린 25일. 청와대는 이미 발표한 비서실장·국가안보실장·경호실장 등과 9명의 수석비서관은 물론 이들과 함께 일할 비서관들에 대한 임명 절차를 대부분 완료했다. 그런데 비서관 인선은 알리지 않았다. 인선이 이뤄졌다는 사실은 정부 부처를 통해 산발적으로 흘러나왔다. 이런 식으로 청와대 비서관 41명 중 36명의 이름이 공개됐다. 역대 정부에선 없었던 일이다.



 김행 청와대 대변인은 “비서관들이 장·차관급도 아니고, ‘이런 이런 사람들이다’라고 자료를 낼 필요는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비서관 인선이 무슨 기밀사항도 아니고, 일부러 감추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바로 그거다. 기밀사항도 아닌 인사를 왜 밝히지 않느냐는 거다. 김 대변인의 주장처럼 청와대 비서관은 국민이 굳이 몰라도 되는 자리가 아니다.



 이들은 대통령과 17개 부처를 연결하는 ‘핫 라인’이다. 국민 세금으로 월급을 받는 고위 공무원이기도 하다. 내부 경쟁도 치열하다. 무엇보다 새 정부의 첫 진용이다. 국민은 인선을 보면서 대통령의 의중과 국정운영 방향을 읽으려 한다.



 그런데도 “장·차관도 아닌데 왜 밝혀야 하느냐”고 하고 있다.



 얼마 전까지 가동됐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시절엔 황당한 일이 많았다. 장관 후보자들과 청와대 수석비서관 내정자들을 발표하면서 인수위 관계자는 마이크를 잡고 이름과 직책만 불러줬을 뿐 사진은 물론 나이·고향·학교·경력 등 어떤 자료도 내놓지 않았다. 구두로만 발표하다 보니, 속보를 전송해야 하는 방송·온라인 매체 중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를 ‘박하남’이라 보도한 적도 있다. 심지어 동명이인의 사진을 잘못 낸 언론도 있었다. 백번 양보해 시시콜콜한 경력까지는 공개하지 않아도 좋다고 치자. 하지만 왜 이런 사람에게 중요한 직책을 맡기는지, 어떤 능력을 갖춘 인물인지, 임명권자인 대통령의 메시지는 뭔지를 알리지 않는 것은 중대한 문제다.



 인수위 시절 윤창중(현 청와대 대변인)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늘 이렇게 말하곤 했다. “발표된 대로 하시면 된다.” 자기들이 알아서 인선을 잘 했으니, 더 이상 알려고 하지 말라는 식이다. 갓 출범한 청와대가 이런 인수위원회 시절을 떠올리게 하고 있다.



이 소 아 정치국제부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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