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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시평] 미국 미사일 방어에 들어가야 하지 않을까

강영진
논설위원
북한의 3차 핵실험 파장이 초기에 비해 꽤 가라앉았다. 당장이라도 핵전쟁이 터질 듯이 대책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북한을 향한 분노와 증오를 쏟아내는 격렬한 반응도 한층 잦아들었다. 그러나 북한의 핵무장은 하루빨리 대책을 세워야만 하는 중대한 위협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최우선으로 처리해야 할 사안인 것이다.



 그런데 북한의 핵실험에 대해 박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보인 반응은 냉철하기 그지없는 것이었다. 박 대통령은 핵실험의 최대 피해자는 북한이 될 것이기에 하루빨리 핵을 ‘내려놓고’ 평화와 공동 발전의 길로 나오라고 촉구했다. 동시에 북한의 핵위협에도 불구하고 남북한 간의 신뢰 구축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얼핏 ‘또 한 차례 찻잔 속 태풍’으로 생각한다는 느낌마저 준다.



 물론 박 대통령이 정말로 안이하게 생각하진 않을 것이다. 박 대통령도 “우리가 처한 안보 상황이 너무도 엄중하지만”이라고 전제하고 “확실한 억지력을 바탕으로” 남북 간에 신뢰를 쌓아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북한에 호락호락하게 휘둘리지도 않겠지만 핵위협에 짓눌려 미래를 포기하지도 않을 것이라는 메시지다.



 그렇다면 박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밝힌 “확실한 억지력”은 어떻게 갖출 수 있을까. 북한은 한국은 물론 일본과 괌, 오키나와를 타격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을 1000여 기 보유하고 있다. 핵탄두 소형화가 진전되면 대부분 핵미사일이 될 수 있는 것들이다. 몇 년 안에 미국 본토까지 직접 공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도 보유할 전망이다. 또 이동식 발사대를 100여 대 보유함으로써 유사시 한국·미국의 선제 공격을 회피하고 반격할 수 있는 능력도 보유한 것으로 판단된다.



 정승조 합참의장은 북한에 대남 공격 조짐이 있을 경우 “선제 타격”을 가해 대남 공격 가능성을 무력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이른 시간 안에 북한의 공격 가능성을 포착해 타격한다는 킬 체인(kill chain)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북한의 핵미사일 반격을 허용하지 않을 정도로 선제 공격 능력을 갖춘다는 것은 기대하기 어렵다. 그러면 북한이 핵미사일을 발사할 때 이를 모두 막아낼 방법은 있나. 지금 군당국은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를 구축하는 중이다. 그러나 현재로선 흉내만 내는 수준이다. 정부가 지금까지 말해온 킬 체인과 KAMD는 ‘확실한 억지력’이 되기엔 역부족이다.



 결국 전술적인 대처 방법으로는 북한의 핵 공격을 막기가 어려운 것이다. 따라서 전략적인 대응이 불가피하다. 대표적인 것이 미국의 핵우산이다. 한·미는 추상적 개념에 그쳐온 핵우산을 ‘확장 억제’라는 표현으로 구체화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예컨대 상황이 일정 단계까지 악화되면 자동적으로 핵미사일을 탑재한 미 잠수함과 B-2나 B-52 전략폭격기를 한국 주변에 배치하는 방식 등이 논의되고 있다고 한다.



 그러면 이 정도로 문제는 해결되는 것인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북한이 핵무기로 이미 한국을 공격했을 때 미국은 반드시 핵무기로 북한에 보복할 것인가. 선뜻 그렇다고 답하기 어려운 문제다. 오히려 미국은 핵 보복으로 무엇을 얻을지 저울질하게 될 것이다. 중국과의 핵전쟁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핵 보복이 100% 보장된다고 말하기 어려운 것이다. 이 때문에 일부에선 자체 핵무장을 거론하고 있다. 그러나 핵확산금지조약(NPT) 가입국으로서 비현실적이라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필자가 생각하는 방안은 미국에 대한 한국의 전략적 가치를 최대로 끌어올리는 것이다. 예컨대 미국이 지속적으로 권유하고 있는 미사일방어체계(MD) 가입을 생각해볼 수 있다. 한국이 미국 MD 시스템의 최전방이 돼준다면 전략적 가치가 크게 올라갈 수 있을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2015년으로 예정된 전시작전통제권 이양 문제도 재고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미국의 핵 보복 가능성을 극대화하자는 것이다.



 중국이 싫어하겠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지금까지 중국은 핵문제 해결을 최우선시하지 않았다. 그 결과로 우리는 직접적인 핵위협 아래 놓이게 됐다. 핵위협을 제거할 방법이 없다면 방어책이라도 최대로 구축하겠다는데 중국이 간섭할 일은 아니다.



 물론 방어책만으로 북한 핵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일각에서 주장하듯 북한 핵시설을 공격하자는 건 너무 무책임하다. 전쟁을 하자는 것이나 똑같은 말이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박 대통령이 말하는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가 더 나은 해법일 것이다. 비록 보장도 없고 기약도 없는 방식이지만 최소한 수백만 명이 죽어나갈 전쟁은 피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



강 영 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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