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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학교 순위 뜯어보기] 보딩스쿨이 최고? 데이스쿨, 美 명문대 진학률 싹쓸이

글 싣는 순서
① 강남 3구 초등학교 전국 순위 매겨봤더니(2월 20일)
② 하버드·스탠퍼드대 많이 보낸 미 고교 상위 30곳(2월 27일)
③ 압구정초·청담초 등 초등학교 급식 살펴 봤더니
④ 옥스포드·캠브릿지 많이 보낸 영 보딩스쿨 상위 30곳


한국 학부모만큼은 아닐지 몰라도 미국 학부모 역시 명문대 진학률에 관심이 많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나 포브스(Forbes) 등 유수의 미 언론에서 명문대 진학률로 고교 순위를 매기는 데서도 이를 잘 알 수 있다. 미국 어느 고교가 명문대를 많이 보내는지는 이제 한국 학부모의 관심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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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가 지금까지 미 언론에 보도된 각종 순위와 미·영 등 주요국의 사립학교 순위를 매기는 사이트인 프렙리뷰닷컴(PrepReview.com)을 종합해 미 고교의 명문대 진학률을 분석했다. 미국에서의 명문대란 보통 하버드와 예일·프린스턴·컬럼비아·다트머스·펜실베이니아·코넬·브라운 등 동부지역 아이비리그 대학 8곳과 MIT, 그리고 서부의 스탠퍼드 대학까지 10개를 꼽는다.

 한국에서는 보딩스쿨(기숙학교)이 명문대로 통하는 가장 확실한 길로 알려져 있지만 분석 결과 보딩스쿨보다 데이스쿨(통학학교) 성적이 더 좋았다.

 포브스가 매긴 랭킹에서는 뉴욕시에 있는 데이스쿨인 트리니티 스쿨과 호레이스 맨 스쿨이 각각 1, 2위를 차지했다. 트리니티의 10개 대학 진학률은 41%였다. 졸업생 열 명 중 네 명 이상은 위에서 언급한 10개 명문대에 들어간다는 얘기다. 호레이스 맨도 최근 5년 동안 졸업생 36%를 10개 대학에 입학시켰다. 한국에서 이름이 많이 알려진 명문 보딩스쿨인 필립스 앤도버는 그 뒤였다. 포브스는 10개 대학 진학률(5년 평균)과 교사 대 학생 비율, 교사의 대학원 학위 취득 비율, 학교재단의 규모에 근거해 미국 사립고교 톱 20 랭킹을 발표했다.

 20위 안에 이름을 올린 보딩스쿨은 앤도버를 비롯해 엑시터·세인트폴스·로렌스빌·그로튼·밀턴·디어필드 일곱 학교뿐이다. 과거 명문 보딩스쿨이 보여준 엄청난 명문대 진학률을 떠올려보면 명성에 빛이 바랜 느낌이다.

엑시터 졸업생 학부모인 박중련(55·뉴욕)씨는 "엑시터는 1956년엔 졸업생 212명 중 절반이 넘는 143명을 하버드·예일·프린스턴 3개 대학에 진학시켰다”고 말했다. 그는 "87년 발행된 ‘하버드 인디펜던트 인사이더스 가이드’를 보면 앤도버·엑시터·세인트폴스·디어필드·그로튼·밀턴 등 명문 보딩스쿨의 하버드·예일·프린스턴 3개 대학 진학률은 30% 이상이었다”고 기억을 떠올렸다. 이때와 비교할 때 보딩스쿨 진학률은 떨어진 반면 데이스쿨 진학률은 꾸준하게 올랐다.

 프렙리뷰닷컴에 따르면 하버드 진학률 상위 30개 학교 순위에 데이스쿨은 21곳, 보딩스쿨은 9곳이 이름을 올렸다. 스탠퍼드 진학률 순위도 비슷했다. 데이스쿨이 20곳이었고 나머지 10개가 보딩스쿨이다.

 우선 하버드 진학률부터 살펴보면 1~5위가 모두 데이스쿨이다. 1위에 오른 록스베리 라틴 스쿨은 자타 공인 ‘하버드 공급 학교’다. 매해 50여 명의 졸업생 중 6~8명을 하버드에 진학시킨다. 자매 여학교인 윈저 스쿨은 졸업생 9%를 하버드에 진학시켜 2위를 기록했다. 3위 칼리지에트와 4위 브리얼리도 자매학교 사이다. 5위엔 포브스가 1위로 꼽은 트리니티가 올랐다. 이들 1~5위 데이스쿨은 모두 뉴욕에 있다. 세워진 지 200~300년 된 전통 있는 학교라는 것도 공통점이다. 칼리지에트가 1628년, 록스베리 라틴이 1645년 설립됐다. 윈저·브리얼리·트리니티는 각각 1886·1884·1709년 학교가 세워졌다.

 스탠퍼드 진학률 순위에서도 1~4위는 데이스쿨이었다. 보딩스쿨 중엔 태처가 5위로 가장 위였다. 앤도버(4%)·디어필드(3%)·세인트폴스(3%)도 3% 이상 진학률을 보이며 비교적 선전했다.

 데이스쿨의 높은 진학률은 어디서 기인한 걸까. 미국 조기유학 전문업체인 세쿼이아그룹 박영희 대표는 ▶인근 지역 학부모의 높은 교육열 ▶지역적 이점 ▶‘노블레스 오블리주’에 기반한 교육철학 ▶유치원부터 12학년까지 이어지는 통일되고 연속적인 교육 과정의 4가지 요소를 성공의 주요 포인트로 꼽았다.

 실제로 상위권 데이스쿨은 모두 뉴욕·보스턴·로스앤젤레스 등 부유층이 많이 몰려 사는 대도시에 자리 잡고 있다. 포브스 랭킹 20위권 학교 중 12개 학교가 이들 3개 도시에 있다.

  박 대표는 “뉴욕·보스턴·로스앤젤레스는 미국 내에서 경제적 능력을 갖추고 자녀 교육에 많은 투자를 하는 상류층 학부모가 모여 사는 곳”이라며 “한국으로 따지면 강남 지역을 떠올리면 된다”고 말했다. 깐깐하기로 유명한 강남 학부모 저리 가라 할 만큼 미국 상류층 학부모의 교육열은 대단히 높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한 해에 5만 달러 상당을 내는 값비싼 컨설팅 업체에 자녀를 맡겨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경우도 많다”며 “대치동으로 이사하듯 유명 데이스쿨에 입학시키기 위해 뉴욕·보스턴 지역으로 이사하는 학부모도 상당수”라고 설명했다.

  유치원부터 12학년까지 이어지는 교육과정은 데이스쿨의 성공에 중요한 한 축을 차지한다. 교육에 관한 한 아무리 까다로운 학부모의 요구라도 탄력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기반이 되기 때문이다. 또 이들 학교는 학업능력뿐 아니라 인성·사회성·희생정신·리더십 등을 키우는 데 충분한 투자를 한다. 결과적으로 미국 대학이 원하는 예비 리더를 길러낸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대부분의 명문 데이스쿨은 유치원 과정부터 12학년까지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유치원 때 들어가 초·중·고교 과정을 한 학교에서 모두 마친다. 중간에 결원이 생길 때만 학생을 충원한다. 데이스쿨에 들어가기 어려운 건 이 때문이다. 칼리지에트·브리얼리·트리니티가 유치원부터 12학년까지 운영하는 데 반해 록스베리 라틴은 7~12학년, 윈저는 5~12학년까지만 교육 과정이 있다.

 미 보딩스쿨 50위권 학교인 서필드아카데미의 찰스 칸 교장은 “보딩스쿨은 미국 전역과 전 세계 30여 국가에서 온 학생이 모여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국제적인 인맥을 쌓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반면 데이스쿨은 보딩스쿨에 비해 다양한 네트워킹 만들기에는 좀 부족할 수 있다”며 “그러나 고교 졸업까지 교육과정 단절 없이 이어지기 때문에 학교가 추구하는 교육철학과 가치를 일관되게 가르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첼 스티븐스(교육학) 스탠퍼드대 부교수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보딩스쿨이든 데이스쿨이든 미 사립학교 학생은 공립학교 출신에 비해 평균적으로 더 잘 훈련돼 있다”며 “명문대 진학 후 수업을 따라가지 못해 중도에 포기하는 확률이 훨씬 적은 것도 이런 이유”라고 말했다.

 하버드·스탠퍼드 진학률 상위 고교를 살펴보면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바로 고교·대학 사이에 만들어진 협력관계다. 미국 조기유학 전문업체인 텔로스컨설팅그룹 최민유 원장은 “아이비리그 대학에 가려면 미 동부에 있는 고교로, 스탠퍼드에 진학하려면 서부에 있는 고교로 가야 한다는 말이 있다”며 “고교·대학 간의 긴밀한 협력관계는 미국의 독특한 입학문화”라고 말했다. “하버드를 포함한 아이비리그 대학은 뉴욕·매사추세츠 등 동부 지역의 고교와, 스탠퍼드는 서부 캘리포니아주에 속한 고교와 상당히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주장은 진학률에서 확연하게 드러난다. 프렙리뷰닷컴의 하버드 진학률 상위 10개 고교 중 칼리지 프레퍼러터리스쿨(8위)만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학교고, 나머지 9곳 모두 동부 뉴욕·매사추세츠주에 위치한 고교다. 스탠퍼드 진학률 통계에서는 이와 반대로 상위 10개 고교 대부분이 서부에 있는 학교들이다.

 최 원장은 “미국에선 200~300년에 걸쳐 입학사정관제가 정착되면서 각 고교의 칼리지 카운슬러(진학상담교사)와 대학의 입학사정관 사이에 학생 정보를 공유하는 지역 네트워크가 강하게 형성됐다”고 말했다. 고교는 연계된 대학의 자원을 활용해 학생에게 대학교수와 공동연구를 할 기회를 주거나, AP(대학선이수제) 수업 등 대학 입학에 필요한 경력을 쌓을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대학은 매해 관계를 맺고 있는 고교를 직접 방문해 고교의 프로그램과 수업의 질, 학생들의 수준을 꼼꼼하게 점검해 평가에 반영한다. 서류·인터뷰만으로 완벽하게 측정하기 힘든 잠재력과 인성·사회성·리더십을 면밀하게 평가하기 위해서다. 이런 관계가 200~300년에 걸쳐 고교·대학 간에 만들어지면서 긴밀한 협력관계로 발전한 것이다.

  미국 보딩스쿨인 와이오밍세미너리스쿨의 잭 이담 입학사무처장은 “학생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기 위해선 출신 학교의 프로그램과 수업의 질, 교사의 성향, 과외활동의 폭과 내용 등 학교의 모든 정보를 알아야 한다”며 “고교가 100년 넘게 이런 데이터를 대학에 완벽하게 제공하다 보니 더 신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아이비리그 진학률에 근거한 각종 미 고교 랭킹에서 뉴욕·매사추세츠주 등 동부 지역 데이스쿨의 선전은 이 같은 고교·대학 간 지역적 협력관계의 발전에서 더 잘 이해할 수 있다”고 풀이했다.

 그렇다면 최근 상대적으로 미 명문대 진학률이 떨어지고 있는 명문 보딩스쿨의 매력은 떨어진 것일까.

 정성희 유학허브 대표는 “명문 보딩스쿨은 여전히 평균 25~30%의 졸업생을 아이비리그와 스탠퍼드·MIT에 진학시킨다”며 “데이스쿨이 선전한 거라고 봐야지 보딩스쿨 성과가 떨어졌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정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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