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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위 내려놓고 곡을 쉽게 풀어주는 84세 마에스트로

사진 빈체로
런던 심포니는 ‘여왕 폐하의 오케스트라’로 불린다. 엘리자베스 2세가 명예 총재로 있는 이 오케스트라는 전통을 이어가는 신사를 연상시킨다. 2008년 그라모폰 선정 세계 오케스트라 순위에서 4위에 오른 이들의 중후하고 충실하며 직선적인 사운드는 앰프에 따라 다채롭게 변하는 영국제 모니터 스피커처럼 지휘자의 색채와 개성을 착색 없이 그대로 표현한다.

36년 만에 내한, 지휘자 베르나르트 하이팅크

‘영국 오케스트라의 플래그십’ 런던 심포니가 2월 28일(오후 8시)과 3월 1일(오후 5시) 예술의전당에서 내한공연을 한다. 지휘자는 네덜란드 출신 84세의 노장 베르나르트 하이팅크. 1977년 5월 26일과 27일 이화여대 강당에서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와 내한공연을 한 지 36년 만이다.

1929년 암스테르담에서 태어난 하이팅크는 빌렘 멩겔베르크가 지휘한 암스테르담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의 콘서트를 보고 매료돼 9세 때 바이올린을 시작했다. 네덜란드 라디오 필하모닉에 바이올리니스트로 입단해 연주하면서 페르디난트 라이트너에게 지휘를 배웠다. 54년 네덜란드 라디오 필하모닉을 최초로 지휘한 뒤 55년에는 이 악단의 부지휘자가, 57년에는 다시 수석지휘자가 되며 승승장구했다.

오이겐 요훔과 더불어 수석지휘자로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를 이끈 하이팅크는 63년 이 악단의 음악감독이 되어 88년 리카르도 샤이에게 자리를 물려줄 때까지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를 발전시켰다.

그는 또 세계 유수의 오케스트라도 지휘했다. 영국에서는 런던 필하모닉 수석지휘자(1967~79년), 글라인드본 오페라 음악감독(78~88년), 코벤트가든 로열 오페라 음악감독(87~2002년)으로 일했다. 독일에서는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2002~2004년), 미국에서는 보스턴 심포니 수석 객원지휘자(1995~2004년), 시카고 심포니 수석지휘자(2006~2010년)를 맡았다.

하이팅크가 이렇게 화려한 경력을 쌓을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 그는 선배나 동시대 거장 지휘자들과 여러모로 달랐다. 겸손하면서도 자신감 있고, 수줍으면서도 말을 붙이기가 쉬운 사람이었다. 포디엄 위에서 하이팅크는 침착하고 예리해서 단원들과 즉시 소통할 수 있었다. 그는 허식과 과장된 표현을 싫어했다. 말을 최대한 아끼며 철저하지도 진을 빼지도 않는 리허설을 통해 주어진 시간 안에 최대의 효과를 거두었다. 전설적인 멩겔베르크나 반 베이눔을 보며 성장한 그는 지휘자를 신비한 마법사나 권위자로 여기지 않았다. 지휘자는 하나의 직업일 뿐이었다. “나는 어려움을 겪는 배우를 보러 극장에 가고 싶지 않다”는 하이팅크는 어려워 보이는 지휘가 아니라 청중이 음악을 이해하도록 풀어주는 지휘를 지향했다.

이번 이틀간 공연의 메인 레퍼토리는 베토벤 교향곡 7번과 브루크너 교향곡 9번. 40대 초반 베토벤의 발산하는 힘과 70세 만년 브루크너의 수렴하는 미완성 교향곡이란 대조적인 프로그램이 오케스트라 팬들을 사로잡을 것이다. 협연자는 현역 최고의 여성 피아니스트 중 하나로 손꼽히는 포르투갈 출신의 마리아 주앙 피르스. 17년 만에 내한하는 피르스는 이틀간 그녀의 장기인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17번 K453과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2번을 각각 선보인다.

하이팅크와 런던 심포니의 2월 중순 런던 바비컨센터 공연에는 평론가들의 격찬이 쏟아졌다. 아시안 투어와 동일한 프로그램이다. 가디언 지의 평론가 조지 홀은 베토벤 교향곡 7번에 대해 “네 개 악장을 통틀어 탁월한, 때로는 무시무시한 탄력을 유지시켰다”고 평했다. 더 텔레그래프의 음악평론가 아이반 히윗은 브루크너 교향곡 9번에 대해 “평생 들어본 브루크너 교향곡 9번 가운데에서도 가장 느리고 장중한 해석”이라며 “런던 심포니의 스태미나가 대단했다”고 덧붙였다.

지휘자, 협연자, 프로그램 모두 관심이 가는 이런 연주회는 흔치 않다. 많은 전문가들의 예측대로 2013년 최고의 공연이 될 수 있을까. 긴 겨울 끝에 새봄을 앞두고 예술의전당에 모인 음악 애호가들의 마음은 그 어느 때보다 설렐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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